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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는 왜 추락했나] 3. ‘색동날개’ 인수전, 변수는?

SBS Biz 서주연
입력2019.04.20 09:25
수정2019.04.20 09:25

■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금호그룹의 품을 떠난 아시아나항공은 제2의 국적항공사인 만큼 최종 주인을 찾기까지 변수도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변수들이 있는지 얘길 나눠보죠.

김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서 박삼구 전 회장의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본인이 책임지고 추진하겠다고 까지 했는데요.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김성훈 / 기자]
네, 박세창 사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정성을 갖고 매각을 결정했고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주체는 금호그룹”이라며 매각과정에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박삼구 전 회장이 경영 퇴진을 선언한 가운데 박 사장이 그룹을 대표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3세 경영이 본격화 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편, 이번에 아시아나IDT도 매물로 나오게 되면서 박 사장은 그룹 모태인 금호고속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의 기반을 다지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알겠습니다.

지금 아시아나항공의 2대주주가 박 전 회장의 동생,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인데요.

과거 박삼구 전 회장의 무리한 인수전에 반기를 들고 두 형제가 경영권 분쟁을 겪기도 했어요?

▷[서주연 / 기자]
경영난을 부른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 책임을 두고 형제가 갈등을 빚으면서 경영권 분쟁으로 번지기도 했는데요.

박찬구 회장은 대한통운 매각을 주장했지만 박삼구 전 회장이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형제가 경영권 다툼을 하는 2009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갔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을 놓고도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는데요.

결국 그해 박찬구 회장은 금호산업 지분 전량을 팔고,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늘려서 형의 그늘에서 벗어났습니다.

이듬해 박삼구 회장은 건설과 항공 부문을, 박찬구 회장은 석유화학 부문을 각자 나눠 맡아 분리 경영을 시작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이렇게 등을 돌린 상황이지만 박 전 회장이 동생 박찬구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요청할 것이다, 이런 관측도 나오는데,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서주연 / 기자]
사실상 어려워 보입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박삼구 전 회장이 박찬구 회장을 통해 “그런 의문을 갖는 것은 박삼구 회장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 이라며 아시아나 항공을 재인수할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관측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발언을 했고요.

금호석유화화 측도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은 상황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하지만 아시아나 인수전에서 박찬구 회장이 주요 후보와 연합전선을 구축할 것이란 얘기가 계속 나옵니다? 

▷[서주연 /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2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이 이번 인수전에서 중요 플레이어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표적인 호남 연고 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기업인 만큼 호남에 기반을 두지 않은 기업은 현지 여론이 악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어 왔는데요.

금호석화와 전략적 제휴를 맺게 되면 이런 부정적 여론을 피해 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호남 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현 정부가 이 지역 여론에 예민한 점을 감안할 때 금호석화와 함께하는 기업들이 인수전에서 유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의 통매각을 원칙으로 내걸었지만 분할 매각 가능성도 있습니다.

분할 매각 시나리오,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요?

▷[김성훈 / 기자]
네, 자구안은 통매각을 원칙으로 하지만 인수자가 요청할 경우 별도 매각을 협의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달려 있습니다.

매각 과정이 지지부진해 분할 매각을 할 경우 수익성 전망이 밝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같은 저비용항공사의 인수전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인수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특정 기업의 경제력 편중 문제나 산업 생태계 전반에 미칠 파장 등 정책적 판단이 주요 평가 잣대로 부각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아시아나IDT와 같이 부수 사업을 하는 자회사들의 매각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이 경영을 정비하는 상황이라 매각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수면 밑에 있던 금호그룹의 위기가 드러난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한정의견 감사보고서가 결정타였습니다. 

당시 회계법인은 비용이나 충당금 등을 과거 관행처럼 불투명하게 처리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볼테면 해보라"는 박삼구 전 회장의 오만한 배짱이 결국 화를 불렀다는 후문입니다.

'대마불사'라는 과도한 자신감을 앞세운 그릇된 판단이 지금의 사태를 초래한 겁니다.

공교롭게도 태극문양과 색동저고리로 상징되는 양대 국적항공사의 위기와 추락 원인은 오너리스크였습니다.

관심은 이제 양대 국적항공사가 어떤 운명을 맞게 될 지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위기가 우리나라 항공 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면 안 된다는 겁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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