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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GDP 대비 기업부채 증가속도 전 세계 43개국 중 3위

SBS Biz 정윤형
입력2019.12.29 09:55
수정2019.12.29 11:29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증가 속도가 전 세계 주요 43개국 가운데 세 번째로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간투자 부진을 고려하면 늘어난 빚은 미래를 위한 투자보다는 당장 살아남기 위한 운영자금을 메우는 데 쓰인 것으로 보입니다.

29일 국제결제은행(BIS) 통계를 보면 올해 2분기 말 한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99.3%로 전분기 대비 2.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상승폭은 43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3위였습니다.

1위는 싱가포르로 116.6%에서 119.5%로 2.9%포인트 뛰었고, 칠레(99.1%→101.3%)가 2.2%포인트 오르며 2위였습니다.

2분기 말 일본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01.6%로 전분기 대비 0.2%포인트 올랐고 미국은 75.0%로 비율이 0.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기업부채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은 155.5%에서 154.5%로 1.0% 하락했습니다.

다만 GDP 대비 기업부채의 절대 수준을 놓고 보면 한국이 프랑스, 스위스, 일본 등 선진국보다 낮고 중국과 칠레를 비롯한 일부 개도국도 밑돕니다. 수준 자체는 높지 않으나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올해 설비투자가 마이너스(-)인 만큼 빠르게 늘어난 기업 빚은 투자보다는 인건비와 재료비 등 기업 운전자금 위주로 쓰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은 산업별 대출금 통계를 보면 운전자금 대출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작년 2분기 4.0%에서 올해 2분기 7.4%로 올랐습니다. 반대로 설비투자와 관련이 깊은 시설자금 대출 증가율은 10.3%에서 7.5%로 낮아졌습니다.

3분기 들어서는 운전자금 대출 증가율이 7.3%로 횡보했지만 시설자금은 6.5%까지 낮아지며, 운전자금 대출 증가세가 시설자금을 앞서게 됐습니다. 금융위기나 2012년 유럽 재정위기 때도 시설자금 대출 증가율이 운전자금 증가세보다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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