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정용진의 고백 “대형마트는 끝났다”] 1. 정용진 ‘이마트’, 수술대에 오르다

SBS Biz 정지환
입력2019.10.26 09:03
수정2019.10.26 09:30

■ 취재파일

▶[신현상 / 앵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 수장을 외부에서 수혈했습니다.

이마트 창립 26년 만에 대표를 외부 인사로 앉힌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국내 유통업계 공룡인 이마트가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그것도 CEO 영입이라는 극약처방을 한 배경은 뭔지 기자들과 얘길 나눠보겠습니다.

▶[신현상 / 앵커]
강산 기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마트가 창립 이후 처음으로 최고경영자 자리에 외부 인사를 영입했습니다?

▷[강산 / 기자] 
네, 이마트는 설립과 성장을 이끌었던 1세대, 이갑수 대표 대신 사상 처음으로 외부 인사인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소비재·유통 부문 파트너를 새 수장으로 영입했습니다.

신세계 그룹 전체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이마트의 매출은 2017년 정점을 찍은 이래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에 밀려 내리막길을 걸었는데요.

급기야, 지난 2분기에 사상 첫 적자를 내자 생존을 위한 특단의 조치로 수장 교체 카드를 빼든 겁니다.
           
▶[신현상 / 앵커]
그렇군요.

새로운 CEO로 임명된 강희석 대표, 어떤 인물인가요?

▷[정지환 / 기자]
강희석 신임 대표는 1993년 행정고시로 농림수산부를 거친 관료 출신인데요.

2005년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업체인 베인앤컴퍼니로 자리를 옮겨 소비자·유통 부문 컨설턴트 업무를 해왔습니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는 이마트 컨설팅 자문을 해왔는데요.

정용진 부회장이 주도한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와 온라인 쇼핑몰 ‘쓱닷컴 등 신사업을 자문하면서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엇보다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이마트의 미래 전략 수립에 적합한 글로벌 유통 전문가라는 점이 발탁 배경이란 평갑니다.
             
▶[신현상 / 앵커]
알겠습니다.

그동안 이마트 CEO는 내부에서 발탁하는 것이 관행 이었다면서요?

▷[강산 / 기자]
맞습니다.

그동안 이마트 수장은 신세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 맡아 왔는데요.

지난 6년간 이마트를 이끌었던 이갑수 전 대표도 신세계맨으로 정용진 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웠습니다.

하지만, 사상 첫 적자로 최대의 위기를 맞으면서 이번 인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정 부회장이 외부 피 수혈을 선택했다는 겁니다.

이마트 측이 "젊고 실력 있는 인재를 기용했고, 성과주의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듯이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세대교체와 성과주의인데요.

신임 강희석 대표도 50대 초반이고 이갑수 전 대표를 비롯해 1세대 임원들이 대거 퇴진하면서 임원들의 평균 나이도 5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젊어졌습니다.

한층, 젊어진 조직으로 성과를 내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이죠.
          
▶[신현상 / 앵커]
그렇군요.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빨리 인사를 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에요?

▷[정지환 / 기자]
맞습니다. 매년, 신세계그룹의 정기 인사는 12월 초에 이뤄졌는데요.

하지만, 올해 이마트의 인사는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긴 10월 21일에 발표를 했습니다.

때 이른 인사는 내년도 사업 계획을 서둘러 짜기 위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쿠팡, 마켓컬리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공세 속에서 실적 부진을 만회하려면 인적 쇄신이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신세계그룹 다른 부문의 정기인사는 예정대로 12월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신현상 / 앵커]
알겠습니다.

CEO 교체와 함께 조직 개편도 이뤄졌는데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강산 / 기자]
온라인 유통채널에 맞서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마트는 “조직 내 강력한 변화와 혁신이 추진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는데요. 

전문성과 핵심 경쟁력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기존 상품본부를 신선과 가공 제품이 포함된 식품부서와 비식품 제품 담당 부서로 나누고, 특히 신선식품 부서를 확대했고요

판매부서 4개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신현상 / 앵커]
알겠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깜짝 인사가 이번 한번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이런 평가도 나옵니다?

▷[정지환 / 기자]
네, 업계에선 이마트 부문 인사에서 보여준 변화와 혁신이라는 기조가 신세계 그룹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신세계 측이 성과주의와 능력주의 인사를 강화했다고 밝히면서, 다른 부문에서도 파격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마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업 전반에 위기감이 가득하기 때문에 다른 계열사에서도 실적이 부진하다면 이번 인사 같은 실험이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신현상 / 앵커]
내부 발탁이 아닌 외부 인사 영입으로 조직도 어수선할 것 같은데요.

내부 분위기는 어떻던가요?

▷[강산 / 기자]
신세계 그룹 내부적으로는 정 부회장이 그리는 이마트의 변화 방향과 강 대표의 능력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깁니다.
               
[정상환 / 신세계그룹 홍보팀 과장 : 이번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서 조직 내 강력한 변화와 혁신이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당장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이마트 관계자 : 인사로 막 저희가 왈가왈부하는 분위기도 아니고, 저희도 좀 기다리고 있어서, 어떻게 되는 건지….]

한편에서는 이번 인사를 신호탄으로 외부 인사 영입이 활기를 뛸 것으로 보여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얘기도 들리는데요.   
                        
이번 인사에 대한 전문가의 평가를 들어 보시죠.

[김재욱 / 고려대 경영대학장 (한국유통학회 고문) : (신세계) 내부적으로는 이번 판단이 그런 새로운 체질과 사고방식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 라고 판단하신 것 같고요. (강희석 대표가) 오랫동안 컨설팅을 하시면서 아마 그냥 전략적인 레벨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는 실무적인 부분에 대한 중요도도 다 인지를 하고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신현상 / 앵커]
그렇군요.

그리고 이번 인사에 오프라인 유통의 장점 극대화라는 메시지를 담았다는 평가인데요.

왜 오프라인일까요?

요즘은 온라인이 대세 아닌가요?

▷[강산 / 기자]
고객들을 전자상거래 업체에 뺏긴 대형마트들의 생존전략은 유통채널을 통합한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계한 동반성장입니다.  
   
이마트도 지난 3월, 신세계와 유통 채널을 하나로 통합한 온라인 쇼핑몰, ‘쓱닷컴’을 출범했는데요.
          
매장 리뉴얼과 함께 보고 즐기는 체험형 오프라인 전문 매장으로 고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좋은 예가 2015년, 첫 선을 보인 전자 제품 체험 전문 매장, 일렉트로 마트인데요.

고객 절반 이상이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2030세대로 올해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정지환다른기사
현대제철, 실적 악화에 노조 파업까지…사태 장기화 전망
이동통신과 플랫폼 만남…‘SKT-카카오’ 시너지 효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