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SBS Biz

“배우얼굴도 안 보이는 VIP석?”…뮤지컬 좌석의 비밀

SBS Biz
입력2018.04.18 15:35
수정2018.04.18 15:35

‘뮤지컬 좌석은 비쌀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 계실 텐데요. 과연 그럴까요? 미스터리한 뮤지컬 좌석의 등급. 이 등급에 숨겨진 비밀을 살펴보겠습니다. (코칭 : 김헌식 문화평론가)

◇ 비싼 VIP석, 사람들이 많이 찾을까?


//img.sbs.co.kr/sbscnbc/upload/2018/04/17/10000601772.jpg 이미지뮤지컬 좌석의 등급은 VIP석(Very Important Person·귀빈석), R석(Royal·최고급석), S석(Superior·고급석), A석(A grade·A등급석)으로 나눠집니다. 공연에 따라서는 A석 다음에 B석, C석이 있기도 합니다. 이 중에서 제일 안 팔리는 자리는 어떤 좌석일까요? 바로, S석인데요. 비교적 저렴한 A~C석은 관객에게 경제적으로 부담되지 않기 때문에 많이 팔리고, VIP석나 R석은 비싸지만 고정계층이 있어서 가격과 상관없이 판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중간한 S석은 골칫덩어리로 취급받는데요. 최근에는 잘 팔리지 않는 S석의 비율을 줄이는 추세입니다.
//img.sbs.co.kr/sbscnbc/upload/2018/04/17/10000601769.jpg 이미지좌석별 가격을 자세히 알아볼까요? VIP석은 14만원, R석은 12만원, S석은 8~9만원, A석은 6만원 정도합니다. 뮤지컬이 비싸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저렴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요. 공연마다 가격 편차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해외 유명한 오케스트라단이 참여하는 공연은 30~40만원 정도합니다. 이런 공연과 비교하면 뮤지컬은 저렴한 공연에 속하죠. 하지만 연극은 3~4만원하기 때문에 뮤지컬이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집니다. 아이돌 공연에 익숙한 관객들은 뮤지컬 티켓이 비싸지 않다고 보는데요. 엑소처럼 인기 있는 아이돌 공연은 10만원을 훌쩍 넘기기 때문입니다.

◇ 공연장마다 VIP석은 ‘들쑥날쑥’…제작비에 따라 달라져

예전에 VIP석은 전체 좌석의 20%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최대 39%로 크게 늘어났어요.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죠. 과거에는 S석이던 자리가 요즘에는 VIP석으로 판매되는 것과 같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증가한 제작비 때문입니다. 제작비에 따라서 VIP석 비중이 결정되는데, 늘어난 제작비를 채우기 위해 VIP석이 늘어난 셈이죠. 창작뮤지컬은 일반적으로 30%를 준수합니다. 라이센스 공연(저작권이 등록된 공연)이나 유명한 배우들이 나오는 공연은 제작비만큼 수익을 내기 위해 VIP석과 R석이 합쳐서 70%까지 올라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관객 대부분은 정확한 제작비를 모르기 때문에 어리둥절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VIP석은 5~10열인데, 수익을 내야 하는 공연에서는 구석자리나 마지막 열까지 VIP석으로 판매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VIP석에서도 시야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관객들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요.

관객들에게 동일한 만족도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좌석별로 등급을 정해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뉴욕의 브로드웨이는 공연이 다르더라도 VIP석을 고정해둡니다. 시야가 좋은 좌석만을 VIP석로 지정해 제값을 받고 제공하는 것이죠. 이러한 변화를 위해 관객들의 생각도 달라져야 합니다. 라이센스 공연은 반드시 봐야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안 좋은 자리임에도 고가의 티켓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잘못된 고정관념은 자발적으로 바꿔나가야겠죠?

◇ 좋은 자리 잡으려면 ‘광클’이 답?
VIP석 비율 이외에도 논란거리가 또 하나 있는데요. 클릭이 좌석을 좌우하는 예매방식입니다. 요즘에는 온라인이나 애플리케이션으로 예매를 많이 하는데요. 관객 가운데는 IT접근성이 낮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어쩔 수 없는 불이익이 생기겠죠. 선(先)예매 방식도 논란이 되는데요. 가입비 2~3만원을 지불하면, 공식적인 예매 시간보다 1~2시간 먼저 에매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용자가 한순간에 몰리기 때문에 좋은 자리를 예매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죠. 따라서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게 배부되도록 티켓의 일부는 현장에서 예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대안도 필요합니다.
좋은 자리에서 관람하기 위해서는 공연장을 잘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본래 어떤 자리가 VIP석인지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잘 모른다면 비싼 가격을 주고도 공연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유명하니까 무조건 봐야 해” “VIP석이니까 이 자리도 좋을 거야” 이런 생각만으로 예매하기 보다는 공연장 구조도 꼼꼼하게 살펴보세요.


구성/편집 : 김은진 (SBSCNBC 뉴미디어)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다른기사
15억 이하 주택도 대출규제…LTV 비율 20%로 낮춰
[이슈 따라잡기] 靑, 日 수출규제 완화에 “근본적 해결엔 미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