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내달 2일부터 ‘이란 원유’ 수입금지…석유화학업계 빨간불

SBS Biz 오수영
입력2019.04.23 10:05
수정2019.04.23 19:38

■ 경제와이드 모닝벨 

[앵커]

미국 정부가 현지 시간 기준으로 다음 달 2일 끝나는 이란산 원유 수입 예외적 허용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없게 되는데, 국내 정유와 석유화학업계 타격이 예상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오수영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달부터 이란 원유 수입이 안 되는 건가요?

[기자]

네, 미국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초 만료되는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의 유예 조치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번 결정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로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란의 주요 수입원인 원유 수출을 막아서 돈줄을 죄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서 사라지게 하는 대신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가 전 세계 원유 수요를 맞출 수 있도록 적절한 시기에 조처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앵커] 

지난 6개월간 8개국만 예외가 허용돼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5월 이란 핵합의를 파기하고 이후 지난해 11월 이란 원유 거래를 금지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과 인도, 터키 등 8개 국가에 180일간의 한시적 예외를 인정했는데요.

미국 정부는 6개월마다 갱신 여부를 확정하기 때문에 그때 인정한 예외는 다음 달 2일 자정까지만 효력이 있는데, 그걸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겁니다.

따라서 이튿날인 다음 달 3일 0시부터 우리나라는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없습니다.

[앵커] 

이번 결정, 어떤 배경이 있는 겁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완강히 저항하고 있는 이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더 높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지난 8일에도 미국 정부는 이란 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를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등 대 이란 공세의 수위를 높여왔습니다.

한편 이란도 미국 조치에 대한 맞대응에 나섰는데요.

이란 혁명수비대는 당장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해상 수송로인 호무르즈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이처럼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습니다.

[앵커] 

우리 업계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미국의 조치는 어느 정도 예고돼 왔기 때문에 국내 정유회사들은 그동안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여왔습니다.

올해 1~2월 두 달간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1039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90만 배럴의 61%에 불과했습니다.

국내 정유회사 중에서 이란과 사이가 좋지 않은 미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본이 들어간 GS칼텍스나 에쓰오일 등은 이란산 원유를 아예 수입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등이 이란산 원유를 주로 수입해 왔습니다.

이들 기업도 앞으로는 수입처를 다변화하면서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 대처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하지만 석유화학업계는 비상이 걸렸군요?

[기자]

그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란산 초경질원유를 수입하는 업체들에 특히 비상이 걸렸는데요.

이란산 초경질원유에는 전자제품, 자동차 내장재, 옷, 신발 등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가 많이 들어있습니다.

게다가 이란산 초경질원유는 다른 국가들의 원유와 비교해 배럴당 2~6달러가 저렴합니다.

당장 원유 수입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더라도 원가에 대한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석유화학업계가 나프타를 생산하려면 이란산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수입처를 찾아야 합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오수영다른기사
우리금융, 홍콩ELS 후폭풍 피했지만 1분기 순익 10% 감소
농협금융 1분기 순익 31% 감소…'홍콩ELS 비용' 빼면 전년비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