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한국경제 목줄 죄는 일본, 대응 전략은?] 3. 경제보복, 어떻게 맞서야 하나?

SBS Biz 손석우
입력2019.07.13 09:12
수정2019.07.17 14:51

■ 취재파일

▶[신현상 / 앵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맞서 우리 정부는 국제무역기구에  일본을 제소하는 등 국제 여론전에 나섰습니다.

소비자들은 일본산 불매운동으로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어려운 한국경제를 강타한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 방안은 뭔지 짚어보겠습니다.  

우리 정부가 일본을 세계무역기구에 제소를 하는 등 국제사회를 향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습니다?

▷[윤성훈 / 기자]
네, 우리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상품무역이사회에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긴급 의제로 올리면서 여론전에 돌입했습니다.

상품무역 이사회는 세계무역기구 제소에 앞서 부당성을 알리는 전초전의 성격을 뛰는데요.

이 자리에서 일본의 수출규제조치가 한 국가만을 대상으로 한 정치적 목적의 경제 보복으로 부적절” 하고  또, “전 세계 전자제품 시장에도 부정적인 파급 효과가 큰, 자유무역 가치를 훼손하는 조치”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우리 정부는미국의 중재를 끌어내기 위한작업에 나섰는데요.
                       
통상과 안보 전문가인 김현종 안보실 2차장을 미국으로 급파했습니다.

▶[신현상 / 앵커]
그렇군요.

그리고 일본이 수출 규제 이유로 내건 북한으로의 불화수소 불법 반출에 대해서도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을 하고 있죠?

▷[손석우 / 기자]
아베총리는 최근 일본 언론을 통해 강제 징용 대법원 판결로 국제법 위반한 한국 정부가 일본에서 수입한 에칭 가스를 북한으로 유출했다며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우리 정부는 즉각 반박 했습니다.

[ 성윤모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불화수소의 수입·가공·공급·수출 흐름 전반을 점검한 결과, 일본으로부터 수입된 불화수소가 북한을 포함한 UN 결의 제재 대상국으로 유출되었다는 어떠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

산업계에서도 일본 측의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라고 반박하고 있는데요.

에칭 가스, 불화수소는 중간업체를 통해 수입하고 정제를 거쳐 공정 과정에서 통관과 유통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고요.

무엇보다 불화수소의 특징이 대기 중에 노출되는 순간 독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화학무기 제조에도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일본 측이 경제보복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신현상 / 앵커]
지난 1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30대 그룹 총수들의 회동이 있었는데요.

문 대통령도 한층 강한 어조로 일본의 경제보복을 경고했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위기감이 그만큼 높아진 것 같아요?

▷[손석우 / 기자]
네, 그렇습니다.

문 대통령은 처음으로 이번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사태의 엄중함을 드러냈습니다.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자고도 언급했는데요.

이와 동시에 이번 사태를 대북제재제랑 연결하면서 정당성을 주장하는 아베 총리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도 보냈습니다. 

[ 문재인 / 대통령 : 일본 정부도 화답해주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

일단 일본의 강경 대응에 우리 정부도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힘든 상황에 대비를 해야 하는데요.

일본 경제 보복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 지원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일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수입 다변화 대책 등이 나왔지만 당장 발등의 불을 끌 비상대책은 없어 아쉽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신현상 / 앵커]
알겠습니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뿔난 소비자들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열기가 뜨거운데요.

어느 정도인지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일본의 경제보복이 당긴 일본제품 ‘불매운동’ 

중소 상인들도 안 판다! 선언

참여 열기 후~끈!

[ 홍춘호 / 한국마트협회 정책이사 : 지금 한 1천5백 개 정도가 동참을 하고 계시고요. 4천 개 회원사들 대부분 참여를 하실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

불매운동에 동참한 동네 마트

일본 맥주 등 12개 제품 ‘아웃!’ 

[ 단길수 / 마트 주인 : (일본이)억지를 쓰고 있잖아요. 저희의 항의의 뜻이죠. 소비자 분들 반응은 더 좋아요, 잘하고 있다. ]

온라인을 달군 일본제품 ‘불매운동’
 
일본여행 취소부터 불매 리스트까지~

아이디어도 톡톡!

불매운동을 바라보는 시민들 반응은?

[ 구순임 / 서울 역촌동 (70대) :그렇게(수출 규제)하면 안 되지, 사람들이 양심이 없지. 그쪽에서 그러는데 뭐 안 그래요? (일본제품)안 살래요. ]

[ 최규성 / 부천시 심곡동 (70대) : 정부도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것 같고, 10월에 (일본)놀러가기로 했는데 취소하려고 하고 국민들이라도 똘똘 뭉쳐서 대처할 수 있는 것은 해야죠. ]

[ 박상균 / 서울 공릉동 (40대) : (일본 언론에서) 우리나라에서 과거에 25년간 불매운동을 했는데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그런 이야기를 했더라고요. 근데 이번에는 좀 다르리라고 봅니다. ]

[ 박준영 / 서울 불광동 (20대) : 일본과의 관계가 더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저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

===================================

▶[신현상 / 앵커]
보신 것처럼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윤성훈 / 기자]
민간 차원의 불매운동은 긍정적이지만 일본의 경제 보복에 명분을 제공할 수 있고 특히 우리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는데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시죠.

[ 성태윤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현재 상황에서 민간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서로 간에 보복관계로 치닫게 되면 결국 한국과 일본기업 모두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고요. 특히 한국기업이 피해를 입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

[ 허윤 /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 일본산에 대한 불매운동이 들불 번지듯 번지면, 일본 정치인들이 준비했던 제2, 제3의 보복조치들을 쓸 수 있는 좋은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생각합니다.) ]


▶[신현상 / 앵커]
결국 감정이 아닌, 이성적이고 냉철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큰 만큼 하루빨리 끝나야 할 텐데요.

하지만 이 수출규제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은데 당장 우리 기업들 피해가 걱정입니다.

이번 사태를 수습할 해법은 없는 겁니까?

▷[손석우 / 기자]
한일 관계는 일제 침략 이라는 아픈 역사 위에서 풀어가야 하는 난제입니다.

하나의 해법으로 과거사 문제와 경제문제를 일괄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래서 위기관리를 해가며 투 트랙으로 대응해 가는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이번 사태에서 우리 정부가 전략적 실수를 한 것은 강제징용과 관련해 일본 정부의 단계별 대응조치에 소극적이었고 결국 경제 보복이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노림수가 무엇이든 간에 앞으로의 위기 상황을 풀려면 외교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 허윤 /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지금까지 과거사 문제를 포함해서,  (일본이) 한국에 대해서 신뢰가 깨졌다고 생각하는 그 부분에 대해서 서로 입장 차이를 확인하고, 입장을 좁힐 수 있는 그런 유연한 자세로 외교적인 스탠스(입장)를 한번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생각합니다.) ]

▶[신현상 / 앵커]
'가깝고도 먼 나라' ,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나라'

또 한번 느끼게 된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이미지입니다.

얼마 전 G20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과 공정무역’을 강조해 놓고선 뒤돌아서서 경제보복을 자행했습니다.

겉으론 안보를 핑계 삼았지만 속내는 정치적 불만입니다.

현대사회에서 국가간 정치적 이슈를 경제로 옮겨가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입니다.

우리나라에 대한 무역 흑자가 크기 때문에 일본 역시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한일 양국 모두에게 치명상인 겁니다. 

"나는 진정으로 일본이 망하기를 원치 않고 좋은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이웃인 대한을 유린하는 것은 결코 일본의 이익이 아니 될 것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남긴 이 말의 의미를 일본이 곱씹어보기를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손석우다른기사
[증시전략] 베이지북 "美 경제 성장 둔화 가능…인플레 여전"
[오늘의 날씨] 맑고 쾌청한 가을 날씨…'15도 내외' 큰 일교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