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조현민 복귀’ 경영권 갈등, 봉합? 시작?] 3. 조원태, 경영권 지켜낼까?

SBS Biz 정윤형
입력2019.06.22 09:01
수정2019.06.22 09:01

■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내년 3월, 한진칼 주주총회는 조원태 회장의 대표이사 연임안이 걸려 있습니다.

그런 만큼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사모펀드 KCGI와 한진가의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되는데요.

최근 한진가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KCGI의 공세에 맞설 조원태 회장, 더 나아가 한진가의 전략은 뭔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KCGI가 조원태 회장 선임을 두고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김성훈 / 기자]
네, KCGI는 법원에 한진칼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 소송'을 냈는데요.

지난 4월 한진칼 이사회에서의 조원태 회장 선임이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검사인을 선임해 따져보겠다는 겁니다.

또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회장이라는 명칭을 보도자료나 공시자료에 기재한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한진 측은 "적법한 절차로 결정된 사항"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아울러 고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 지급을 놓고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요?

▷[정윤형 / 기자]
네, KCGI는 한진칼이 고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 지급이 적법했는지 따져보겠다고 나섰는데요,
                       
이를 위해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에 대한 검사인 선임을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했습니다.

검사인을 통해 고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 지급이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로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보겠다는 겁니다.

한진 계열사 공시에 따르면 조 전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한진칼 등 5개 계열사로부터 107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는데요,

경제개혁연대가 추산한 고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은 대한항공에서만 601억 원이 넘고 다른 계열사까지 합하면 엄청난 액수인데요.

이 퇴직금은 고 조양호 회장의 주식 상속세 2601억 원 납부에 쓸 예정이라서 더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KCGI가 계속해서 지분을 매입하고 있고, 공세 수위를 강화하면서 한편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KCGI와 딜을 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하던데요.

맞는 얘깁니까?

▷[김성훈 / 기자]
네, 일부에서는 그런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KCGI가 한진그룹에 대한 직접적인 경영보다 투자를 통한 수익 극대화에 초점을 두었을 때를 가정한 것인데요.

KCGI는 주가를 높이는데 최우선 목표를 두고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나 배당확대 등을 한진 측에 요구조건으로 내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조원태 회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 지지를 보장받는 시나리오입니다.
  
한편 조원태 회장은 국제항공운송협회 연차총회에서 KCGI 측과 최근에 접촉한 적이 없다며, KCGI는 “한진칼의 대주주이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정작 중요한건 내년 3월 조원태 회장의 대표 연임안이 걸린 한진칼 주주총회인데요.

이른 감이 있지만 조원태 회장 연임안 통과 가능성, 어떻게 봐야할까요?

▷[정윤형 / 기자]
한진칼 전체지분에서 오너일가 지분이 28.9%지만요

KCGI가 한진칼 주식 담보 대출로 지분을 늘리고 있어 100% 통과는 장담할 수 없는데요.

증권가에선 KCGI가 보유 지분을 20%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원태 회장 연임안이 통과하려면 주총 참석률 등을 감안했을 때 조 회장은 10%정도를 더 확보해야 합니다.

한편에서는 최근 조원태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우호지분 확보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하고 있습니다.
   
[허희영 /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총회 의장을 맡아서 안정된 리더십을 보여줬죠. (그룹)총수로서 변화와 혁신을 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면서 안정된 리더십을 보여준다는 것은 이제 내년에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데 일단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생각합니다.)]

▶[신현상 / 진행자]
앞서 KCGI가 지분을 2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는데 한편에서는 그동안 계속 지분을 늘려오던 KCGI의 추가 지분 매입이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왜 그런가요?

▷[정윤형 / 기자]
네, 최근 미래에셋대우는 KCGI가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은 200억 원을 만기연장 없이 전부 갚으라고 압박했는데요.

미래에셋대우는 한진그룹의 경영권 승계 자문을 하고 있는데 KCGI에 대출을 계속 해주기 곤란했을 겁니다.

다른 국내 증권사들도 재계 순위 13위인 한진과의 거래를 생각해 KCGI와의 거래를 조심스러워하면서 추가 지분 매입이 어려울거란 얘기가 나왔던 건데요.

최근 KCGI는 새로운 자금줄로 더케이저축은행, KTB증권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금융권 대출보다 펀딩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한진칼 지분을 계속 매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지용 /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앞으로도 계속해서 펀드의 어떤 투자자를 유치해서 그 다음에, 지분확보에 몰입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진칼이 지주회사다 보니까 대한항공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계속해서 한진칼 지분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신현상 / 진행자]
알겠습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조원태 회장이 지난 2월 내놓은 경영 쇄신안을 KCGI의 요구에 맞게 손질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정윤형 / 기자]
네, 올 봄 한진칼 주주총회 전에 한진이 내놓은 경영쇄신안에 대해 KCGI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비판했는데요. 

연임안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조 회장은 그동안 KCGI가 요구해온 지배구조 개선 등 새로운 경영 쇄신안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얘길 들어보시죠.

[김연학 /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 다른 그룹과 달리 67%의 찬성을 얻어야 되거든요. 굉장히 사내이사 선임 요건이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KCGI와 어느 정도 타협을 안 할 순 없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 배당을 좀 늘린다던지 어느 정도 타협하는 선에서 카드를 던져놓고 ?나 이렇게 최선을 다했는데도 나 안 뽑아줄래’ 이렇게 시장과 좀 소통하지 않겠는가 싶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조현민의 기습적 경영복귀는 물컵 갑질에 이은 경영 갑질이다"

"총수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경영을 맡는 족벌 경영의 한계와 그룹의 자정능력 부재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회적 물의를 빚은 지 14개월만에 전격 경영일선으로 돌아온 조현민에 대한 평가입니다.

마치 비수와 같습니다.

그만큼 여론이 좋지 않다는 방증인 겁니다.

한진그룹의 궁색한 옹호처럼, '검증된 마케팅 전문가' 조현민의 경영복귀는 법적으론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여론의 냉기가 쏟아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실 3남매가 한진그룹을 어떻게 분리해서 나눠갖던 지는 그들의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공분을 사는 이유는 대한항공이라는 기업의 상징성과 총수 일가의 윤리성때문입니다.

이런 본분을 한순간이라도 잊는다면 그들에게 씌워진 굴레를 벗어나기 어려울 겁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정윤형다른기사
다들 좋아졌는데…없는 사람은 더 힘들어 졌다
국민 경제이해력 평균점수 58.7점…금융분야서 취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