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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리포트] “우리 경제를 가마우지에서 펠리컨으로”…무슨 뜻일까?

SBS Biz 이광호
입력2019.08.06 19:36
수정2019.08.06 20:39

어제(5일) 정부의 탈일본, 경쟁력 강화 방안이 발표되는 자리에서 뜬금없이 새 이름들이 등장했죠.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가마우지' 경제를 탈출해 '펠리컨'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왜 우리 경제를 새들에 비유했을까요?

우선 가마우지는 물 위에 떠있다가 빠르게 잠수해서 물고기를 잡아먹는 새인데요.

이같은 사냥 습성 때문에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는 어부들이 물고기를 잡는 데 이 새를 활용합니다.

목에 줄을 묶고 물고기를 사냥하게 한 뒤, 삼키기 직전 목을 졸라, 잡은 물고기를 뱉어내게 하는, 조금은 잔인한 방식이죠.



성윤모 장관이 말한 '가마우지 경제'란 우리나라가 가마우지이고 일본이 어부라는 뜻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결국 소재산업의 목줄을 쥔 일본이 그 과실을 얻게 된다는 겁니다.

이 표현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지난 1988년 '한국의 붕괴'라는 제목의 바로 이 책을 쓴, 일본 경제평론가 고무로 나오키입니다.

30년 전에 사용된 이 조롱 섞인 표현이 이번 일본 수출규제로 다시 확인된 셈이죠.

그럼 성윤모 장관이 우리 경제를 펠리컨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선언한 배경은 뭘까요?

펠리컨은 큰 부리 안에 먹이를 저장했다 자식들을 먹이는 새입니다.

성 장관은 "삼키지 못해 남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부리' 안에서 우리 것을 다시 한번 더 크게 만들겠다는 의미로 비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이 '가마우지 경제'는 30년 전 잊혀졌던 이야기를 정부가 뜬금없이 꺼내든 게 아니고, 관련 업계에서는 매년 위기를 얘기할 때 함께 등장했던 표현입니다.

이번 위기가 역설적으로 우리 경제에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크고 튼튼한 부리를 가진 '펠리컨'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리포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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