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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대형 증권사로 번지는 라임 사태 ‘커넥션’

SBS Biz 조슬기
입력2020.01.14 17:56
수정2020.01.1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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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의 불똥이 대형 증권사로 옮겨붙고 있습니다. 운용사와 판매사 간 책임 공방이 거센 가운데, 환매 중단의 직접적인 단초가 된 부실한 운영 실태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데요. 문제의 펀드 운용 과정에 대형 증권사도 연루됐을 의혹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에 증권사들도 관여가 됐다는데, 새롭게 발견된 게 있나요?

네, 현재 환매가 중단된 3개의 모(母) 펀드는 다수의 자(子) 펀드들을 통해 투자받은 자금으로 집중적으로 운용돼 왔습니다.

그런데 라임이 모 펀드에서  코스닥 부실기업의 전환사채, 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 BW 등에 주로 투자해왔던 게 파악됐는데요.

라임 측은 이 CB·BW를 통해 최근 4년간 코스닥 상장사 40곳에 1조2000억원 가량 투자했습니다.

특정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취득하면 의무적으로 이를 밝혀야 하는 지분 대량보유 공시 의무 규정에 따라 취득한 지분을 취합한 건데요.  

문제는 현금화나 유동화가 어려운 이런 고수익 사모채권 지분 취득 공시에 KB증권의 이름이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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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라임의 관련 지분 공시에 왜 KB증권의 이름이 함께 등장한 거죠?

라임은 고객들의 투자금 외에도 증권사 자금을 총수익스와프, TRS 계약을 통해 끌어다 썼는데요.

TRS는 투자 자산을 담보로 증권사가 돈을 대출해주는 계약으로 주식담보대출과 비슷합니다.

라임은 이 TRS 계약을 통해서 코스닥 사모채권에 고객 투자금과 증권사 자금을 집중 투자했는데요.

현재 환매가 중단된 모 펀드 중 하나인 테티스 펀드가 바로 코스닥 기업의 CB·BW에 투자해왔던 펀드입니다.

다시 말해, 라임 측이 밝힌 지분취득 공시에 KB증권의 이름이 나온 것은 TRS 계약을 통해 신용공여한 자금 제공자로서 공시할 의무가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현재 라임과 KB증권이 맺은 TRS 계약 규모가 정확히 얼마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금감원이 재작년 5월 증권사 TRS 거래 실태조사를 벌인 적이 있는데요. 당시 KB증권에서 시중 증권사 중 규정을 어긴 TRS 거래가 가장 발견됐습니다.

KB증권은 이 부분에 대해 다른 투자금융(IB) 관련 TRS 거래라며, 라임과 맺은 TRS 거래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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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라고 항변하는 신한금융투자도 이번 라임사태의 중심이 되고 있는데요. 금융당국이 라인운용이 부실펀드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신한금융투자가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면서요?

신한금투는 현재 환매가 중단된 모 펀드 중 하나인 무역금융펀드와 연관돼 있습니다.

라임과 신한금투가 TRS 계약을 체결하고 무역금융펀드 상품 기획과 상품 판매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전체 6000억 원 중 3500억 원이 신한금투와 맺은 TRS를 통해 공급됐습니다.

그래서 신한금투와 라임이 사전에 공모했다고 금감원은 보고 있는데요.

특히 이 펀드의 주요 투자처인 미국 헤지펀드 운용사가 작년 말 다단계 금융사기 혐의로 제재 사실도 확인되면서 검찰 수사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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