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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한 달…알바생 웃고, 점주는 걱정

SBS Biz 이광호
입력2018.02.01 19:51
수정2018.02.01 21:05

<앵커>
최저임금이 오른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면서 맞은 1월, 현장은 예상대로 적응의 고통을 겪었습니다.

첫 달이 지나고 지금은 어떤 상황일까요?

이광호, 장지현 기자가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왔습니다.

<기자>
올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오른 이후 대학가에는 활기가 돌고 있습니다.

[김민호 / 대학생 : 일급으로 받고 있는데 원래 8만 원 들어오던 게 최저시급이 오르니까 오른 게 확 느껴지더라고요. 3만 원씩 인상되고 그러니까…]

[이수민 / 대학생 : 여행하려고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시급이 좀 많이 올라서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최저임금이 오르면, 당장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갔습니다.

올해 들어 게시된 아르바이트 공고 건수는 40만 건을 넘었습니다.

설 특수를 앞뒀던 지난해보다도 4.3% 늘었고, 2016년보다는 무려 17% 늘었습니다.

다만, 이같은 통계가 계절적인 요인 때문인지, 구조적으로 영향이 없는 것인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또 한가지 풀어야 할 문제는 여전히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서채원 / 대학생 : 6000원 정도 받다가 지금 (최저임금이) 7500원으로 올라서 6800원 받아요. 어쩔 수 없죠. 동네가 다 그러니까 선택권이 없어요.]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 2년 뒤까지 최저임금 1만 원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습니다.

현장에서 정책이 적용되는 데 진통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르바이트생들의 표정이 펴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반면, 표정이 어두워진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요.

장지현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아르바이트생과 같은 현장에 있지만 늘어난 임금을 더 줘야 하는 자영업자의 표정에선 고민이 묻어났습니다.

특히,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본사 지원 정책에 따라 명암이 엇갈렸습니다.

직장을 은퇴한 후 1년 전부터 커피 전문점을 운영해온 차정애씨.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걱정이 앞섰지만, 최근 본사에서 원재료 값과 브랜드 수수료를 내려 주기로 하면서 한시름 놓았습니다.

[차정애 / 빽다방 홍제삼거리점 운영 : 경제가 너무 어렵다보니까 먼저 '큰일났다' 이 단어부터 떠올랐죠. 이번 연도에 (로열티) 10% 내려준 금액과 중간에 부자재 값 내려준 게 10가지가 넘더라고요. 인건비가 오른다고 해도 그쪽에서 충당이 되고 그런 부분이 있어서 많이 도움이 되죠.]

하지만, 차 씨처럼 본사 상생안에 만족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아르바이트생을 쓰고 있는 한 편의점 점주는 본사가 최저임금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사실상 별 효과가 없어
폐점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김 모 씨 / 편의점 점주 :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서 비교해 봤을 때 점주님들 개개인 점포들이 터무니없이 적다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 금액이라도 받아야지만 점포를 이끌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태에서 서명을 했습니다.]

국내 편의점 본사 4곳의 매출은 2010년 6조 8천억 원에서 2015년 14조 6천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뛴 반면, 편의점 가맹점주의 평균 연매출은 같은 기간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점주들이 실제 손에 쥐는 이익은 오히려 줄었다는 말도 나옵니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여전히 상생안 마련에 소극적입니다.

[서용구 /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 궁극적으로 가맹점주가 살아야 가맹본부가 산다는 것이고, 관여하는 이해관계자들이 다같이 나눠 가질 때 우리가 지속가능하겠죠. 가맹본부자, 점주가, 소비자가 일방적으로 이 상승분을 부담한다면 계속 불협화음이 커질 것입니다.]

결국 모두 한 발씩 양보해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혼선과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SBSCNBC 장지현입니다.

이광호 기자(shinytiger@sbs.co.kr) / 장지현 기자(nic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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