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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채용, 취준생들의 눈물] 2. 최악의 청년 실업률…취준생들의 분노

SBS Biz 박기완
입력2018.02.03 09:30
수정2018.02.03 09:30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대통령을 선언하며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만들었지만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취업 문턱은 더 좁아 졌는데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채용비리 소식에 취준생들의 분노도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소송에까지 나선 이들의 얘기를 들어보죠.

먼저, 최근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악이라고 하던데 어느 정돈가요?

▷< 김선경/ 기자>
네. 지난해 만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이 9.9%까지 치솟았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있지만 오히려 전년 대비 0.1% 포인트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건데요.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일자리 점검회의’에서 청년실업이 국가 재난 수준이라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죠.

최근, 문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50%대 까지 떨어졌는데요, 이것도 결국 핵심 지지 층인 20,30대의 이탈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자, 궁금한 것이 왜 이렇게 청년들이 일자리 찾기가 힘들어지고 있을까 인데요.

원인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 김선경/ 기자>
각종 규제와 인건비 등을 이유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면서 일자리 자체도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연속 줄어들었고요.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청년 취업난의 원인으로 ‘일자리 미스 매치’ 꼽습니다.

청년층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거죠.

상대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로 평가되는 제조업과 금융, 보험업 취업자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김태기 /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특히 대기업들이 해외로 많이 나갔어요. 좋은 일자리라고 할 수 있는 거요. 갈만한 곳이 중소기업, 서비스업, 이런 곳인데 생산성이 낮다 보니 급여가 좋지 않아요. 일을 할 때는 있는데, 사실 청년들 입장에선 마땅치 않죠.]

▶<신현상 / 진행자>
그야말로 청년 취업에 비상등이 커진 상황에서 터져 나온 채용 비리, 이런 소식에 누구보다도 허탈해할 사람들은 바로 취준생들이겠죠?

▷< 박기완/ 기자>
맞습니다.

바로 조기정년 시대에 안정되고 보수도 높은 공기업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일명 ‘공시생’들이 가장 허탈해하고 있었는데요.

적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까지 노량진 학원가를 떠나지 못하는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영상 : 전국의 취업 준비생들이 몰려드는 노량진 학원가.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한겨울 추위에도 취준생들은 강의를 받으러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거리에 늘어선 컵밥 가게에는 시간을 아끼느라 간편하게 한 끼를 때우는 청춘들로 넘쳐납니다. 

눈발이 흩날리는 잿빛 하늘은 채용 비리로 공정한 경쟁의 기회마저 빼앗긴 현실을 대변하는듯합니다.

갈수록 취업 문턱은 높아지는데 꼬리를 무는 채용비리 소식에 취준생들은 분노를 넘어 무감각해졌다고 말할 정돕니다.

[인터뷰 : 우지호 / 경찰 공무원 취업 준비생 : 억울하죠. 여기 노량진에 있다보면 자기 직렬 공부만 하다 보니까 그런 부분(채용 비리)에 대해 신경 안 쓰고 부조리하다고 느끼지만 자기 앞가림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점점 무감각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 : 조우형 / 공기업 취업 준비생 : 실망감을 느끼고 저는 열심히 공부하는데 그런(채용) 비리로 들어갔다고 하면 좀 안 좋게 보이죠. 높은 사람들에게 책임이 있는 것 같은데 이렇게 부패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하니까요.]]

▶<신현상 / 진행자>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의 도화선이 됐던 것이 감사원의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조사 결과죠?

현재,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했다고요?

▷< 김선경/ 기자>
네. 금융감독원 2016년 신입 사원 채용에서 합격선에 들고도 탈락한 지원자 두 명이 금감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피해자들은 무엇보다도 감사원 감사로 피해 사실을 확인한 후 무너진 신뢰감에 허탈해 하고 있습니다.  

[금감원 채용 비리 피해자 : 시험에 대한 공정성이나 금감원 채용에 대한 공정성을 단 한 번도 제가 의심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3번이나 지원을 했거든요.감사원 결과를 보고, 채용 비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많이 허탈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금융시장을 관리 감독하는 금감원에서 조차 채용비리가 있었다니 말문이 막힐 정돕니다.

당시 감사원 조사 결과, 금감원의 채용 비리...어떤 식으로 이뤄졌나요?

▷< 김선경/ 기자>
네. 원래 2명을 채용하기로 했는데 두 사람이 1.2등을 하자 3등인 지원자를 밀기 위해 원래 평가 항목에도 없었던 평판 조회를 실시했고 그마저도 불리하게 적용했다는 겁니다.

[금감원 채용 비리 피해자 : ‘대인관계가 좋았고 원만하였으나, 단 기간에 퇴사한 거는 실적 스트레스로 보인다’ 이런 세평(평판조회)이 있었는데 그 앞에 ‘대인관계가 좋았다’는 문구는 빼버리고 그 뒤에 것만 남겨두고 탈락을 시켰고요.]

또, 3등인 합격자는 서울지역 대학 출신인데도 지방대학 출신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허위로 기록했는데도 금감원측이 묵인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금감원 측에선 지방대학 인센티브는 당락에 영향을 주는 사항이 아니었고 평판 조회는 채용을 위한 정상적인 절차였다면서 법적인 판단을 먼저 받아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런가 하면, 사상 최대 규모의 채용비리가 적발된 강원랜드 지원자들도 집단 소송에 나섰죠?

▷< 김선경/ 기자>
네. 2012년부터 2013년에 걸쳐 최종 합격자 500명 가운데 대부분이 부정 청탁에 의한 합격으로 드러났던 대대적인 채용비리사건이었는데요.

당시 공개 채용에 응시했던 22명이 강원랜드를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채용비리 관련 첫 집단 소송으로 강원랜드 측에 1인 당 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맞섰습니다.

[김선휴 /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변호사 : (채용 과정)신뢰에 대한 배신이잖아요. 공정한 채용절차에 대한 기대를 다 저버리고 자기의 시간과 노력을 쏟은 것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고 전무후무한 부정 채용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 기관에 책임을 물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이런 소송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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