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르노삼성, 명분잃은 파업이 남긴 것] 1. 르노삼성 노사, 임단협 극적 타협

SBS Biz 서주연
입력2019.06.15 08:57
수정2019.06.15 08:57

■ 취재파일

▶[신현상 / 앵커]
르노삼성차 노사가 지난해 임금협상안에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전면파업에 직장폐쇄로 맞서던 노사의 극한 대립이 일단락된 겁니다.

노사가 극적 타협을 이뤄낸 배경은 뭔지, 기자들과 얘기나눠 보겠습니다.

서주연 기자, 르노삼성 노사가 1년동안 끌어오던 임단협을 마침내 마무리지었습니다?

▷[서주연 / 기자]
네, 강대강 대치로 갈등을 겪었던 르노삼성차 노사가 12일 밤 ‘2018년 임금단체협약'에 대해 잠정 합의했습니다.

노조는 전면파업, 사측은 직장폐쇄라는 초강수카드로 맞서고 있었는데, 노조가 사실상 백기투항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노조 집행부가 전면파업 철회를 결정하자 이에 부응해 사측은 직장폐쇄 조치를 해제했고요.

곧바로 집중 교섭에 들어가 세 시간여 만에 합의안을 완성했습니다.

▶[신현상 / 앵커]
노조가 파업을 철회한 지 세 시간만에 합의가 이뤄졌다고 하셨는데요. 그야말로 속전속결이었네요?

▷[서주연 / 기자]
르노삼성의 합의안은 12일 오후 8시 40분쯤 나왔는데요.

노조가 이날 오후 6시 임단협 재협상을 시작한 지 2시간 40분 만입니다.

노조가 전면파업을 시작한 지난 5일 오후 5시 45분부터 따지면 딱 일주일 만에 파업을 멈추고 합의안을 전격적으로 타결한 겁니다.

▶[신현상 / 앵커]
그렇군요.

이로써 르노삼성차 노사가 지난해 6월 임단협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합의점을 찾은 건데요.  

그간 분규 진행상황, 간단히 짚어볼까요?

▷[서주연 / 기자]
일단 지난해 6월 18일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시작했는데요.

10월 4일부터 노조는 부분파업에 들어갑니다.

올 5월 16일 노사가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는데 같은달 21일 1차노사안의 조합원 찬반투표가 부결됩니다.

6월 5일 노조가 사상 첫 전면파업을 선언했고, 11일 회사가 부분 직장폐쇄 결정으로 맞섭니다.

이후 12일 노조파업과 회사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임단협 협상이 재개됐습니다.

▶[신현상 / 앵커]
알겠습니다.

파업철회부터 임단협 합의까지... 르노삼성 사태가 그야말로 숨가쁘게 돌아갔는데요.  

오정인 기자,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뭡니까?

▷[오정인 / 기자]

지난 12일 나온 합의안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기본급 유지 보상금 100만 원을 지급하고 중식대 보조금도 3만5천 원 이상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성과급은 총 976만 원과 통상임금의 50%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이익배분제에 따라 1인당 426만 원을 지급하고 생산성격려금을 지급하는 등 1인당 최소 1천만 원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사실 이같은 현금성 보상은 지난달 16일 1차 잠정합의안과 동일합니다.

▶[신현상 / 앵커]
이번 합의안이 지난 1차 잠정합의안과 비슷하다고 했는데요.

사실 1차 잠정합의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전면파업을 선언한 것 아닌가요? (네. 그렇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오정인 / 기자]
노조가 수세에 몰리고 있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얘기하신 대로 이번 르노삼성 전면 파업은 지난달 21일 노조원 대상 찬반투표에서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12일 파업 철회 발표 이후 곧바로 현금성 보상 부분에서는 차이가 없는 합의안에 노조가 동의한 겁니다.

말 그대로 속전속결로 진행됐는데요.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 윤창현 /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 : 위급한 상황에서는 배가 가라앉지 않게
노력을 서로 같이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상황이 좋아지면 추가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거니까 이번이 끝이 아니라 계속 반복되는 거라 보여지고요. 회사를 살리는 부분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면 그 다음에 문제는 잘 풀릴 수 있다 이렇게 봅니다. ]

▶[신현상 / 앵커]
그렇군요.

아울러 노사가 상생공동선언문도 채택하고 평화기간도 갖기로 했다는데, 이건 무슨 의미인가요?

▷[오정인 / 기자]

노사는 1차 잠정합의안을 기초로 생산 안정성 확보를 위한 평화기간을 갖자는 내용이 담긴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습니다.

공동선언문에는 노사간 관계가 지역경제와 협력업체 고용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회적 책임 아래, 신차 출시·판매에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부분파업과 최근 1주일 전면파업에 따라 생산차질, 국내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노사가 결국 뜻을 모은 겁니다.

전문가들은, 르노삼성 본사의 향후 경영전략이나 방침이 노조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신현상 / 앵커]
그렇군요. 긴 시간동안 팽팽하게 맞서오던 노사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합의를 이뤄낸 배경, 어디에 있을까요?

▷[오정인 / 기자]
르노삼성 노사는 고용노동부 중재로 만나 전면파업과 부분직장폐쇄 결정을 철회하고 재교섭을 시작했는데요.

지난해 6월부터 회사와 임단협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갈등을 빚어왔는데요.

지난달 교섭을 통해 1차 잠정합의안이 도출됐지만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면서 전면파업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노조 집행부의 강경노선에 반발한 노조원들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정상 출근을 하면서 파업 동력이 점점 약화됐습니다.

이런 상황에 사측이 부분 직장폐쇄에 이어 대규모 손해배상청구 소송 움직임을 보이는 등 초강수 카드를 꺼내자 결국 노조 집행부도 의지를 꺾은 겁니다.

[ 르노삼성 관계자 : 누가 이기고 지고 문제가 아니고, 노사 모두 미래에 대한 생존이 가장 중요한 거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한 서로의, 모두의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에 협상에 다다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노사 갈등 상황이 오래됐다보니 그런 갈등보다는 서로 미래를 위해서 협력해 나가는, 노사가 함께 협력해 나가는 예전의 모범적인 모습으로 돌아가길 서로가 기대하고 있는 거죠.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서주연다른기사
연락 두절로 조사 종결된 사람 3만 3천 명…'수원 세 모녀 비극' 되풀이 우려
검찰 '김원웅 횡령 혐의' 광복회 등 4곳 압수수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