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자영업 가구당 빚 '1.1억'…쓸 돈 40% 이상 빚 갚아

SBS Biz 이호준
입력2017.03.24 18:54
수정2017.03.24 20:14

<앵커>
앞서 대우조선해양의 자구안을 전해드렸는데요.



퇴직한 분들 딱히 일할 데가 없다보니 대개 큰돈이나 기술 없이도 뛰어들 수 있는 자영업을 택하게 되죠.

하지만 자영업 가구당 빚이 1억100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큰 맘 먹고 가게를 열었다가 빚만 지거나 망하는 경우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호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동대문에서 20년 동안 의류 원단 일을 해온 이성열 씨는 최근 2억원 대출을 받았습니다.

경기 침체에 사드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매출이 30% 이상 줄었지만, 원단 비용에 운영비 마련을 위해 빚을 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성열 / 원단제작 자영업자 : 올 2월에 대출을 받았는데 자금이 돌지 않으니까 대출 받았습니다. '원하는 금액을 대출 받을 수 있을까?' 솔직히 잠을 못 잔 적도 있죠.]

불황이 길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빚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 기준 자영업 가구의 평균 금융부채는 1억1000만원을 넘어서 봉급 생활자의 1.5배에 달했습니다.

자영업자 빚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년 사이에 57조원이나 늘어 480조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허진호 / 한국은행 부총재보 : 대출금리가 올라가게 된다면 (자영업자가) 상환능력이 부족한 계층이기 때문에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고 있고요.]

자영업자의 소득증가율은 1.2%로 사실상 정체수준입니다.

반면 빌린 돈은 많다보니, 자영업자들은 쓸 수 있는 돈의 40% 이상을 빚 갚는데 쓰고 있습니다.

[신세돈 /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 상당수 자영업자가 더 이상 내몰릴 수 없는 절벽에 서 있는 상황입니다. 고금리나 악성부채에 시달리지 않도록 하는 작업이 시급하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경쟁력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이 필요합니다.]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은퇴를 하는 직장인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 중 상당수가 빚을 내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어, 이미 위험수준인 자영업자들의 부채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SBSCNBC 이호준입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이호준다른기사
이동걸, 금호타이어 노조와 면담…더블스타 ‘매각’ 설득
이동걸, 오늘 금호타이어 노조 면담…매각 설득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