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교민의 토로 "두려운 것은 양국민 가슴에 남을 깊은 앙금"
SBS Biz
입력2017.03.28 11:23
수정2017.03.28 16:30
■ 경제 와이드 이슈& '이슈진단' - 이필주 중도시우호협회 수석부회장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해서 저희가 진단하고 있는데요. 중국 현지에서 계신 분들은 사드 문제를 어떻게 느끼고 체감하시는지 직접 들어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한중도시우호협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시는 이필주 부회장입니다.
Q. 사드보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1개월이 지났습니다. 현재까지 피부로 느꼈던 중국의 사드에 대한 압박, 어느 정도나 됩니까?
처음 당국에서 방송·문화콘텐츠 교류를 규제하는 한한령이 시작됐을 때도 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습니다. 중국이 우리나라 사드 배치에 워낙 강경한 입장이었고, 여러 차례 경고를 해왔는데 단체 여행객까지 규제하면서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부 호텔이나 식당에서 한국인 출입을 금한다는 얘기도 있고 주변 중국인들의 눈빛이 비우호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 조도 문제로 일본과 대립할 때가 생각납니다. 올해가 수교 25주년입니다만, 현지에서는 교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물건을 살 때도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입니다.
Q. 중국 관영 CCTV나 환구시보 같은 곳에서 연일 계속 사드 배치 반대에 대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구요?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요즘 좀 뜸해졌는데요. 한때는 CCTV 뉴스나 대담 프로그램, 특집을 통해 한국의 사드 배치가 중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전문가들을 동원해 연일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대부분 조금 과장되고 일방적인 판단에 근거한 내용이 주를 이뤄서 안타까웠습니다. 더군다나 한국의 탄핵 정국과 맞물려 교민사회는 굉장히 착잡한 분위기였습니다.
Q. 현지에서의 국영방송 영향력 어느 정도나 되나요?
중국에서는 CCTV 뉴스가 아주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특히 저녁 8시부터 30분 간 전국적으로 방영되는 '신원롄보'는 절대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한국에서 영향력 있는 언론이 정부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한다면 시청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겠지만, 중국은 다릅니다. 당과 정부의 주요인사들은 물론이고 여론주도층이 CCTV의 주요뉴스나 관점을 아주 중시합니다. 여기에 당과 정부 정책이 고스란히 반영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Q. 저희가 보기엔, 중국 현지인들, 그러니까 민간인들도 사드 문제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한국에 대해서 이렇게 놔둬서는 안된다. 이런 여론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실제로도 그렇습니까?
대체로 그런 편입니다. 저처럼 지방정부와 교류를 주로 하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문화나 학술교류를 하는 단체나 기관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상거래 일로 만나는 중국 파트너 조차도 사드에 대한 입장을 꼭 묻고, 반대한다고 말하면 태도가 달라지는 등 자신들의 입장에 동조해주기를 바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고 일부 이야기입니다.
Q. 특히 사드 부지를 맞교환해준 롯데가 집중 타격을 받았습니다. 롯데에 대해선 입장 변화가 없었나요?
입장 변화가 조금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불매운동을 하기도 하고 매장 앞에서 시위도 벌이고 그랬죠. 한국 상품을 쌓아놓고 불을 지르거나 중장비를 동원해 파기하는 등 격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에서 시민들의 폭력적인 행동이나 지나친 행위는 자제시키고 규제하면서 소강 국면을 맞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부회장님께서는 중국 현지에서 사업 중이시라고 들었습니다. 당장 사업 추진하시는 데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으시겠어요?
많습니다. 지방정부 교류는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추진하던 문화행사나 우호행사도 거의 중단된 실정이고요. 심지어 내년에 한국에서 개최하는 평창동계올림픽에 협조 차원에서 지원하려고 여러 계획을 세웠는데 거의 중단된 상태입니다.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 무역 같은 경우에는 샘플 통관이나 상품 통관이 지연되거나 아예 불가능해진 부분이 있어, 많은 중소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Q. 대책회의 등을 진행하셨을 텐데, 뾰족한 수가 나왔나요?
대체로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리는 편이고요. 전보다 더 합법적으로 일을 추진하고 세심하게 대비하는 정도입니다. 한·중 정부 간 큰 환경이 변하지 않으면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깝습니다. 중국 지인들도 '소나기는 피해가자'며 충고를 하고 있습니다.
Q. 중국의 사드보복, 이런 식으로 확산된다면 더 큰 피해가 확산될 수도 있겠는데요? 마지막으로 우리 정부에 한 말씀 해주신다면?
이런 상황이 앞으로 반년 이상만 계속된다고 하더라도 교민사회는 물론이고 양국간 교류와 협력에 엄청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는 쌍방 간 모두 발생하겠죠. 한국에 사는 중국 교민들도 피해가 적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뾰족한 대응책은 없어보이고요. 그리고 정부당국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외교는 상대가 있는 것인데 이번에 사드 배치 과정에서 보여준 것처럼 상대방의 주장이나 입장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빠른 결정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겁니다. 중국에서는 한국에 대한 배신감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저 역시 중국의 사드 보복이 과하다고 생각하고, 하루 빨리 원래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쉬워보이진 않습니다. 다행히도 최근 중국의 일부 학자들을 중심으로 사드 보복에 대한 자성론 내지는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은 소수의견인 것 같습니다.
제가 진심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사드 보복이 지나간 후에 양국 국민들 가슴 속에 남을 생채기입니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우호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양 국민들 마음 속에 이미 앙금이 깊고 큽니다. 새로 등장할 정부에 기대할 수밖에 없지만 답답한 것은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는 판단이 들기 때문입니다. 대미 외교 못지 않게 대중 외교가 중요한 지금, 우리 정부가 대사를 파견하는 한 가지 기준만 봐도 그동안 잘못된 선택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교민들이 배제되고 소홀히 취급되는 현실에서 과연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새 정부가 우선 대사라도 제대로 뽑아 보내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해서 저희가 진단하고 있는데요. 중국 현지에서 계신 분들은 사드 문제를 어떻게 느끼고 체감하시는지 직접 들어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한중도시우호협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시는 이필주 부회장입니다.
Q. 사드보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1개월이 지났습니다. 현재까지 피부로 느꼈던 중국의 사드에 대한 압박, 어느 정도나 됩니까?
처음 당국에서 방송·문화콘텐츠 교류를 규제하는 한한령이 시작됐을 때도 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습니다. 중국이 우리나라 사드 배치에 워낙 강경한 입장이었고, 여러 차례 경고를 해왔는데 단체 여행객까지 규제하면서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부 호텔이나 식당에서 한국인 출입을 금한다는 얘기도 있고 주변 중국인들의 눈빛이 비우호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 조도 문제로 일본과 대립할 때가 생각납니다. 올해가 수교 25주년입니다만, 현지에서는 교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물건을 살 때도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입니다.
Q. 중국 관영 CCTV나 환구시보 같은 곳에서 연일 계속 사드 배치 반대에 대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구요?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요즘 좀 뜸해졌는데요. 한때는 CCTV 뉴스나 대담 프로그램, 특집을 통해 한국의 사드 배치가 중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전문가들을 동원해 연일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대부분 조금 과장되고 일방적인 판단에 근거한 내용이 주를 이뤄서 안타까웠습니다. 더군다나 한국의 탄핵 정국과 맞물려 교민사회는 굉장히 착잡한 분위기였습니다.
Q. 현지에서의 국영방송 영향력 어느 정도나 되나요?
중국에서는 CCTV 뉴스가 아주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특히 저녁 8시부터 30분 간 전국적으로 방영되는 '신원롄보'는 절대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한국에서 영향력 있는 언론이 정부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한다면 시청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겠지만, 중국은 다릅니다. 당과 정부의 주요인사들은 물론이고 여론주도층이 CCTV의 주요뉴스나 관점을 아주 중시합니다. 여기에 당과 정부 정책이 고스란히 반영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Q. 저희가 보기엔, 중국 현지인들, 그러니까 민간인들도 사드 문제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한국에 대해서 이렇게 놔둬서는 안된다. 이런 여론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실제로도 그렇습니까?
대체로 그런 편입니다. 저처럼 지방정부와 교류를 주로 하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문화나 학술교류를 하는 단체나 기관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상거래 일로 만나는 중국 파트너 조차도 사드에 대한 입장을 꼭 묻고, 반대한다고 말하면 태도가 달라지는 등 자신들의 입장에 동조해주기를 바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고 일부 이야기입니다.
Q. 특히 사드 부지를 맞교환해준 롯데가 집중 타격을 받았습니다. 롯데에 대해선 입장 변화가 없었나요?
입장 변화가 조금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불매운동을 하기도 하고 매장 앞에서 시위도 벌이고 그랬죠. 한국 상품을 쌓아놓고 불을 지르거나 중장비를 동원해 파기하는 등 격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에서 시민들의 폭력적인 행동이나 지나친 행위는 자제시키고 규제하면서 소강 국면을 맞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부회장님께서는 중국 현지에서 사업 중이시라고 들었습니다. 당장 사업 추진하시는 데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으시겠어요?
많습니다. 지방정부 교류는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추진하던 문화행사나 우호행사도 거의 중단된 실정이고요. 심지어 내년에 한국에서 개최하는 평창동계올림픽에 협조 차원에서 지원하려고 여러 계획을 세웠는데 거의 중단된 상태입니다.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 무역 같은 경우에는 샘플 통관이나 상품 통관이 지연되거나 아예 불가능해진 부분이 있어, 많은 중소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Q. 대책회의 등을 진행하셨을 텐데, 뾰족한 수가 나왔나요?
대체로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리는 편이고요. 전보다 더 합법적으로 일을 추진하고 세심하게 대비하는 정도입니다. 한·중 정부 간 큰 환경이 변하지 않으면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깝습니다. 중국 지인들도 '소나기는 피해가자'며 충고를 하고 있습니다.
Q. 중국의 사드보복, 이런 식으로 확산된다면 더 큰 피해가 확산될 수도 있겠는데요? 마지막으로 우리 정부에 한 말씀 해주신다면?
이런 상황이 앞으로 반년 이상만 계속된다고 하더라도 교민사회는 물론이고 양국간 교류와 협력에 엄청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는 쌍방 간 모두 발생하겠죠. 한국에 사는 중국 교민들도 피해가 적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뾰족한 대응책은 없어보이고요. 그리고 정부당국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외교는 상대가 있는 것인데 이번에 사드 배치 과정에서 보여준 것처럼 상대방의 주장이나 입장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빠른 결정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겁니다. 중국에서는 한국에 대한 배신감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저 역시 중국의 사드 보복이 과하다고 생각하고, 하루 빨리 원래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쉬워보이진 않습니다. 다행히도 최근 중국의 일부 학자들을 중심으로 사드 보복에 대한 자성론 내지는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은 소수의견인 것 같습니다.
제가 진심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사드 보복이 지나간 후에 양국 국민들 가슴 속에 남을 생채기입니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우호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양 국민들 마음 속에 이미 앙금이 깊고 큽니다. 새로 등장할 정부에 기대할 수밖에 없지만 답답한 것은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는 판단이 들기 때문입니다. 대미 외교 못지 않게 대중 외교가 중요한 지금, 우리 정부가 대사를 파견하는 한 가지 기준만 봐도 그동안 잘못된 선택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교민들이 배제되고 소홀히 취급되는 현실에서 과연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새 정부가 우선 대사라도 제대로 뽑아 보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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