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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내일 정의용·강경화·정경두 면담…한일갈등 ‘중재’ 모색(종합3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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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9.07.23 21:31
수정2019.07.23 21:36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23일 한국을 방문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볼턴 보좌관은 이날 오후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했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처음으로 단독 방한한 볼턴 보좌관은 이날 주한 미국 대사관 관계자들을 만나는 일정 외에 다른 일정은 소화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 보좌관은 입국 후 숙소인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에 들어가 나오지 않았고, 앨리슨 후커 백악관 NSC 한반도 보좌관 등 미측 관계자만이 간혹 드나드는 모습이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오후에 호텔을 찾아 볼턴 보좌관과 함께 입국한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만나 한반도 정세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턴 보좌관은 방한 이틀째인 24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잇달아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한미동맹 강화방안 등 양국 간 주요 현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을 떠나 한국과 일본 방문길에 올랐다.

그의 한일 양국 방문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로 인한 양국 갈등이 악화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시기적으로 더욱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방한에 앞서 일본을 먼저 방문한 그는 전날 도쿄(東京) 외무성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을 만났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볼턴 보좌관과 고노 외무상이 징용 문제와 스마트폰·TV용 반도체·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에 사용되는 물질에 대한 일본의 한국 수출 제한 결정에 따른 한일 간 긴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볼턴 보좌관의 일본 방문에 이은 이번 방한에서는 한일 갈등사태의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볼턴 보좌관이 한반도 비핵화 및 한미동맹 강화 방안 논의 등을 주된 목적으로 방한하긴 하지만 한일 갈등이 증폭하는 상황에서 양국을 동시에 방문하는 만큼 그가 모종의 역할을 시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들과 만나 한일 문제와 관련해 "한국 대통령이 내가 관여할 수 있을지 물어왔다"며 "아마도 (한일 정상) 둘 다 원하면 나는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30일 한미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교적 노력의 하나로 '한일 갈등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볼턴 보좌관이 한일 갈등 해결과 관련한 메시지를 들고 방한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한다.

볼턴 보좌관의 이번 방한에서는 협정 연장 시한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문제가 논의될 수도 있다.

국방부는 애초 '협정 재연장' 가능성에 무게를 뒀으나 최근 일본이 한국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빌미로 수출규제 조치를 취하고 추가적인 보복성 조치까지 예고하자 청와대는 "모든 옵션을 검토한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미국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파기될 경우 한미일 안보 공조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와 더불어 호르무즈 해협의 민간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연합체 구성 문제가 논의될지도 관심사다.

미국 정부는 19일(현지시간) 한국 등 자국 주재 60여개국 외교단을 모아 호르무즈 해협 안보를 위한 브리핑을 열고 각국에 호위연합체 동참 요구를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한국의 호위연합체 동참 문제는 청와대와 외교부 차원에서 조율이 이뤄져야 할 사안이지만, 함정 파견 등 실무적 문제는 한미 국방 당국 간 논의해야 할 사항이어서 이 역시 볼턴 보좌관이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동참 문제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일 회동에서의 의제에 대해서는 내일 가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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