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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의 미래] 인천의 옛 추억을 노래하다 춤추다

SBS Biz 온라인 뉴스팀
입력2018.03.27 10:00
수정2018.03.29 16:32

당신이 몰랐던 지역문화 - 인천남구학산문화원

요즘은 인천을 자주 찾는다. 교통편도 다양하고 편리하여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가끔 짙은 안개를 만나는 날에는 바다의 존재를 실감하게 된다. 빌딩 끝이 안 보일 만큼 무겁게 안개가 내려앉은 날에는 아련한 기억 너머의 인천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이야기한다. 그러한 기억에 대해 곱씹는 그리움을 추억이라 부른다고.    

인천은 1960-70년대에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본격적인 산업도시가 되었다. 서울, 부산, 대구와 함께 4대 도시로 성장하면서 1981년에는 인천직할시로 승격했다. 그리고 1995년, 지방자치법에 의해 인천광역시가 되었다. 특히 중국의 개방화정책(1987), 세계화와 산업화, 정보화로 인해 지역이 발전하였고 동시에 주변지역의 성장을 이끌었다.

과거를 돌아볼 때, 인천에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하는 일들’이 많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금융기관 일본 제1은행은 부산지점에서 영업을 시작했으나 1883년 인천에 출장소를 다시 세웠다. 1884년에는 외국인들이 거주하거나 영업을 할 수 있는 지역이 처음 조성되었고, 1891년에는 외국인들의 사교클럽이 생겼다. 고달픈 이민의 삶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1950년, 6·25전쟁 당시 전세를 역전시킨 상륙작전이 벌어진 장소가 바로 인천이다.

수봉공원에는 현충탑과 인천지구 전적 기념비, 재일학도의용군 참전기념비 등 선열들의 애국심을 기리는 기념비가 공원 곳곳에 세워져 있다. 실향민이 북녘을 향해 제사를 드리는 망배단도 있다. 수봉공원의 야경은 인천 명물 중 하나이다.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 가족들의 휴식 장소로 인기가 높다. 현재, 공원은 실향민들의 추억과 젊은이들의 추억이 교차하는 공간이 되었다. 과거와 현재의 추억이 공존하는 장소로 와룡 양조장도 사례가 될 수 있겠다. 어른들 중에는 60년 전, 인천 남구 숭의동 논밭 한 가운데 우뚝 솟아있던 달착지근한 굴뚝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전 국민의 식사대용이었던 계란빵이 30년 넘게 인천을 지키고 있는 이유도 시민들이 아끼는 관광자원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천의 오랜 이야기들은 누군가의 추억에 그치지 않고 연간 3천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혹하는 매력적인 문화자산이 되었다. 인천이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 것은 시민들의 경험과 도전의 시간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천남구학산문화원에서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관광자원 말고도 지역에서 전해지는 설화와 계란빵, 수봉공원의 야경, 와룡양조장 등에 대한 주민들의 추억을 노래로 엮어 뮤지컬로 공연한다. 그동안 잊고 있던 길목의 노래, 현대화된 민요가 학교와 지역에서 널리 공연되어 인천을 예술과 인정이 넘치는 고장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정화(한양대학교 문화재연구소 전문위원, 박물관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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