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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30주년’ SH공사가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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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9.06.04 10:48
수정2019.06.04 10:48

■ 경제와이드 이슈& -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이슈앤이 진행하는 '함께 만드는 도시재생'에서 공기업 SH의 도시재생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Q. 먼저 SH 하면 서울 곳곳에 있는 아파트부터 떠오르는데 기관부터 간략히 소개해주시죠.

노태우 정부 때 서민 주거안정과 집값 안정을 위해 일산, 분당 등 신도시에 200만호를 지어 공급하겠다 했던 정책 기억들 하시죠? 당시 이 200만호는 당시 서울시 주택수 규모니까 엄청난 물량인데 이 가운데 서울시에 할당된 물량은 40만호입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을 지어야 했고 이 임대주택을 짓고자 지난 1989년에 설립된 곳이 바로 우리 공사입니다.

지난 30년 동안 29만 8천호의 주택을 공급했고, 지금껏 19만5천호의 임대주택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들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이 43만 명, 여기에 일반분양 거주자와 임대주택 거주자가 함께 거주하는 혼합단지와 택지개발지구에 거주하시는 입주민까지 합치면 60만명이 넘는 입주민들의 주거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올해로 공사 설립 30주년을 맞았다고 들었습니다. 조직의 수장으로서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어떠신가요?

지난 30년 동안 서울의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력해 온 점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생활보호대상자 뿐만 아니라 노인, 여성, 대학생 등 청년, 신혼부부까지 임대주택 공급대상을 넓혔고 주거복지 차원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등 후발 개발국가들도 저희한테 배우러 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또한, 2019년 2월 2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시, 시의회 국회의원, 학회장, 시민 등 200여명을 모시고 스마트 시민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향후 30년간 지향해야할 공사의 미래상을 선포한 바 있습니다.

Q. 하지만 많은 분들이 그런 생각을 하실 겁니다. 이제는 서울에 더 집을 지을 땅이 있나,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어디에 뭘 하려고 하지? 이런 질문 많이 받으실 텐데 어떤 답을 하실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이제는 서울시내 가용 택지는 거의 남아 있지 않아 현재 개발 중인 마곡지구와 고덕 강일지구를 끝으로 서울에는 대규모 나대지가 사실상 없는 셈입니다. 작년 12월 서울시에서 발표한 추가8만호 공급 계획이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SH에서는 버스 차고지, 노후 공공시설, 저이용부지 등의 유휴부지를 복합개발하여 주택공급에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대규모 나대지 개발 대신에 서울 도심으로 들어가 노후화된 도심을 스마트하게 재생하고, 스마트 시티 건설과 같은 도시공간의 가치를 창출하는 시민기업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Q. 바로 그 대목이 현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정책'과 접목되는 것 같은데요. SH가 추진하고 또 관여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 예를 하나 들어서 설명을 해주시죠.

먼저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도 스마트한 도시재생이 접목돼 있습니다. 이 지역은 지방공기업 평가원 타당성 검토 결과, 서울시뿐만 아니라 전국에까지 생산 소득 부가가치 고용유발의 파급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난 곳인데요. 이런 곳에 거점시설을 만드는 겁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도시 제조업을 고도화하고 고부가가치 산업 기반을 만드는, 그래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핵심거점이 되는 셈입니다. 

단순히 낡은 시설을 교체하거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기존의 도시재생 사업에서 벗어나, 스마트시티 조성 기술을 접목해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확보하는 겁니다. 지역 커뮤니티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기술뿐만 아니라 건설, 디자인, 문화예술, 산업 등 다방면에서 유기적인 협력이 이곳에서 일어난다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또한, 공공임대 주택활용 창업지원 사업인 도전숙을 중심으로 창업밸리를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초기 및 예비 창업자의 거주문제가 해결되고 그들 상호간의 네트워킹이 그 공간에서 이루어짐으로써 나타나는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사실 집이라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나 거창한 산업적 의미보다는 주거복지의 개념이 좀 강조된 도시재생도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저희 SH가 관여하고 있는 정릉동과 오류동을 보면 커뮤니티 공간에 경로당, 주민카페, 코인세탁실, 어린이놀이터 같은 곳을 설치해 모든 세대와 계층에서 필요한 시설 및 서비스를 지역에 맞춰 공급하는 SH형 공간복지를 반영한 곳입니다. 이를 통해 개인-지역-사회의 삶을 연계하여 모두가 골고루 행복한 삶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개인은 깨끗하고 안정한 환경에서 높은 수준의 SOC 시설 구축에 따라 안심하고 살기좋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고, 지역은 주거환경 개선에 따라 지역 활력을 제고할 수 있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국민 삶의 질 개선, 사회안전망 강화, 지역 균형발전에 따른 사회적 신뢰 제고 등 무형적 경제 효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이에 따른 고용증가·소득 증대도 기대되는 겁니다. 

Q. 집이라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참 다양한 의미, 정말 많은 요구들을 품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도시재생 사업을 하시면서도 참 어려운 점이 많으실 것 같아요. 특별히 어려운 점을 좀 꼽아주신다면요.

우선 시간의 문제입니다. 외국에는 성공 사례가 많습니다. 그런데 많은 시간이 걸린 것들입니다. 지역주민들과의 협의 또는 협조가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단기에 걸쳐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어 성과에 대한 압박감이 있습니다.

저층주거지 재생사업의 경우 주민들과의 협의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또 하나는 역시 돈, 예산 문제입니다. 거점시설 우선확보 등 다양한 모델 실행을 위해서는 초기에 투입되는 예산확보가 절실합니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디벨로퍼 SH를 이끌어가시면서 도시재생 분야에 가장 방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뭘 강조하시겠습니까?

도시재생을 한다고 하면 좋은 건물이 생기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대다수 시민이 이용하는 것은 길, 광장, 마을 어귀에 있는 공원 같은 공공 공간입니다. 결국 공공 공간 조성을 통한 커뮤니티 활성화가 도시재생의 핵심가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콘텐츠입니다. 지역 경제는 사람이 머무르고, 생활과 소비를 해야 활성화됩니다. 그러려면 사람이 머물 공간뿐만 아니라 콘텐츠가 있어야 하는데, 이 콘텐츠가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렇게 봅니다. 이처럼 단순히 낙후된 도시의 물리적 복원이 아닌 지역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할 것입니다.

Q. 끝으로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올해 꼭 이루고자 하는 역점 사업이랄까요, 포부 듣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인 청신호 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청신호란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청신호를 켠다는 의미를 담은 단어입니다. 집에서 밥을 거의 해 먹지 않는 1~2인 가구의 주방과 싱크대 설치비용을 아껴 다른 데에 투자하는 등 소규모 가구를 위한 맞춤 주택을 지어 공급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스마트 시티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개발할 땅이 많이 남지 않은 서울에서는 이제 고도화된 ‘콤팩트 스마트시티’로 재생을 추진해 활용도를 높이고 관리 비용을 줄여야합니다. 그 중 마곡지구와 고덕 강일지구는 스마트시티를 향한 첫 걸음으로, IoT, 정보통신, 교통 등에 커뮤니티 조성, 시민 참여 활성화 등을 통해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공동체 주거공간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앞서 언급한 공간복지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임대주택 공급이 주된 사업이었다면, 이제는 공간에 대한 질적 상승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그저 주어진 대로, 만들어진 대로 맞춰서 사는 개념에서 벗어나, 내게 필요한 공간들 이를테면 병원이나 학교, 도서관, 미술관, 운동시설 등이 내 주거지 10분이내에 만들어진다면 풍요한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습니까? SH형 공간복지를 통해 서울시민들의 풍요로운 삶을 실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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