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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박근혜’ 없었던 법정…지지자들도 선고 내내 ‘침묵’(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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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8.04.06 21:57
수정2018.04.06 21:57

"주문, 피고인 박근혜를 징역 24년 및 벌금 180억 원에 처한다" 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고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박 전 대통령이 앉아 선고 결과를 들어야 할 피고인석은 텅 비어있었다.

작년 10월 이후 법정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이날도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피고인석을 비워둔 채로 옆 변호인석에는 조현권·강철구 국선변호인 2명이 자리를 지켰다.

방청석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부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가장 앞줄에 앉아 선고를 들었다.

검찰에서는 사건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사건의 공소유지를 총괄 지휘한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김창진 특수4부장 등 9명이 재판에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의 1심 결과를 직접 듣고자 법정을 찾은 지지자들 역시 박 전 대통령이 불출석한 때문인지 선고 내내 침묵을 지켰다.

재판부가 입정해 선고 절차에 들어가기 전 "정숙을 유지해달라"고 고지하던 무렵 방청석 뒷자리가 잠시 시끄러웠지만, 별도의 제지 없이 곧 잠잠해졌다.

이날 오후 2시 10분에 시작한 선고는 재판장인 김세윤 부장판사가 피고인의 유무죄와 형량을 밝히는 주문(主文)을 읽기까지 1시간 42분이 걸렸다.

혐의가 방대하고 쟁점이 복잡해 판결문을 읽어내려가는 김 부장판사도 중간에 물을 마시며 목을 축였다.

박 전 대통령의 18개 혐의에 대한 유무죄 판단이 내려질 때마다 방청석은 숨을 죽였다.

공범 관계에 있는 피고인들의 유무죄 판단이 이미 내려진 뒤라 선고 결과를 예상한 듯 큰 동요는 없었다.

김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의 혐의 가운데 유죄로 본 내용을 판시할 때는 '넉넉히', '충분히'라는 단어에 힘을 줘 강조했다.

그때마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심각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방청석 앞쪽에 설치된 고정 카메라 4대가 역사적 장면을 전국에 생중계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의 중형이 선고되자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항의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박 전 대통령 무죄 석방을 요구하는 각종 피켓과 태극기 등을 든 채 모였다.

한 방청객은 이날 밀가루를 들고 법정에 들어가려다 제지를 당하는 일까지 있었다.

법원 안팎에 몰려든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돌발행동에 대비해 경찰은 이날 김 부장판사 등 재판부를 대상으로 전담 경찰관을 배치하는 등 신변보호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경찰은 선고 시작 전부터 출입문을 엄격히 통제하는 한편, 법원 바깥에도 경찰 병력을 대거 배치해 지지자의 항의 시위에 대비했다.

박 전 대통령 선고공판에는 해외 언론들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 CNN, 영국 BBC 등 외신은 서울 특파원을 연결해 선고 내용을 자세히 전하는 한편, 보수단체 시위 현장 등 법원 바깥 분위기까지 상세히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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