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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출국수속’ 교통약자 통로, 이용객 대부분은 일반인

SBS Biz 김정연
입력2019.09.11 19:34
수정2019.09.11 19:38

[앵커]

추석 연휴 맞아서 해외 여행 떠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당연히 공항이 붐비면서 출국 수속 시간도 길어질 텐데요.

노약자와 장애인, 임신부 등은 기다림이 더 힘들 수밖에 없는데, 다행히 이들 '교통약자'들을 위한 전용통로가 있어 빠른 수속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전용통로가 허술한 관리 때문에 꼼수에 버젓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김정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국제공항에 있는 교통약자 전용 통로입니다.

통과를 위해 제출해야 하는 우대 카드를 들고 줄을 서 있는 여행객에게 물었습니다.

[일반인 : (교통약자우대카드 어디서 받아요?) 탑승 수속할 때 짐 부치는 곳에 있어요. (달라고 하면 주나요?) 저희는 늦어 가지고 준 거예요.]

일반인인데 아무 거리낌 없이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교통약자 통로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만 70세 이상 노인, 임신부 등만 이용이 가능합니다.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에서 '약자'임을 확인받은 뒤 우대카드를 받아야 통과가 가능합니다.

교통약자만 받을 수 있는 이 이용권을 일반인들이 어떻게 구할 수 있는 건지 이용권을 실제로 이용해 본 사람들에게 물어봤습니다.

A씨는 지난달 여행사 패키지 상품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는데, 당시 여행사 직원이 단체로 우대카드를 나눠줬다고 밝혔습니다.

별도의 확인 없이 카드만 제출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공항에서 근무하는 항공사 직원 B씨는 지인들이 부탁하면 카드를 내준다며 오히려 몇 장이 필요하냐고 물었습니다.

공항 측에도 물었더니 카드 관리는 항공사 직원들이 맡고 있어 확인이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발급 따로, 관리 따로.

틈새를 노린 여행사와 항공사, 그리고 멀쩡한 일반인 얌체족 때문에 정작 '우대'가 필요한 진짜 교통약자들은 그들과 섞여 불필요한 줄을 서고 있습니다.

[임영자 / 교통약자 : 다리가 아프고 허리가 아파가지고 힘들죠. 노인들은 얼른 빨리 들어가서 자리에 앉아야지.]

인천국제공항공사 여객서비스본부는 뒤늦게 "교통약자우대카드와 우대출구가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점검과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SBSCNBC 김정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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