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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는 왜 추락했나] 2. 금호 떠난 색동날개, 누가 품을까?

SBS Biz 서주연
입력2019.04.20 09:24
수정2019.04.20 09:56

■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과 함께 시장의 관심은 누가 색동 날개의 새 주인이 될 지와 인수 조건에 쏠리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이 부채가 많아  매력이 없다는 부정적인 평가와 동시에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뛰어드는 기업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아시아나항공을 가져갈 후보 기업은 어딘지, 알아보겠습니다.

인수전이 본격화되면 매각 방식이나 매각 중단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해 보이는데요.

채권단 회의에서 어떻게 결정됐는지 정리된 영상, 확인해 보겠습니다.

저가항공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그리고 IT 기업인 아시아나 IDT, 아시아나에어포트까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매물로 나옵니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를 모두 묶어 통매각키로 했기 때문입니다.
 
쪼개서 파는 것보다 묶어서 파는 게 돈을 더 받을 수 있고, 빨리 팔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서지용 /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 노선이 다양하니까 아무래도 시너지효과가 나는 것도 있지만 같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공유하게 되면 아무래도 비용 절감이 되(죠.)]

매각 조건에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조항도 포함됐습니다.

동반매각요청권, 일명 드래그얼롱은 소수 지분을 가진 주주가 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지분까지 매각할 수 있게 하는 옵션입니다.

인수합병이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의사와 상관없이 소수 지분을 가진 채권단이 드래그얼롱을 통해 매각을 재추진할 수 있게 됩니다.

[ 위정현 /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 선언해놓고 매각이 무산될 수 있잖아요. 금호그룹 쪽에서 매각을 무산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을 때 견제할 수 있는 결정적인 장치가 되는 거죠. ]

또 자구계획에는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상표권을 확보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산은이 중국계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호타이어에 미련을 뒀던 박삼구 회장 측이 상표권을 빌미로 매각을 방해했던 전례를 고려한 조치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금호타이어 매각 때 산업은행이 박삼구 전 회장에게 데인 경험 때문인지 여러 가지 장치들을 마련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서주연 기자, 아시아나항공 몸값이 최소 1조원에서 최대 2조 원대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자금여력이나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볼 때 유력 후보로 SK가 가장 먼저 거론되고 있죠?

▷[서주연 / 기자]
사실 이번 인수 후보군은 금호그룹이 최근 몇년간 자금난을 겪는 동안 계속 거론됐던 기업들 입니다.

SK그룹은 풍부한 자금력에 항공업에 진출할 경우 정유, 물류, 레저, 호텔, 면세점, 통신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는데요.

SK는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한 것이 아시아나 인수를 위한 사전포석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또 지난해 7월부터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이 흘러나오면서 공시 요구를 받기도 했고요.

항공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SK가 아시아나를 제2의 하이닉스로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었는데요.

하지만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장례식장을 찾은 SK최태원 회장은 인수 가능성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안했습니다.

[SK그룹 관계자 : 현재까지는 계획이 없다고 보면 되나요? 맞아요, 그렇게 보시는 게 맞고. 현재 SK는 검토 중이지 않다, 정도로 하면…. 네, 그 정도(에요.)]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한화도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어요?

▷[김성훈 / 기자]
네 한화그룹은 항공과의 접점이 많아 인수 유력 후보로 꼽힙니다.

항공엔진을 만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고요.


또 지난해에는 비록 투자금을 회수했지만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로케이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인수전에는 관심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화그룹 관계자 : 저희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최근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한 발 물러서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충분히 일리가 있는 얘기네요.

제주항공을 가진 애경그룹 역시 인수 후보 가운데 한 곳이죠?

▷[서주연 /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재 제주항공을 운영하는 애경그룹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애경이 인수전에 가세할 경우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검토는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애경그룹 관계자 : 저희는 경쟁사로서 관심은 갖고 있지만, 지금까지 검토해 본 적은 없고 지금도 검토할 단계는 아니에요.]

▶[신현상 / 진행자]
또 하나의 인수 유력 후보가 호반건설인데요.

호반건설은 지난 2015년 금호산업 인수전에도 단독으로 뛰어들었던 기업이죠?

▷[서주연 / 기자]
맞습니다.

호반건설은 금호그룹처럼 호남에 기반을 둔 기업으로 4년 전,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 들었는데요.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스크 발생에 민감한 호반건설 입장에선 아시아나항공의 3조7000억원에 달하는 부채가 부담될 수 있어섭니다.

'무차입 경영'으로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유지해온 호반건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새로운 리스크를 떠 안는 모험을 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죠.

실제 호반건설은 지난해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하다 대우건설의 해외 손실이 드러나면서 발을 뺀 적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이밖에도 신세계나 CJ 등도 이름이 거론되는데요.

움직임, 어떻습니까?

▷[김성훈 / 기자]
네, 신세계나 CJ 같은 유통기업들은 물류나 면세 사업 등을 하고 있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이들 기업들 역시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거나 관심이 없다는 반응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이 하나같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네요? 

▷[김성훈 / 기자]네, 아직까지 인수 의향을 분명하게 밝힌 기업이 없는 건 치열한 눈치작전 때문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사겠다고 밝히면 매각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올라 결국에는 아시아나의 몸값까지 치솟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인수 과정이 더딜수록 채권단 측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알겠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시아나항공 부채 규모가 커서 실익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인수에 나서는 기업들이 별로 없을 것이다…이런 전망도 나고 있어요?

▷[김성훈 / 기자]
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와 자회사들을 포함한 인수 가격이 1조원에서 2조원으로 추정하는데요.
                    
여기에 3조 원이 넘는 부채도 고려해야 합니다.

재무 개선을 위해 추가 자금이 투입될 수도 있고요.

이런 이유로 이번 인수전이 채권단의 기대와 달리 소문난 잔치에 그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 : 만약에 인수를 하게 된다면 약간 승자의 저주, 뭐 이런 식으로 진짜 이 돈 정도로 인수를 해서 이것(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할 수 있을 거냐에 대해 많이 의구심을 갖는 것이고요. 만약 몇천억원 정도로 인수가 된다고 해도 후행적으로 집어넣어야 할 돈이 많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는 것이죠.]

또 일부에서는 저비용항공사가 늘면서 항공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아시아나가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래서인지 산업은행이 인수 후보기업들 부담을 줄여주려는 걸까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그런 뉘앙스의 얘기를 했어요?

▷[서주연 / 기자]
아무래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은 가격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클 텐데요.

일단 이 회장은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 매각 가격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고,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수조원대 부채 탓에 인수자 부담이 클 것이란 시각에 대해선

"현재 부채는 3조6000억~7000억원 규모이고, 기업을 인수할 때 이 부채를 다 갚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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