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네시스 G90' 묵직한 정숙감과 존재감
SBS Biz 황인표
입력2019.12.24 17:56
수정2019.12.24 17:56
일단 큰 차체에 놀란다. 길이만 5.2m나 된다.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보다 20cm 더 길다. “주차는 손쉬울까”, “뒤뚱거리진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시동을 켜고 일단 자유로에 진입했다. 5000cc의 넉넉한 힘이 차제를 부드럽게 밀어줬다. 핸들링도 묵직하다. 쉽게 차선을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 자유로의 울퉁불퉁한 노면을 잘 누르면서 차가 달렸다. 굳이 힘을 짜내지 않아도 부드럽고 정숙하게 움직인다. 고급세단에 어울리는 승차감이다.
참고로 이 차의 차음이 얼마나 잘 돼 있는지 알고 싶으면 달리는 도중에 창문을 열어보면 된다. 두꺼워보이지 않는 유리가 소음을 막아냈고 휠까지 공명음을 저감하는 기술이 적용됐다고 한다. 제네시스 브랜드, 아니 현대차도 이런 차를 만들 수 있었다.
한적한 도로에서 액셀에 힘을 주자 속도계가 크게 움직인다. 신경쓰지 않으면 제한 속도를 크게 넘길 정도로 힘이 넘쳐난다. 속도가 계속 오르긴 하는데 차가 워낙 조용해 체감하기 어렵다. 힘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공도에서는 테스트하기 어려울 정도다. 참고로 5000cc 모델은 425 마력, 53 토크까지 힘을 낸다.
어울리진 않지만 스포츠 모드도 있다. 시트가 운전자 옆구리를 꽉 잡아주고 RPM(분당회전수)가 확 올라간다. 당연히 반응속도도 빠르다. 다만 G70이나 BMW3처럼 도로를 움켜지며 달리진 않는다. 차체가 크다보니 그렇게 못 느낄 수도 있다. 배기음은 인위적인 소리와 섞였는데 꽤 고막을 자극한다.
자울주행 시스템도 수준급이다. 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국도의 속도제한 구간에서도 알아서 속도를 줄여준다. 꽤 높은 속도에서도 차선 중앙을 잘 유지하며 잘 달렸다. 가다서다 하는 도로에서는 손가락만 까닥하면 알아서 잘 움직여준다. 하지만 현대차 브랜드의 다른 차처럼 여전히 앞차와의 거리를 상당히 떼어놓다보니 신호가 바뀌면 택시 등이 곧바로 그 사이를 끼어든다. 2015년 EQ900 출시 때 만난 현대차 연구원은 이런 불만에 대해 "안전을 생각해 그 정도 공간은 떼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차를 잠시 멈추고 앞모습을 살펴봤다. 방패 그릴과 영롱한 빛깔, 길게 수평으로 이어진 주간주행등이 이 차의 존재감을 말해준다. 전면 그릴에서 시작해 후드를 거쳐 후면까지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도 안정적이고 묵직한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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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 김에 뒷좌석에 앉아 조수석을 앞으로 쫙 밀어내고 앉아봤다. 광활한 레그룸이 반긴다. 사장님이 된 것 같다. 다리를 아무리 꼬아도 불편함이 없다.
아쉬운 점도 꼽아보자. 고급차 시트에 들어가 있는 마사지 기능이 없다. 차체가 크니 차를 공중에서 보는 듯한 ‘어라운드 뷰’도 갖췄는데 가장자리 네 곳엔 왜곡이 발생했다. 옛 모델인 EQ900에선 ‘어라운드 뷰’가 쨍했는데 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
휴대폰이 무선 충전 중임을 알리는 표시등이 있는데 운전석에서 볼 때 기어봉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이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
가격은 약 1억2천만원. 대신 3.3, 3.8 모델은 7000~8000만원에 살 수 있다.
이 차 오너라면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연비는 자유로 주행 중 리터당 11km/ℓ, 기타 국도에선 한 자리로 떨어졌다. 공인연비는 7.3km/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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