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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공격했던 엘리엇…현대차 노린 이유는?

SBS Biz 우형준
입력2018.04.05 08:51
수정2018.04.05 08:51

■ 경제와이드 모닝벨

<앵커>
헤지펀드 엘리엇이 이번엔 현대차를 겨냥했습니다.

3년 전 삼성에 이어 다시 기습적으로 등장한 의도는 무엇인지, 취재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산업부 우형준 기자 나왔습니다.

엘리엇이 다시 등장했어요?

<기자>
네, 엘리엇, 다들 기억하시겁니다.

미국 헤지펀드로 3년 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문제로 삼성과 소송전을 벌였었죠.

막대한 돈을 들여 주가 차익이든, 배당이든 자신이 확보한 지분으로 더 많은 돈을 버는 게 엘리엇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행동주의 투자자, 벌처펀드라는 별칭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엘리엇이 삼성에 이어 이번엔 현대차 그룹의 계열사들이죠.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그룹 핵심회사 3곳의 지분 약 1조500억 원을 사들인겁니다.

<앵커>
엘리엇이 현대차 그룹 계열사 지분들을 사들인 이유, 그 숨은 의도가 궁금한데요.

향후 엘리엇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뭘까요?

<기자>
헤지펀드회사들의 목적은 하나입니다.

지분을 사들인 것은 투자한 것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겠다는거죠.

엘리엇은 지난 2015년부터 이런 식으로 불투명한 기업들을 겨냥해 공격적인 투자로 평균 4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엘리엇은 우선 현대차그룹의 관련 계열사들의 주가 띄우기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4일), 엘리엇이 현대차 지분을 사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현대차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3%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주요 주주로서 기존보다 더 많은 배당을 요구해 수익성을 키우기위한 전략을 펼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그런데 우려스러운점이 바로 왜 지금이냐하는 시점이에요.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발표한지 일주일만에 엘리엇이 지분을 사들였다는 소식이 나온 것인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습니까?

<기자>
사실 그런 우려가 나오는 이유가 만약에 엘리엇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과정에서 손해가 날 것으로 판단하면 주주로서 반대할 수 있습니다.

헤지펀드들은 실적이 부진한 기업은 사실 좋은 먹잇감에요.

현대 기아차 실적보면 최근 5년 사이 국내외 판매량이 계속해서 줄고 있습니다.

2014년 1분기에 122만대 팔았는데 특히 올 1분기에는 104만대로 14% 넘게 줄었습니다.

때문에 막대한 지분으로 이사회 장악해서 경영진 교체를 요구 등 기업을 뒤 흔들어 장악력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엘리엇이 현대차그룹 지분을 확보한 게 1.4% 수준입니다.

사실 미비한 수준이기는 합니다만 현대차그룹 투자자들 가운데 외국인이 48% 정도 됩니다.

엘리엇이 그동안 해왔던 업적들을 보면 투자자들의 분위기 뒤 흔들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현대차 입장은 뭔가요?

<기자>
국내외 주주들과 충실히 소통하겠다는 짧은 공식 반응만 내놨습니다.

사실 엘리엇이 가지고 있는 지분율 자체보다는 외국계 투자자들의 동조 여부가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큰 부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달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현대모비스 인적분할과 합병안 통과되려면 의결권 있는 출석 주주 3분의 2이상이 동의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엘리엇이 더 많은 배당을 요구하면서 반대에 나서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투자자,소액주주들의 동조하면 자칫 무산될 수도 있습니다.

현대차는 일단 엘리엇이 갖고 있는 현대모비스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어 개편안 자체를 반대하고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다음 달 29일이 현대모비스 분할을 결정할 주주총회입니다.

이날 까지 엘리엇이 사들인 현대차그룹 관련 지분들에서 얼마나 수익률을 남기느냐에 따라 사태가 급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 사안은 계속해서 지켜봐야겠습니다.

우형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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