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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는 왜 뜨거운 감자가 됐나] 3. 3기 신도시, 성공조건은?

SBS Biz 김완진
입력2019.05.25 09:13
수정2019.05.26 14:54

■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정부가 과열 양상을 보이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빼든 3기 신도시 카드가 반발에 부딪히자 보완책을 내놓았습니다.

과연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지 3기 신도시 카드가 적절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정부가 일산과 파주 등 기존 신도시 주민들을 달랠 대책을 내놨어요? (그렇습니다)

어떤 당근책을 제시했나요?

▷[강산 / 기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일산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 교통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김 장관이 언급한 교통대책 계획으로는 GTX-A의 2023년 말 차질 없는 개통, 대곡소사 전동열차의 일산파주 연장 운행, 3호선의 파주 운행 연장선, 고양선 신설 방안 등인데요.

특히 인천 2호선 연장안이 새롭게 언급됐습니다.

지자체 차원에서만 얘기되던 인천 2호선 연장안을 국토부가 공식화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천시와 경기도는 지난해 12월 인천지하철 2호선 연장, 인천대공원역에서 신안산선까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사전타당성조사 용역 작업을 시작했는데 올해 10월까지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김현미 장관은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GTX-A,B,C 신안산선 등 추진에 노력하고 있고 조만간 수도권 교통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교통 대책 외에는 다른 방안들은 없었나요?

▷[강산 / 기자]
김현미 장관은 남양주 왕숙 등 3기 신도시 설명회가 취소된 것을 언급하며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수도권을 묶어서 상생 발전하는 계획도시로 만들 계획도 담겼습니다.

김 장관은 방송영상밸리, 일산테크노밸리 등을 언급하며 교통개선과 함께 산업적 변화를 위해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산신도시연합회 측은 "교통 대책 등이 실행될 지는 미지수"라며 여전히 반발하는 모습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3기 신도시를 지어도 서울 수요를 분산시키기 어렵다는 지적들이 많은데요.

이에 대해서도 김현미 장관이 입장을 내놨죠? 

▷[김완진 / 기자]
네, 김 장관은 서울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주택공급이 서울보다 경기도에 몰리면서 서울 수요 분산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을 받아들인 겁니다.

다만 서울, 특히, 강남 수요층들이 원하는, 쾌적한 주거환경이나 교육 여건 등을 누릴 수 있도록 3기 신도시를 계획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런 맥락에서 1기, 2기 신도시와는 달리, 선제적으로 교통대책을 내놓고 자족시설과 녹지를 함께 발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앞서도 언급했지만 3기 신도시 계획이 강남 집값, 서울 집값 잡기에 역부족이란 지적이 있는데요.

왜 이런 지적이 나오는 걸까요?

▷[김완진 / 기자]
네, 수요 분산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집값 안정에는 역부족이란 겁니다.

서울 집값 급등의 원인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3기 신도시가 1·2기 신도시에 비해 접근성이 좋다지만 서울과 강남을 대체하기엔 미흡하다는 겁니다.
   
전문가의 얘길 들어보시죠.

[ 두성규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서울에서 공급 부족은, 재건축이나 재개발 등 정비 사업을 통한 추가적인 공급이 사실 유력한 대안이라고 볼 수 있고, 그런(공급 부족)부분에 대한 우려감들을 그보다 거리가 멀고, 또 수도권에 산재해있는 지역들의 신도시 개발을 통해 한다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데는 상당히 제한적이거나 거의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

▶[신현상 / 진행자]
반면 서울 집값을 잡기에 적절한 대책 이었다는 평가도 적지 않아요?

▷[김완진 / 기자]
네, 서울과 가깝기 때문에 서울 집값이 부담스러운 실수요자들을 끌어안아 집값 안정에 한몫을 할 것이란 겁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고양 창릉은 서울 접경과 1킬로미터 이내고, 부천 대장은 서울 바로 옆이나 마찬가지거든요.

이런 접근성 때문에 서울 강북과 서남부 지역의 수요를 분산해 집값을 안정시킨다는 것이죠.

[ 한문도 /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 : 서울에 주택보급률이 100%가 아직 안되고 자가 보유율은 전국 광역시도 중에서 제일 적습니다. 평균 60%인데 50%가 안 되거든요, 서울시는. 주택가격의 부담감으로 서울에 진입하지 못하는 분들이 인근에 공급량을 늘린다면 당연히 분산효과가 있어서 주택 가격 안정에는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

▶[신현상 / 진행자]
3기 신도시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교통 등 인프라가 충분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아요?

▷[김완진 / 기자]
네, 베드타운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3기 신도시 안에 일자리, 기업 유치가 중요한데요.

대부분의 신도시들이 자족도시를 내세웠지만 성공 사례는 2기 신도시 중 판교가 유일합니다.

기업들이 교통도 불편하고 인프라도 부족한 신도시로 들어올 이유가 적어 대부분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는데요.

3기 신도시 역시 자족도시로서의 기능을 강조했지만 반발이 거센 가운데 정부 계획대로 2020년에 첫 삽을 뗄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들고요.

그러다보면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교통 인프라 구축도 점점 더뎌지게 되고, 결국 기존 신도시들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그래서 2기 신도시 문제도 해결 못했는데 3기 신도시 교통망 역시 쉽지 않을 것이란 소리도 나옵니다?

▷[강산 / 기자]
그렇습니다.

계획대로 3기 광역교통망도 제때 확보될지 불투명한데요.

당장 새절역이 들어설 서부선은 서울시가 추진하는데 민자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업계는 서부선 건설은 빨라야 2028년으로 보고 있지만 신도시 입주에 맞춰 완공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입장입니다. 

또, 도심으로 향하는 고양선 건설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 두성규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고양 창릉지구는)현재의 지리적이나 지형적인 모습을 볼 때 교통 자체의 추가적인 고양선 신설이라든지 인접하기 위한 도로망 부분에 있어서 추가적으로 도로를 신설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지 않고요. ]

▶[신현상 / 진행자]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3기 신도시가 안착할 수 있는 방안, 어떤 것이 있을까요?

▷[김완진 / 기자]
3기 신도시가 자족도시로 성공하려면 일자리, 쾌적한 주거 환경, 편리한 교통망 이 3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요.

특히 일자리 부분이 중요한데 이 부분이 실패하면 1·2기 신도시에도 파급 효과가 큰 만큼 기업 유치를 위한 당근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 심교언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3기 신도시)기업 유치가 실패하면, 고용이 안 일어나기 때문에 1기, 2기 신도시들은 (주택)가격이 더 하락할 위험도 있고, 그 지역 전체에 자족성이 떨어져서 서울 의존도가 더 높아지는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어요. 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토지가(격) 인하, 세제 혜택, 이런 것들도 고민해봐야 해요. ]

▶[신현상 / 진행자]
1기와 2기 신도시가 하루빨리 자리를 잡는 것도 3기 신도시 개발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김완진 / 기자]
네, 3기 신도시 개발이 정당성을 얻는 것도 중요한 부분인데요.

이를 위해서는 기존 1기와 2기 신도시들과의 형평성을 감안해야 하고, 연계 발전을 통해 균형을 맞추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2기 신도시 중 하나인 위례 신도시는 입주 6년차인데도 계획된 4개 노선 가운데 어느 노선도 착공하지 못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3기 신도시의 교통망 확충이 더 빠르게 이뤄진다면 2기의 상당수는 반발할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또한 3기 신도시 계획으로 주택가격 상승압력이 낮아진 가운데 노후한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한다거나, 광역교통망 개선 계획을 세울 때 2기 신도시의 서울 접근성 문제 개선까지 넓게 고려해 수혜 범위에 들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내 집값은 올라야 한다."

집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생각일 겁니다.

일종의 이데올로기 입니다.

사실 3기 신도시를 반대하고 있는 일산과 운정, 검단신도시 주민들도 이런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3기 신도시가 들어서면 집값이 오르긴 커녕 떨어질 가능성이 더 크니까요.

그래서 지역 이기주의로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분노엔 그동안 쌓였던 박탈감도 들어 있습니다.

분당 등 강남권 신도시에 비해 교통같은 인프라와 기반시설이 상대적으로 빈약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박탈감을 해소해 주지 않으면 3기 신도시 정책을 둘러싼 파열음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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