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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돈 풀어도 마이너스 물가…“사실상 디플레이션”

SBS Biz 김정연
입력2019.09.04 09:00
수정2019.09.04 09:00

■ 경제와이드 모닝벨 

[앵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초유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김정연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올 들어 0%대를 기록하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급기야 0%가 됐다고요?

[기자]

네, 구체적으로는 이미 마이너스대로 진입했다고 말씀드려야 맞을 텐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로, 지난해보다 0.04% 하락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공식 통계는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잡기 때문에 0%로 기록하는데, 물가상승률이 0%를 기록한 것은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입니다.

특히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개월 연속 0%대 이하를 기록했는데요.

이 기간 또한 2015년 이후 가장 깁니다.

[앵커]

수출 부진에 소비 침체까지 겹치면서 경기부진은 계속되고 있죠?

[기자]

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분기 GDP는 전 분기 대비 1% 성장했습니다.

지난 7월 발표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더 낮아진 건데요.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충격에선 벗어나긴 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민간소비가 아닌 정부소비로 끌어올린 성장률이기 때문에 경기회복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올해 예산의 65% 이상을 상반기에 집행한 덕에 1분기 0.4%에 그쳤던 정부 소비 증가율은 2.2%로 커졌습니다.

하지만 민간 소비는 여전히 1분기보다 0.7%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올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0.6~0.7% 정도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올 성장률 목표 2.2%는 물론이고 2%대 달성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앵커]

저성장 속에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이 겹치는데,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군요?

[기자]

적정수준의 물가상승률은 경제의 윤활유가 됩니다.

기업 수익 개선과 근로자 소득이 오르고, 소비와 투자가 활성화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지속적으로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상황이 되면 기업 수익 악화와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됩니다.

정부는 일단 "현재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니다"라는 입장입니다.

전체 품목 물가가 하락했다기보다 농·축·수산물 등 일부 품목 물가가 내려가 전체 소비자물가를 끌어내렸다는 건데요.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무상급식이나 무상교복 등의 정책에 따른 공공서비스의 물가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입니다.

한국은행도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공급 측면의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물가가 빠르게 반등해 내년에 1%대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부는 일단 재정을 최대한 투입해 물가를 끌어 올리고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침입니다.

[앵커]

그럼에도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적지 않다고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사실상 디플레이션에 가깝다고 보고 있습니다.

'GDP 디플레이터' 하락이 전문가들이 드는 대표적인 근거인데요.

이 지표는 명목 GDP와 실질 GDP의 차이로 국민 경제 전반의 물가 수준을 뜻하는데 전년 동기 대비 0.7% 하락했습니다.

2006년 1분기 이후 13년 3개월 만에 최저인데요.

특히 GDP 디플레이터는 3분기 연속 하락 상태로 이는 20년 전 외환위기 이후 최장 기록입니다.

총체적인 위기상황에서 본격적인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규제개혁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김정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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