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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조물주 위 건물주들 구애받는 스타벅스…“하늘의 별 따기”

SBS Biz 조슬기
입력2018.03.30 14:32
수정2018.03.31 08:00

부동산 임대업자가 가장 선호하는 세입자는 누구일까요? 아마 매달 월세를 꼬박꼬박 밀리지 않고 내는 임차인일 것입니다. 임대업자들이 전통적으로 병원이나 은행을 선호하는 것도 바로 안정적인 임대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입니다. 여기에 건물의 가치까지 높여주고 주변 상권까지 살리는 임차인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죠?

그런 세입자가 세상에 어디 있냐고 묻는 분들이 상당히 많으시겠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있습니다. 다름 아닌 글로벌 커피 전문 브랜드 스타벅스입니다.

사진 출처 : 스타벅스코리아 페이스북

지난 1999년 이대1호점을 개점한 이래로 현재 국내에서 1140곳의 매장을 운영하는 스타벅스는 연매출 1조 원이 넘는 파워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스타벅스의 이런 인기는 비단 소비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까지 사로잡았는데요. 익히 알려졌다시피 스타벅스의 출점 전략은 상당히 까다로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모든 점포를 본사 직영으로 운영하고 자사 점포개발팀의 철저한 검증을 통해 수익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뒤 입점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스타벅스가 입점한 건물은 가치가 크게 뛰고 유동인구가 늘면서 새로운 상권을 형성합니다. '역세권'에 빗대어 '스세권'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스타벅스가 입점하는 곳은 '뜨는' 상권이라는 인식이 부동산 시장에 퍼지면서 스타벅스 입점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충성 고객과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무기로 스타벅스가 입점한 건물은 가격이 상승하는 이른바 스타벅스 효과 때문인데요. 개그맨 박명수씨의 아내 한수민씨가 서울 성북구의 한 건물을 사들여 스타벅스 매장을 들인 뒤 3년 만에 20억 가까운 차익을 남기고 되판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이런 이유로 요즘도 하루 평균 50건 이상의 신규 입점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스타벅스를 향한 건물주들의 구애가 요즘 너무 뜨거워서일까요?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의견이 많았는데, 건물주들이 참고할만 한 팁은 무엇보다 스타벅스는 철저한 분석을 거쳐 수익성을 판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타벅스 입점을 희망하는 건물주들의 구애가 쏟아지지만 수익성을 빼고 건물 위치나 주변 상권만을 내세우면 성공 가능성이 적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새로운 매장 오픈을 검토할 때 기존 매장과의 거리는 변수가 아니라는 점도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예를 들면 길 하나 사이로 스타벅스가 마주보고 있는 곳은 그 길을 두고 두 개의 상권이 형성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쪽 사무실 직원들이 길을 건너 저쪽으로 점심식사나 회식을 하러 넘어가지 않는다는 거죠.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 입점에 성공한 건물주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말라'고 당부했는데요. 대부분 5년 이상 장기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임대료는 물론 건물의 가치를 높여주는 혜택을 제공하는 만큼 과도한 임대료 인상은 재계약 거부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단기 이익에 눈이 멀어 과도한 임대료 인상을 요구했다 후회하는 사례도 있다 하니, 시세에 맞게 적정 수준에서 인상안을 제시해야겠죠.

그리고 주유소 부지 갖고 계신 건물주분들, 실망스러우시겠지만 향에 민감한 고급 커피인 만큼 주유소 부지 옆에 스타벅스는 절대 입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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