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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차이' 결정하는 메뉴판…숨겨진 비밀은?

SBS Biz 김영교
입력2017.05.16 11:52
수정2017.05.16 11:52

■ 경제와이드 백브리핑 시시각각 '생활경제' - 최재봉 마케팅전문가 

식당에 가면 예상보다 많은 돈을 지출하는 경험, 한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이는 소비자가 의식하지 못한 메뉴판의 비밀이 있기 때문인데요. 그 비밀에 대해서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Q. 실제 저도 식당에 가서 생각보다 비싼 돈을 들이고, 후회를 해본 경험이 있는데요.

네, 음식점에서는 같은 고객에게 최대한의 매출을 올리는 게 과제입니다. 그래서 많은 연구를 한 결과 고객이 메뉴를 시킬 때 ‘메뉴판’의 역할에 따라서 매출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매장을 찾는 사람 중에서 단골고객은 20%에 지나지 않고, 가끔 오는 고객이 30%, 어쩌다 한 번씩 오는 고객이 50%인데요. 그러다보니 메뉴를 먹어보고 시키는 것이 아니라 메뉴판에서 추천하는 것을 대부분 시키게 됩니다.



Q. 결국 메뉴판에 현혹될 수 있다는 거네요?

그렇습니다. 메뉴판에는 소비자가 쉽게 선택할 수 있고, 가격에 대한 저항감을 최소화 시키는 비밀이 숨어 있는데요. 잘되는 음식점의 메뉴판을 자세히 보면 한 장에 7개 이상 종류가 있지 않습니다.

이는 소비자가 7개 이상의 메뉴가 들어갈 경우, ‘선택장애’가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또한 소비자가 민감한 가격표시도 영향을 끼치는데요.

가능하면 싸다는 느낌, 그리고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비법이 들어가 있습니다. 메뉴판을 보면 가격표시가 38,000원으로 되어 있거나, 혹은 3.8 이렇게 쓰여 있기도 하고요.

삼만 팔천 원 이렇게 한글로 써 있는 경우도 있는데요. 한글로 써 있는 것은 소비자가 비싸다는 느낌을 덜 받게 하는 원리가 들어가 있습니다.

Q. 가격 비교를 할 때 ‘타협효과’란 말을 많이 쓰잖아요. 마케팅의 일종인데, 설명해주실까요?

네, A와 B상품이 있다고 가정을 해보죠. 구성은 비슷한데 A상품이 더 싸다면 보통 A상품을 선택하게 되죠. 그런데 A와 B상품을 그대로 놓고, 여기에 B보다 더 비싼 C상품을 넣어 선택하라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이 때 사람들은 B상품을 오히려 선호하게 되는데요. 이를 타협효과라고 합니다. 메뉴판에도 흔히 볼 수 있는 방법인데요.

의사결정을 할 때 메뉴에 대해 생소하다면, 극단적인 대안 선택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즉 타협을 통해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시키는 거죠.

Q. 흔히 식당에서 볼 수 있는 세트메뉴를 선택할 때 나타나는 현상과 비슷한 거죠?

그렇죠. 기본 세트 A를 놓고, 여기에 추가 구성에 따라 B세트와 C세트를 같이 놓는다면. 소비자는 A세트보다 조금 더 푸짐하고, C세트보다는 보다 저렴한 B세트를 선택하는 겁니다.

두 음식의 차이점을 인식하여, 가격이나 음식의 양 등 상황에 따라 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겁니다.

Q. 세트메뉴에 대해 얘기를 하다 보니 궁금한 게, 단품과 세트메뉴를 놓고 어떤 걸 선택할지 고민될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세트메뉴가 돈을 더 쓰게 만든다는데, 정확히 어떤 논리인가요?

네, 2~3인이 가서 먹을 때 이것저것 시키는 것을 골치 아파 하는 고객들을 위해 나온 게 세트상품이죠. 선택이 귀찮은 고객들은 메뉴판에 있는 세트메뉴를 시킬 확률이 70% 이상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요.

그런데 세트메뉴를 시켜 먹다보면, 구성 중 필요 없는 메뉴가 들어가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즉, 싸게 보이고 양이 많다고 느끼게 되지만 결국은 돈을 더 들이고 불필요한 음식까지 시키게 되는 셈인 거죠.

Q. 그렇다면 이 외에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메뉴판 요소는 어떤 것이 있나요?

네, 앞서 설명 드린 예들도 그렇지만 메뉴판에는 돈을 쓰게 만드는 과학이 숨어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엔 사람들의 추억이나 가치를 가지고, 생각을 끌어 올리는 문구 마케팅이 대표적인데요.

예를 들어 그냥 ‘두부김치’라고 쓰여 있는 것보다 ‘파주 장단콩’으로 만든 두부, 장모님의 김치 이렇게 작성하면 소비자는 더 끌리게 되는 거죠.

‘돼지갈비’ 보다는 제주도산 오리지널 흑돼지 갈비, 이렇게 내놓는 게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더 자극시키는 겁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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