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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 유료 서비스 논란, 왜?] 1. 카카오택시 유료 콜, 골라 태우기 여전?

SBS Biz 황인표
입력2018.06.16 09:08
수정2018.06.16 09:17

■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국민 콜택시로 인기몰이를 하던 카카오택시가 논란 끝에 일부 유료서비스를 출시한 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이용하는 승객이나 택시 기사, 모두가 불만이라는데 왜 그런지 이야기를 나눠보죠.

먼저, 카카오택시하면 국민 택시 앱으로 통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데, 그 비결이 무엇인지부터 간략히 짚고 넘어가죠?

▷<황인표 / 기자>
네, 3년 전 카카오가 승객과 기사를 연결해주는 앱인 ‘카카오택시’를 출시했는데요.

이전에 전화로 택시를 부르면 콜 수수료 외에 승객이 어디에 있는지 목적지가 어디인지 일일이 설명해야 했는데, 카카오택시는 위치와 목적지가 스마트폰 지도에 표시되고, 추가비용을 받지 않는 등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런 인기 덕분에 출시 3년 만에 하루 평균 요청 콜만 120만 건에 달할 정도로 국민 택시앱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이 공짜 서비스라는 점이 최대의 매력이었는데, 최근 일부 유료서비스를 도입했어요.

이렇게 돌아선 이유는 뭔가요?

▷<황인표 / 기자>
네, 수익화 모델이 필요했기 때문인데요.

출시 3년 동안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광고를 받아 일부 비용을 충당했지만 운영비 부담이 커지자 일종의 우선배차 서비스인 ‘스마트 호출’을 내놓았습니다.

인공지능이 거리와 운행 패턴, 교통상황을 분석해서 1000원을 더 내면 배차 가능성이 높은 기사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라고 하는데, 이걸로 유료화에 시동을 건 셈이죠.

▶<신현상 / 진행자>
그런데 유료화를 둘러싼 논란도 뜨거웠어요.

호출서비스 이용 요금인 수수료 1000원을 두고 사실상 '요금인상이다', '서비스 이용료다' 등 정부와 카카오택시 측 의견이 엇갈렸었죠?

▷<황인표 / 기자>
그렇습니다. 카카오 측은 우선 배차를 이용하는데 드는 앱 사용료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결국 택시비에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셈이니 사실상 웃돈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현재 택시 중개앱 관련 법규가 없다보니,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이 서비스가 기존 택시 콜서비스와 유사하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현재 지자체가 고시한 콜비 수준을 넘지 말라고 권고 했고 의견 조율 끝에 스마트호출 비용을 1000원으로 정했죠.

▶<신현상 / 진행자>
이런 논란 속에서 유료 서비스가 첫 선을 보였는데 시행하자마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고요?

▷<김완진 / 기자>
네, 사실 러시아워 때나 심야 시간에 택시 기사들이 승객을 골라 태우는 관행 때문에 승객들의 불만이 높은데요.

돈을 더 내고라도 택시를 잡으려는 수요를 반영해 유료 콜을 내놓으면서 콜 성사 전, 목적지 정보 미공개 원칙을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호출 성사 횟수가 부진하자 시행 사흘 만에 철회하면서 결국 택시요금만 올렸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죠.

▶<신현상 / 진행자>
이제 유료서비스 시행 두 달이 지났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지 궁금한데요.

김완진 기자가 현장을 돌아봤죠?

▷<김완진 / 기자>
네, 제가 택시 잡기 힘든 아침 출근시간에 카카오택시 유료호출을 시도해봤는데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1000원을 내고 불렀을 때와 그냥 불렀을 때랑 별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특히,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콜의 경우, 손님을 골라 태우는 일명 ‘디지털 승차거부’는 여전했는데요.

자연히 승객은 물론이고 기사 분들도 불만이었습니다.

현장화면 함께 보시죠.

<지난 4월 10일. 카카오가 택시 잡는 스트레스를 없애준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유료 호출서비스.

수수료 1000원을 내면, 인공지능 기술로 배차 확률이 높은 기사를 찾아 우선 배차를 해준다며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던 단거리 호출 거부는 여전했습니다.

약 2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유료호출을 시도했지만 택시는 쉽게 잡히지 않았습니다.

제가 지금 서 있는 곳은 서울시 공덕동의 한 오피스텔 앞입니다.

여기서 지하철 충정로역까지는 택시로 5분에서 6분정도 걸리는데요.

제가 카카오택시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이용해봤는데 계속 실패하다가 총 5번 만에 성공했습니다.

택시 승객들의 반응도 수수료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김주휘 / 서울시 공덕동 : 1000원을 더 부과하면 더 빠른 호출이 있다고 해서 진행을 해는데 기존과 차이도 없고 (단거리는) 한 7대 불렀을 때 1대 정도 잡히는 수준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이게(유료 호출이)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어요.]

<택시 기사들 역시 많아야 500원 정도인 수수료로는 단거리 배차를 잡을 마음이 안 생긴다고 입을 모읍니다.>
              
[박영철 / 택시기사 : (유료 호출) 잘 안 잡아요, 콜 받아서 크게 이득이 돌아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금액 가지고 따지지 않아요.]

<유료 호출서비스도 이른바 ‘승객 골라 태우기’ 관행을 잡지 못하면서,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기지개를 못 펴는 모습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도입 취지와는 달리 승객과 기사들이 불만을 갖는 원인, 어디에 있을까요?

▷<김완진 / 기자>
앞서 보신대로 택시를 잡는 승객들은 잘 잡힐 때는 돈을 더 내지 않아도 잘 잡히고, 안 잡힐 때는 돈을 더 내도 안 잡힌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굳이 1000원을 더 낼 필요성을 못 느끼는 거죠.

택시 기사 분들도 마찬가지인데요.

손님이 유료 콜을 불러도 기사에게 돌아오는 돈은 많아야 500원이다보니 무료 콜이라도 장거리 운행 기회를 잡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거죠.

결국 1000원을 더 내는 유료 호출서비스가 카카오의 무료 호출과 차별화가 안 되면서 승객들은 요금만 인상됐다는 불만을 기사 분들에게도 유인책이 못되고 있는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이런 분위기가 두 달 동안의 성적표에도 반영이 됐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황인표 / 기자>
카카오 측은 시행 두 달 동안 유료 호출 이용자수가 100만 명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중복 건수를 감안해 유료 호출 전체를 120만 콜이라고 보면 두 달 동안 하루 평균 약 2만 콜이 있던 건데요.

카카오택시 하루 콜수가 120만 콜이라고 보면 전체 콜 가운데 1.6%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생각보다는 저조한 실적이네요.

시행 초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예상보다 초라한 성적표에 대해 카카오택시 측 입장은 어떤가요?

▷<황인표 / 기자>
카카오 측은 일단 유료 호출이 배차확률을 높여주는 서비스인데, 어떤 상황에서도 택시를 잡게 해주는 즉시 배차 서비스로 오해를 받고 있어 답답하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보신 고객 불만처럼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출퇴근 시간 때 택시호출이 몰리는 것에 비해 운영 가능한 택시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카카오 측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출근시간 때 약 20만 건의 카카오택시 호출이 발생하는데 운행 중인 택시는 2만 여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서비스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택시 수급 불균형 때문에 원활한 서비스가 힘들다는 거죠.

어쨌든  현재 100만 명 가까이가 유료서비스를 이용한 것에 의미를 두고 있는데요.

앞으로 사용자 요구에 발맞춰 유료 서비스 사용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황선영 / 카카오모빌리티 팀장 : 사용자들의 니즈(수요)도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고 택시의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할 때 배차 확률을 높여서 사용성 개선(승차난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사 회원, 사용자 모두의 편익을 좀 더 향상시킬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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