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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불거진 한국지엠 ‘먹튀설’ 왜?] 1. ‘일방통행’ 한국지엠, 뒤통수 맞은 산은

SBS Biz 이한라
입력2018.10.27 09:26
수정2018.10.27 09:32

■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한국GM이 노조와 산업은행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인분리 안을 강행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또 다시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국민 혈세를 쏟아 붓고도 GM에 끌려 다닌 산업은행의 무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데요.

이 문제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앞서서 최근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도 법인 분리를 알고도 막지 못한 것을 두고 의원들의 집중질타가 이어졌는데요.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화면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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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장. 쏟아지는 질문에 산은은 갈피를 잡지 못합니다.
 
[ 이동걸 / KDB산업은행 회장 : (분할매각에 대해) 원론적으로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절차적인 이유와 일방적인 진행을 중지해달라는 취지에서 가처분 신청을 낸 것(입니다.) ]

또, 이동걸 회장은 GM이 법인분리를 추진하는 사실을 지난 4월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경영정상화 협상 당시 GM이 법인분리를 제안했지만, 논의 사항이 아니라고 보고 계약서에서 제외했다는 것입니다.

이제 와서 법인 분리에 대해 비토권 행사를 주장하는 산은의 입지가 궁색해보일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산은의 반발에 한국GM이 법대로 하자는 식의 반응을 보인데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 최종 / 한국지엠 부사장 : 이번 인천지법의 가처분 판결에서 보셨듯이 법인 분할 자체가 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

한편, 이 회장은 산은의 한국GM 출자금 8천 억 원 중 나머지 절반은 정책적 판단에 따라 할 수도, 안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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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상 / 진행자>
보신 것처럼 올 봄에 경영정상화 협상 당시 GM측이 분사 제안을 했는데도 산업은행은 논의사항이 아니라며 계약서에서 제외했습니다.

최나리 기자, 산은이 왜 법인분리라는 중요한 내용을 계약서에 넣지 않은 걸까요?

▷<이한라 /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법인분리 내용은 당시 논의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한국GM의 10년 유지와 비토권 부활에 집중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0월, 산은은 한국 지엠에 대한 거부권을 상실해 한국 지엠이 매각하거나 철수를 해도 속수무책인 상황이었죠. 
 
한국 지엠 주주구성을 보면 산은은 지분 17%를 가진 2대 주주지만 거부권 비토권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5월, 경영정상화 합의 당시 한국GM은 산은에게 비토권을 허용했습니다.

총 자산 20% 초과의 자산 분할이나 매각 등 17개 특별결의사항에 대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여기에 한국 지엠이 10년 동안 생산라인을 유지하는 것에 합의했는데  당시 이 회장이,  ‘윈윈 협상’이라고 자평했듯이 이 부분에 치중 하느라 분할 건은 놓쳤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따라서,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도 계약서상에 대비하지 못한 ‘산은 책임론’이 일고 있는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런데 말이죠.

산은, 한국GM의 법인 분리 계획을 알고 있었는데도 뒤늦게 법원에 주주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어요?

이건 어떻게 봐야할까요?

▷<최나리 / 기자>
2대 주주인 산업은행 몰래 주총을 연 GM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었죠. 

또 주총장 진입을 막은 GM 노조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다.

또 이 회장은 국감장에서 그동안 GM측에 법인 분할 목적과 구체적인 사업계획에 대해 9번이나 답변을 요청했지만 묵살 당했다고 해명했는데요.

한마디로 손을 놓고 있었던 게 아니라 ‘산은 패싱’ 을 한 한국 GM과 주총장 진입을 방해한 노조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거죠.  

이런 산은의 행보에 뒷북, 면피성 행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런데 이 가처분 신청이 기각이 됐습니다.  왜 기각이 된 건가요?

▷<이한라 / 기자>
말씀처럼 앞서 산은은 한국GM의 연구개발 법인 분리 계획에 반발해,

주주총회 개최 금지를 요구하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습니다.

하지만 지난 17일 인천지방법원은 산은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GM의 주총 개최가 산은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끼칠 만큼 급박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고요.

또 “GM의 법안 분리안이 특별한 결의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 고 결론을 냈습니다.

앞서 자산 매각 분할은 전체 자산의 20%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해 특별결의가 필요하다고 했는데요.

연구·개발 부분은 한국 GM 전체 자산의 4% 수준이라서 특별 결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죠.

결국, 산은이 GM에 법적으로 가할 수 있는 조치가 사실상 없었던 셈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다면 한국GM의 법인 분리와 관련해서 산은이 앞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겁니까?

▷<이한라 / 기자>
사실상 소송 외에는 큰 대안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국정 감사에서 “한국GM이 법인분할을 강행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며 강력하게 경고했는데요.

GM의 분할 가처분 신청 검토는 물론이고, GM이 분할을 강행할 경우 절차상의 하자를 다투는 취소 소송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더불어 올해 말 예정돼 있는 GM에 대한 추가 지원금, 4000억 원에 대해서도 지급을 철회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동걸 산은 회장,  법인 분할을 두고 GM을 비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 의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면서요?

▷<최나리 / 기자>
지난 22일 열린 산업은행 국감에서 이동걸 회장은 한국GM의 법인 분할이 한국 철수 전초전이란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섣부른 판단이라고 답해 집중질타를 받았는데요.
           
이 회장의 답변, 들어보시죠.

[ 이동걸 / KDB산업은행 회장 : '법인 분할'에 대해서 '좋다, 나쁘다'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지엠이 의도적으로 4조 원을 손실 보면서까지 '먹튀'를 하겠느냐는 취지이고요. ]

이 회장의 답변에 대해 의원들은 '산업은행장으로서 정부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GM을 대변하는 듯하다"
                      
“국책은행장으로서 왜 이 자리에 나와있는지를 망각한 것 같다."며 날을 세웠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산은 회장, GM이 철수를 하면 4조 원을 손해 보기 때문에 철수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인데요. 

이렇게 말하는 근거는 뭔가요?

▷<최나리 / 기자>
GM은 한국 GM경영정상화를 위해 총 64억 달러 자금 지원을 하기로 했었습니다.

기존부채 였던 28억달러, 한화로 약 3조원은 연내 출자 전환을 하고 나머지 36억 달러, 즉 약 4조원을 시설투자와 운영, 희망퇴직금으로 신규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는데요.

이에 따라 산은은 약 8000억원 중 4000억원을 우선출자로 지원했고 GM도 운영과 퇴직금 용도로 약 8000억원을 출자전환했습니다.

따라서 이 회장은 GM이 10년 후 철수한다면 우리는 8000억원을 손해 보는데 GM은 4조원의 손실을 보기 때문에 먹튀설을 부인하고 있는 건데요.

하지만, GM은 우선 출자전환 한 8000억원 외에는 본사에 이자를 줘야하는 대출금 지원형태라서 만약 이동걸 회장의 발언처럼 10년 후 GM이 철수한다면 혈세로 손해를 볼 수 있는 우리와는 달라 안이한 판단으로 질책을 받고 있는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리고 올 봄, GM 군산공장 철수안이 대두됐을 때, 한국GM의 경영 악화가 도마에 올랐는데요.

다양한 원인이 나왔지만, 특히 본사 배불리기로 인해 경영이 악화됐다는 지적에 비판 여론이 들끓었죠?

▷<이한라 /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국GM의 경영부실은 크게 GM의 글로벌전략 수정과 불투명한 경영방식의 복합적 작용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데요.

중국과 북미 시장 위주의 사업재편, 중소형차 대신 대형SUV와 픽업 등 고수익 차종에 집중한 점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특히 2013년 쉐보레 브랜드가 유럽에서 철수하면서 수출이 감소한 것이 배경이 됐고, 이로 인해 유럽수출 비중이 높은 군산공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높은 매출원가율, 최대 5.3%에 달하는 본사에 대한 차입이자, 본사의 부품값 부풀리기, 불명확한 업무지원비 부담 등이 경영 악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래서 산은이 실사를 제대로 해야 한다, 경영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는데요.

실사 과정에서 이런 문제들이 해소가 됐다고 봐야 할까요?

▷<최나리 / 기자>
아닙니다.

실사 결과는 애초 불거졌던 의혹을 해소하기에 불충분 했습니다.

실사 전 경영악화 요인으로 GM 본사의 과도한 대출 이자나 연구개발비 부과, 자동차나 부품에 대한 지나치게 낮은 가격 책정 등이 지적됐지만요.

한국GM의 고비용·저효율성에 더 원인이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하지만 충분하지 못한 실사 기간, 그리고 GM이 자료제공에 비협조적이었던 부분 때문에 반쪽짜리 실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 최양호 /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 실사가 제대로 되려면 본사의 자료가 취득이 돼서 분석을 해야 하는데 반쪽짜리 실사가 된 거죠. 지엠 코리아에 대해서만 실사가 됐고요. 일자리 20만 개에 대한 압박감…시급한 점은 인정을 합니다만 국민 혈세가 들어갈 때는 정확한 실사를 바탕으로 판단을 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그리고 이동걸 회장, 지원금 8000억원 중 연말에 주기로 한 4천억원에 대해 줘야 하지만 안 줄 수도 있다...라며 모호한 답변을 했습니다.

왜 이렇게 모호한 태도를 보인 걸까요?

▷<이한라 / 기자>
올해 산은은 한국GM에 약 8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인데 지난 6월 절반이 집행됐고, 나머지 4천억 원이 남은 상태인데요.

말씀처럼 이 회장은 국정감사에서 정책적 판단에 따라 집행을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회장은 지금 딜레마에 빠져 있는데요.

약속된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계약 위반은 물론이고 GM에 철수의 빌미를 주는 악수가 될 것 같고.

그렇다고 이렇게 철수 논란이 격화된 상황에서 지원금을 주자니 밑빠진 독에 물 붓기 같고.

책임지고 수습은 해야겠는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이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사실 일방통행 식 GM의 행보에 제동을 걸려면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한데요.

현재 이사회 상황은 어떻습니까?

산은도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죠?

▷<최나리 / 기자>
한국 GM 이사회는 10명으로 구성되는데 산업은행 측 이사는 3명에 불과해 사실상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이사회 구성원 85%의 찬성이 있어야만 가결되는 특별결의사항 외에는 과반수만 넘기면 가결되는 만큼 산업은행의 표결과 관계없이 가결될 수 있습니다.

앞서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 과정에서 산은의 입장이 반영되지 못했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죠.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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