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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좋은 이란 원유 수입금지…석유화학업계 ‘발동동’

SBS Biz 오수영
입력2019.04.23 12:04
수정2019.04.23 19:39

■ 경제와이드 백브리핑 시시각각 

[앵커]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없게 되면 국내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수영 취재기자와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석유화학업계가 비상이라고요?

[기자]

특히 이란산 초경질원유를 수입하는 업체들에 빨간불이 켜졌는데요.

초경질원유는 주로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내장재, 옷, 신발 등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를 정제하는 원료입니다.

일반적인 원유로부터 뽑아낼 수 있는 나프타는 20% 안팎에 그치지만, 이란산에선 70~80%까지도 가능해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는데요.

우리나라는 연간 초경질유 수입량의 절반 이상을 이란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습니다.

초경질유는 카타르, 호주, 러시아, 노르웨이 등 일부 국가만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이란산 공급이 막히면 대체 수입처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앵커] 

우리 기업들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얼마나 되나요?

[기자]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주요 기업은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 현대케미칼, 현대오일뱅크, 그리고 한화토탈 등입니다.

지난해 가장 많이 수입한 곳은 한화토탈로 1900만 배럴을 수입했습니다.

이밖에 현대케미칼 1100만 배럴, SK에너지 960만 배럴 등, 5개 기업이 수입한 이란산 원유는 모두 5700만 배럴로 전체 이란산 원유 수입량의 98%를 차지합니다.

이들 기업들이 수입한 이란산 원유는 대부분 앞서 말씀드린 초경질원유입니다.

[앵커] 

미국 텍사스산 초경질유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현실성이 있는 얘긴가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격 경쟁력과 품질 등 여러 면에서 이란산 초경질유를 완벽하게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란산 초경질원유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배럴당 최소 2달러에서 최대 6달러까지도 저렴합니다.

정유업계가 미국산 초경질유를 도입해서 여러 실험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미국산은 나프타 생산 비율도 낮을 뿐만 아니라 수송 비용도 커서 이란산을 온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앵커] 

정유업계도 타격은 입겠지만 대비는 해왔다고요?

[기자] 

미국의 이번 조치는 어느 정도 예고돼왔기 때문에 국내 정유회사들은 그동안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줄여왔습니다.

올해 1~2월 두 달간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1039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90만 배럴의 61%에 불과했습니다.

국내 정유회사 중에서 이란과 사이가 좋지 않은 미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본이 들어간 GS칼텍스나 에쓰오일 등은 이란산 원유를 아예 수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등이 이란산 원유를 주로 수입해 왔는데요.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방법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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