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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왜 공공의 적이 됐나?] 1. 쿠팡 ‘갑질’ 논란, 왜?

SBS Biz 엄하은
입력2019.07.06 09:04
수정2019.07.06 09:11

■ 취재파일

▶[신현상 / 앵커]


매출 기준으로 전자 상거래 업계 1위인 쿠팡이 갑질 논란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릴 정도로 폭풍 성장한 쿠팡이 왜 갑질 논란에 휩싸였는지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김성훈 기자, 먼저 전자상거래, e커머스, 소셜커머스 헷갈리는데요.

용어 정리부터 간략히 하고 넘어갈까요?



▷[김성훈 / 기자]
네, 영어로 electronic commerce, 약자로 e커머스인 전자상거래는 인터넷이나 개인용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파는 건데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바일 쇼핑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SNS와 함께 등장한 전자상거래가 바로 소셜커머스인데요.

SNS를 활용해서 구매자들을 모은 뒤 파격적인 할인가격으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판매방식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공동구매로 가격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죠.

▶[신현상 / 앵커]
알겠습니다.

요즘 전자상거래 업계는 쿠팡과 반 쿠팡으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쿠팡의 성장세가 무서운데요.

폭풍성장 비결이 뭡니까?

▷[김성훈 / 기자]
2010년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소셜커머스 업체로 출발했는데요.

2014년 전자상거래 업계 최초로 주문하면 24시간 안에 상품을 배송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빠른 배송을 위해 전국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직매입과 직배송 방식을 선택했는데요.

가격이나 상품을 중시하던 시장에서 빠른 배송이란 새로운 접근법으로 시장 선도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뒤이어 자정에 주문해도 새벽에 배송하는 서비스 출시 등으로 시장 선도자의 입지를 굳히면서 매출 기준, 업계 1위로 폭풍성장을 했습니다.

모바일 앱으로 쿠팡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매달 11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유통업계 최고의 경쟁 대상자, 위협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현상 / 앵커]
이렇게 위협적인 존재여서 그런지 견제도 심한 것 같습니다.

최근 쿠팡이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공정위에 제소를 당했는데요.

쿠팡과 같은 업종인 위메프도 제소했다면서요?

▷[김성훈 /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4월, 위메프는 고객이 쿠팡보다 비싼 가격에 물건을 사면 차액의 두 배를 보상해주는 ‘생필품 최저가 판매 행사’를 진행했는데요.

쿠팡이 똑같이 가격을 최저가로 내리자 납품 업체들이 위메프에 상품 공급을 중단하고 판촉 지원을 거절했다고 합니다.

위메프는 쿠팡이 납품 업체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의심하고 있는데요.
       
위메프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위메프 관계자 : 쿠팡이 저희보다 아무래도 거래액이 큰 회사다 보니까 쿠팡이랑 거래는 끊을 수 없고 (납품업체가) 저희 사이트에서 제품을 내려 버리는 사례가 있었어요. 저희 최저가에 대응해서 쿠팡이 가격을 낮추면서 파트너사에 (손실)전가를 시켰다고 저희는 정황 증거를 공정위에 드렸고요.]

위메프는 공정위에 쿠팡이 시장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서 최저가 행사를 방해하고 납품업체에게 상품 할인 비용을 전가하는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다고 고발을 한 겁니다.  

▶[신현상 / 앵커]
그렇군요.

위메프의 이런 주장에 대해 쿠팡의 입장은 뭡니까?

▷[김성훈 / 기자]
쿠팡은 먼저 납품업체들과 가격협상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었다는 입장인데요.

소비자들에게 최저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가격 협상에서 자신들이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었다고도 했고요.

오히려 위메프가 ‘쿠팡보다 비싼 가격에 사면 보상해준다’며 쿠팡을 부당하게 광고에 활용했다고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신현상 / 앵커]
알겠습니다.

전자상거래 업체뿐만 아니라 대기업 계열사인 LG생활건강도 쿠팡의 불공정 행위를 문제 삼았는데요.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라는 건가요?

▷[엄하은 / 기자]
네, 한마디로 쿠팡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갑질’을 했다는 건데요.

쿠팡이 주문한 상품을 정당한 이유 없이 반품했고, 쿠팡이 본 손실분에 대해 납품 단가인하 등으로 보전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겁니다.

또, 쿠팡이 자신들의 경쟁사보다 낮은 납품단가를 요구하는 등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을 일삼았다며 공정위에 신고를 한 건데요.

실제로 LG생활건강은 지난 5월 초부터 생활용품과 코카콜라 제품에 대해 쿠팡 측이 거래를 거절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신현상 / 앵커]
이런 LG 측 주장에 대해 쿠팡 측은 뭐라고 하나요?

▷[엄하은 / 기자]
쿠팡은 그 어떤 불법행위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인데요.

먼저 우월적인 지위로 갑질을 했다는 LG생활건강 측 주장에 대해 LG생활건강 전체 매출 중 쿠팡 매출은 1%대에 불과하다며 누가 우월적 위치에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반박했고요.

상품 반품과 관련해서도 당사가 주문 취소 의사를 밝혔는데도 LG생활건강 측이 40만원 어치의 상품을 임의로 발송한 것이라며 쿠팡은 직매입 방식이라서 일단 상품이 들어오면 반품은 할 수 없는 구조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경제적 이익 제공을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 “양사 계약 절차에서 논의된 정당한 광고상품 판매”라고 일축했습니다.

납품 단가 인하 요구에 대해서는 소비자에게 보다 저렴한 상품을 전하기 위한 가격 협상 과정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신현상 / 앵커]
알겠습니다.

최근 쿠팡이 사업영역을 배달 앱까지 넓히면서 업계 1위인 배달의 민족과도 마찰을 빚고 있는데요.

배달의 민족 역시 쿠팡이 불공정행위를 했다며 공정위에 제소를 했어요?

▷[엄하은 / 기자]
네, 최근 쿠팡이 배달앱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업계 1위인 배달의 민족, 운영업체인 우아한 형제들과 정면충돌 했는데요.

우아한 형제들은 쿠팡이 준비 중인 배달 앱  ‘쿠팡이츠’가 가맹 음식점을 모집하면서 불공정 거래를 했다고 공정위에 고발을 했습니다.
 
쿠팡 영업 사원들이 우아한 형제들이 운영 중인 ‘배민 라이더스’ 가맹 음식점들에게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독점 계약을 하면 수수료를 대폭 인하해주고 매출이 예전보다 줄어들면 일정부분 현금으로 보전해주겠다며 계약 해지를 부추겼다는 겁니다.
                     
또, ‘쿠팡이츠’가 인기 가맹 음식점 50곳의 매출 정보를 빼내서 영업에 활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경찰수사까지 의뢰했습니다.

▶[신현상 / 앵커]
이런 배달의 민족, 운영업체 측 주장에 대해 쿠팡의 입장은 뭡니까?

▷[엄하은 / 기자]
인기 음식점 매출 정보는 배민 측이 앱을 통해 공개하고 있는 주문 건수를 토대로 추산한 것이고 통상적인 시장조사였다고 해명했고요.

수수료 인하 건도 배민과의 가맹 계약 해지가 아닌 쿠팡이츠와의 독점계약이 조건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일단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신현상 / 앵커]
쿠팡과 문제를 제기한 업체들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는데요.

결국 판단은 공정위의 몫인데, 언제쯤 결론이 날까요?

▷[김성훈 / 기자]
네, 현재 공정위 서울사무소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데요.

공정위는 내부 기준에 따라 신고 횟수나 법 위반 횟수 등을 검토한 뒤, 신고가 접수된 서울사무소에서 조사하기로 결론을 냈습니다.

현재, 쿠팡 배달앱 관련 건은 공정거래조정원에서 분쟁조정 중이고요.
   
다른 건은 증빙자료와 현장·참고인 조사 등을 거쳐 위법 여부에 따라 시정명령이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는데요.

최종 결론 시기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특정 시기를 못 박진 않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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