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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마천루의 저주' 시작되나] 2. 신동빈의 ‘미워도 다시 한번’

SBS Biz 이한승
입력2017.04.08 11:20
수정2017.04.08 11:25

■ CEO 취재파일

▶ <최서우 / 진행자>
롯데가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면서 중국 사업이 고전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롯데에 대한 노골적인 보복으로 옹졸한 민낯을 드러내고 있지만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나서서 구애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같은데요?

▷ <이한승 / 기자>
현재 중국 롯데마트 점포 가운데 강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74개점과 자체 휴업을 선택한 13개점 합쳐서 모두 87개점이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의 90%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영업정지 기간이 만료된 점포가 48곳인데, 이 중 41곳이 영업재개를 위한 현장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장점검이 이뤄진 7곳 중 6곳도 영업정지가 한 달 더 연장됐고, 한 곳만 영업재개 허가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만일 이런 상황에 확산돼 90%에 이르는 점포가 두 달간 문을 닫을 경우 전체 매출 손실은
최소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또 중국 선양의 중국판 롯데월드 사업 공사도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국내에서는 특히 면세점 사업 타격이 큰 거 같은데요.

▷ <이한승 / 기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이 면세점인데요.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사드 보복으로 국내 면세시장이 4조원 이상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롯데면세점이 국내 면세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만큼 2조원 이상의 피해가 예상됩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의 옹졸한 사드 보복이 경제 뿐 아니라 스포츠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 <권지담 / 기자>
지난 달 31일이죠.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중국 선수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불참할 것 같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선수 4명 가운데 3명은 출전했지만, 세계랭킹 5위이자 중국선수 가운데 맏언니 격인 평샨샨 선수가 불참의사를 밝혀 그 배경에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지난달 19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 KLPGA 투어에서 중계 영상제작을 맡았던 중국 관영방송 스포츠채널인 CCTV 5+가 우승한 김해림 선수의 모습을 제대로 담지 않아서 논란이 됐었습니다.

멀리 뒷모습을 찍거나, 시상식도 찍지 않았는데요.

당시 김 선수가 쓰고 있는 모자에 박혀 있던 롯데 로고를 안보여주려고 비정상적인 중계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중국은 롯데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적대감을 내비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롯데가 중국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구애작전을 펼치면서 논란이 일고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중국에서는 롯데의 구애를 조롱하고 있다고 합니다.

롯데 입장에선 꽤나 난처한 상황일텐데요?

▷ <권지담 / 기자>
말씀드리기 전에 영상부터 보시겠습니다.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 정문과 벽면에 붙은 안내문인데요.

(# 앵커 : 중국어 같은데... 저게 무슨 말인가요?)

중국어로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뜻입니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날로 심해지자 롯데가 중국에 호소문을 붙인 겁니다.

이 안내문은 주한 중국대사관 맞은편, 명동 일대 편의점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롯데는 이 안내문을 지난달 26일부터 지금까지 2주 넘게 떼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절박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중국 누리꾼들은 "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
"돈이 없어서 그러는 거지, 진심이 아니다"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그런가 하면 신동빈 회장이 제2월드타워 개관, 창립 50주년에 맞춰서 해외 언론과 잇달아 인터뷰를 했습니다.
중국을 의식한 발언이 주를 이룬 듯 한데요.

▷ <이한승 / 기자>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를 했는데요.

“나는 그 나라(중국)를 사랑한다” , “롯데는 지금까지 중국에 50억 달러 (6조원)을 투자하고 직원 2만 5000명을 고용했다“

신 회장은 인터뷰에서 중국시장에 대한 애정과 그동안 중국사업을 통해 중국경제에 일조해왔음을 강조하며 중국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또 지난 4일에는 CNN머니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드 보복의 원인이 된 성주골프장을 제공하게 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신 회장이 출국금지로 직접 중국에 갈 수 없는 등 당장 취할 수 있는 마땅한 전략이 없다보니 호소 전략을 꺼낸 것으로 보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또, 롯데면세점 측에서 중국 유커들 의식해 롯데 면세점 일부 매장에서는 롯데 로고를 지운 쇼핑백을 나눠주기도 했다고요?
이게 사실이라면, 다소 굴욕적인 측면이 있는 것 같은데요?


▷ <이한승 / 기자>
사드 보복에 대한 일종의 궁여지책인 셈이죠.
원래 롯데면세점 쇼핑백을 보면 붉은색으로 롯데 듀티프리라는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데요.

최근 롯데면세점은 이 로고를 지운 쇼핑백을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중국 내에서 롯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고 있고, 반롯데 정서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 롯데 면세점 관계자 : “(중국으로) 가지고 들어갈 때 롯데라는 부담감이 있어서.. 다른 봉투를 바꿔 가지고 들어가고 이런 불편사항이 있어서 고객들이 원하면 아무것도 없는 봉투를 드립니다. ]


▶ <최서우 / 진행자>
중국의 보복조치가 장기화 될 경우 롯데그룹이 사실상 중국 사업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롯데는 그런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죠?

▷ <이한승 / 기자>
네. 중국 사업 철수설이 나돌고 있음에도 롯데는 ‘철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최근 그룹 창립 50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룹 내 2인자인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이 언급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 황각규 /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사장(실장) : “ 한국 롯데에서도 보셨지만 1967년에 사업을 해서 1984년에 1조원의 매출을 이뤘습니다. 17년이 걸렸다는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 중국 사업은 먼저 투자 단계가 아닐까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투자를 하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강화해 나갈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 <최서우 / 진행자>
중국 사업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중국사업은 분명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단순히 해외사업에 국한 된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신동빈 회장의 핵심과제인 지배구조 개선도 중국문제 때문에 차질을 빚어진 상황 아닌가요?

▷ <이한승 / 기자>
롯데는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그동안 치중했던 양적성장 대신 새로운 50년을 위해 질적성장으로 바꾸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는데요.
질적성장을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선이 가장 시급한 과제이고, 이를 위한 첫 단추가 호텔롯데 상장인데 지금 계속 미뤄지고 있거든요.

롯데 역시 호텔롯데 상장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습니다.

[ 황각규 /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사장(실장) : “중국 사드 영향으로 저희들이 호텔롯데의 주력사업인 면세점 사업이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면세점 사업이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야 와야만 가능하지 않을까, 추정하기 때문에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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