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이슈진단] 美 기준금리 인하로 ‘유동성 잔치’ 오나

SBS Biz
입력2019.08.01 10:35
수정2019.08.01 14:46

■ 경제와이드 이슈& '이슈진단' -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미 연준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내렸습니다. 시장의 예상대로 0.25%p를 인하했는데, 연준은 미국 경기가 지금은 좋지만 글로벌 경기둔화에 미리 대비하기 위한 보험성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이쯤에서 생각나는 것이 지난달에 있었던 한은의 금리인하 조치인데요. 같은 금리인하에도 미국과 한국의 이유가 다릅니다. 이 부분을 좀 짚어보겠습니다. 



Q. 유독 우리가 이번 7월 FOMC 회의를 주목했었어요. 그 이유 좀 설명해주세요. 

첫째는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렸습니다. 전제는 미국이었습니다. 곧 내릴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기대했습니다.

둘째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가 안 좋았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세계 경제가 좋아지지 않겠냐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셋째는 한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0.5% 정도 내리기를 기대했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기대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한국 경제가 충격을 받았고 한국은행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해졌습니다.



Q. 결과로 보면 양적긴축이 조기 종료되면서 트럼프의 압박이 아예 안 먹혔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지만 사실 2분기 GDP 성장률도 그렇고 '공격적인 금리인하 불필요하다' 여겨지는 분위기였잖아요?

10명의 FOMC 위원 중 2명이 강력히 금리 인하를 반대했습니다. 두 명이나 반대했다는 것은 금리를 내리면 안 된다, 현상 유지를 해야한다는 여론이 강하다는 뜻입니다. 0.25% 인하 발표 후, 내릴 필요가 없었다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Q. 사실 시장의 관심은 미국이 9월에 추가 금리인하를 할 수 있을까 여부였는데요. 지속적 금리인하는 어려워진 것 같죠? 

연준 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 떨어졌습니다. 

"왜 금리를 내렸냐?"라는 질문에 "미국 경제는 나쁘지 않다. 세계 무역 경제가 침체 등 보험성 금리 인하다."라고 답했습니다. FOMC가 추가로 금리 인하를 계속 내리겠다는 기대가 싹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덕분에 증시도 크게 빠졌고요.

Q. 미국이 금리를 내림으로써 유동성 잔치 시대 다시 열릴까요? 간밤에는 파월 발언 실망감으로 뉴욕증시 하락하긴 했습니다만, 어떻게 전망하세요? 

유동성 말하는 분들은 그동안 FOMC의 행동을 제대로 읽지 않은 것입니다.

2018년 이후 2년간 FOMC의 정책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금리를 계속 올렸고요, 하나는 회수했습니다. 이를 밸런스 시트라 부릅니다. 밸런스 시트를 축소하며 시장의 유동성을 많이 줄여왔습니다. 물론 9월에 줄이기로 한 것을 2달 전에 더 줄이지 않기로 했지만 이미 유동성은 많이 죽었습니다.

사실 어제 시장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달러 강세였습니다. 미국 금리가 내려가면 달러가 약세여야 한데 굉장히 강했습니다. 그러니 또 트럼프 정부는 고민이 된 겁니다. 약세가 돼 수출이 잘 되기를 빌었는데 환율은 어쩔 건지 새로운 문제가 생겼습니다.

Q. 2일이죠. 내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할 가능성이 지금으로선 커 보입니다. 경제학자로서 보시기에 지금 일본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또 우린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보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본이 원하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일본이 원하는 것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해를 주려는 것은 아닙니다.

화이트리스트에서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실행되기까지는 절차와 시간이 모두 필요합니다. 즉, 일본 총리가 일왕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각의에서 결정 이후 절차가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협상의 여지를 남겨둘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가 해결해줄 부분이 있다면 실행 전까지 사실상 무효가 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우리와 일본 정부가 담판으로 해결할 문제입니다. 외부적 문제로 해결될 사항은 아닙니다.

Q. 지금 일본에 우리 시선이 쏠렸지만 미중 무역분쟁도 우리 경제에 큰 악재 아니겠습니까? 사실 이번 고위급 무역협상에 거는 기대가 높진 않았어요. 그래설까요?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거든요? 미 월스트리트저널에선 중국의 '기다리기' 새 전략이 요인이다 이런 분석을 내놓기도 했는데 미중 협상,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죠?

솔직히 기대가 많았죠. 미중 갈등은 지리하게 오르락 내리락할 것입니다. 회복을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Q.  교수님께선 저희 방송에서 "금리인하 효과 없다" 몇 번이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고 이런 경제 상황에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습니까? 추가 금리인하가 나온다면 부작용 클까요?

금리 인하 효과는 없습니다. 부작용이 더 큽니다. 예금이자로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사람들의 소득은 줄게 됩니다. 예금 금리가 지난해보다 0.5%가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0.5% 더 낮습니다. 이런 적이 없었습니다. 미국의 연준 이하가 한국이 추가로 더 내리기는 힘든데요. 실물 경제가 파탄 나지 않는 이상은 어렵습니다.

Q. 통상 악재부터 모든 경제 지표가 안 좋습니다. 위기의 한국 경제, 살릴 해법 제시 부탁드립니다.

해법 많습니다. 재정 정책도 있고요. 하지만 돈을 빌려야 하니 어렵습니다.

규제 완화인데요. 당분간 기업이 하기 좋도록 기업인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경제를 살리려면 재정이나 금리 정책 말고도 방법은 있습니다.

정부에서 계속 추경 얘기를 꺼내는 거 보면 실제로 경제가 어렵다고 체감을 못 하는 겁니다. 역대 정부에서 GDP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는 분도 계시고, 자영업자가 망한다는데 최근 가장 잘 되는 긍정적인 보도가 나오는 것 보면 현 정부는 경제가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 게 분명합니다.

거시적인 경제 원론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증명됐습니다.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기업이 걱정 없이 기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이미 효과가 없다고 검증된 방법만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다른기사
[센터장에게 듣는다] 키움 김지산 “하반기 박스권 예상…개인, 현금 보유 필요”
[PD가 만난 사람] 코로나가 바꾼 소비행태…자전거 매출↑, 안과·성형외과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