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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리포트] 상사 없는 ‘무두절’…공무원은 “이제 그만”

SBS Biz 이광호
입력2019.09.02 19:51
수정2019.09.03 00:55

몇 년 전부터 직장인들 사이에서 꾸준히 유행하고 있는 말이 하나 있죠.

두목이 없는 날, 그러니까 상사가 휴가나 출장을 가고 없는 날을 뜻하는 '무두절'입니다.

눈치 볼 상사가 없으니, SNS에는 무두절을 자축하는 직장인들의 모습도 많습니다.

여기에 일부 기업들은 아예 무두절을 공식 운영하기도 합니다.

한 대기업은 한 달에 하루 임원과 팀장급에게 동시에 휴가를 주고 있고, 몇 년 전부터 전국 지사장 100명 이상이 한꺼번에 1주일씩 휴가를 떠나는 기업도 있습니다.

이같은 방식은 팀원들에겐 스트레스 해소와 주도적인 업무 기회를 제공하고, 반대로 팀장에게도 휴식의 기회가 되고 있다는 게 기업들 설명입니다.

하지만, 상사가 없는 게 마냥 좋기만 할까요?

가끔이야 앞서 보신 것처럼 긍정적 요소가 많겠습니다만, 상사가 지나치게 자주 자리를 비운다면, 상시 무두절 상태라면 어떨까요?

회사가 아니어서 딱 맞게 비유가 되진 않습니다만, 몇 년째 비슷한 상황인 곳이 있습니다.

세종시의 중앙부처 공무원들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세종시 공무원 10명 중 4명은 상사가 월 7회 이상, 그러니까 주 2회 가까이 출장으로 자리를 비웠습니다.

마냥 좋았을까요?

응답자 60%는 상사의 공석으로 업무 지연이 발생한다고 답했고, 출장을 줄이기 위해 '국회 세종의사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응답은 85.8%로 압도적이었습니다.

상사로 인한 스트레스, 모든 직장인들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중 하나일 겁니다.

하지만 상사가 없어서 좋은 것도 가끔이어야 좋은 것 아닌가, 적당할 때, 필요할 때는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리포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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