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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순환출자 고리 끊는다…5조 원 들여 지배구조 개편

SBS Biz 위정호
입력2018.03.29 09:01
수정2018.03.29 09:01

■ 경제와이드 모닝벨 

<앵커>
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총 5조 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지분을 매입해 투명한 경영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

생활경제부 위정호 기자 나왔습니다.

이번에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습니까?

<기자>
현대모비스와 기아자동차,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어제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런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의결했습니다.

일단 현대모비스는 모듈과 AS부품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계열사들은 현대모비스를 그룹 중심에 두고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기아차 등이 보유한 모비스 지분을 오너 일가에 매각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의 현대모비스 지분은 30.2%로 늘어나게 되는데요.

이후 오너 일가는 합병 이후 현대글로비스 지분 29.9%를 모두 기아차 등에 팔기로 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지분구조가 바뀌면 그룹 지배구조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이뤄진 기존 4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한 번에 사라집니다.

그림을 보면서 설명드리자면요.

현재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크게 현대모비스에서 시작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로 다시 이어지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주요 계열사들이 들고 있는 모비스 지분 23.3%를 오너일가가 한번에 매입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보시는 것처럼 오너 일가에서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차로 일원화됩니다.

<앵커>
결국 오너일가가 직접 지분을 매입하고 또 매각하는 작업을 거친다는 건데요.

이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업계에서는 세금을 포함해 5조 원이 넘는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단 오너일가가 계열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783만여주를 매입하는 데 약 4조5천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요.

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합병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해 약 2조7천억 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정 회장 부자는 많게는 1조4천억 원대 주식양도세를 내야 합니다.

결국 지분 매입과 세금 납부를 위해 필요한 자금이 주식 매각 자금보다 많아 일부 사재출연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큰 비용을 들여서까지 시장 예상을 뒤엎는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현대차 그룹은 사업 경쟁력과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룹의 실질적인 경영권과 함께 주주들의 신뢰확보를 위해서라는 건데요.

이는 재벌개혁을 강조해 온 김상조 공정위원장의 경영투명성 확대 요구에 화답하는 성격도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취임 당시부터 순환출자가 총수 일가 지배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은 현대차그룹 하나뿐 이라며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해왔습니다.

또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보폭을 넓히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을 지원하기 위한 경영승계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까지 위정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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