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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도 사드 충격에 '신음'…부동산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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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7.03.15 11:10
수정2017.03.15 11:10

■ 경제 와이드 이슈& '재테크' -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사드 사태로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충격파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던 서울 주요 상권과 중국인을 겨냥한 부동산 상품 등에는 적지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유엔알 컨설팅 박상언 대표와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Q.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벌써부터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하죠?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 관광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내린 후 일부 부동산시장에도 영향을 줄것으로 봅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요우커:遊客)은 800만 명 정도 됩니다.

KB금융경영연구소의 ‘외국인 한국 부동산 투자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지난해에만 262만㎡의 국내 토지를 사들여 미국인(97만㎡)과 일본인(11만㎡)을 크게 앞질렀습니다. 중국인 소유 필지의 면적은 최근 5년 간 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이 보유한 필지는 49%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우선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공유 사이트에 나온 관광객용 주택이 문제입니다. 이는 주로 개별 관광객 대상으로 방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찾는 관광객 중에 중국인도 대거 포함돼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와 같은 개인 관광객용 주택도 단체 관광객 숙박용인 호텔보다 덜 하겠지만 유탄을 피할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일반 주택시장은 이번 중국 정부의 조치와 다른 세계입니다. 그러나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구조를 볼 중국의 사드보복이 전방위로 이뤄질 경우 미국금리인상까지 겹쳐 장기적으로 주택시장도 영향권에 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요우커 의존도가 높은 호텔 피해가 가장 심할 듯 한데요?

지역적으로는 제주도가 치명타를 입을 게 분명하고 서울도 요우커가 많이 찾던 홍대·명동·가로수 상권 등은 물론 도심의 중저가 호텔이 직격탄을 맞게 됐습니다. 가뜩이나 내수 침체로 불경기를 맞고 상황에서 요우커들의 발길마저 끊어지면 거의 빈사 상태에 이를지 모릅니다.

제주도는 몰려오는 관광객을 감안해 수없는 호텔이 건립돼 이미 공급 과잉 상태다일부 인기지역을 제외하고는 지금도 객실 가동률이 70% 대에 불과합니다. 이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제주를 찾는 요우커 덕입니다. 이런 마당에 중국 손님이 없어지면 가동률은 40~50%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해 제주도를 찾은 중국인은 300만명 쯤 됩니다. 이는 객실 하나에 2명이 숙박한다고 가정할 때 평균적으로 1일 4000개가 필요한 셈입니다. 이들의 절반만 방문하지 않는다 해도 피해는 엄청납니다. 이렇게 되면 호텔은 완전 적자입니다.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약속했던 분양형 호텔은 약속을 못 지키게 됩니다. 투자자들에게 수익은 고사하고 나중에 대거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Q.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매출이 줄어들며 주요 상권도 임대료도 하락하고 있다고 하죠?

중소기업청 산하 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명동과 남대문시장이 속한 서울 종로구 중심 상권 1층의 ㎡당 월 임대료는 전 분기에 비해 3.5% 하락했습니다. 3분기까지는 상승 또는 보합세가 이어지던 곳이었습니다. ‘제주 속 중국’이라고 불리는 제주시 연동의 바오젠거리도 1층 월 임대료가 전 분기 대비 0.8% 하락했습니다.

지하(-1.6%)와 2층 이상(-2.2%)의 하락 폭은 더 컸습니다. 핫 플레이스로 각광받던 홍대 상권의 임대료는 2014년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해 4분기 기준 3.3㎡(평)당 11만8800원입니다. 이는 3분기 13만680원보다 10% 가량 떨어졌다.사태가 장기화되면 황금상권도 몰락의 길로 접어 들게 됩니다.

Q.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투자 수요도 많았던 지역들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겠죠?

실제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합정동 일대 사후면세점이 많지만 관광객이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특히 홍대 인근에는 화교들이 중국인 건물주로부터 임차해 면세점을 운영하는 경우와 한국인들이 면세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한국인 가게의 타격이 더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면세점뿐 아니라 주거시설을 찾는 수요도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홍대 쪽은 중국 젊은이들이 원룸이나 투룸 형태로 단기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찾는 경우가 많았으나 지금은 뚝 끊긴 상태입니다. 특히 인천 영종도에 만들었거나 조성할 예정인 3개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도 큰 타격이 예상되어 사태가 장기화되면 영종도 주택시장도 불안합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일대도 재중 동포나 중국인들의 부동산 매입이 활발했는데 현재는 그 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Q. 국내에서 4월 개장할 제2롯데월드타워 최고급 오피스텔 분양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하죠?

초호화 오피스텔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중국 부호를 대상으로 4월 분양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프라임 오피스(14~28층)와 6성급 호텔(76~101층) 사이인 42~71층에 공급 면적 기준 209~1245㎡ 223실 규모로 들어섭니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가는 3.3㎡당 7500만~8000만원선이다. 업계에서는 가장 작은 209㎡가 최저 50억원대, 가장 비싼 펜트하우스는 300억원대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롯데 측은 사상 최고 분양가로 인해 내국인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 중국 슈퍼리치나 정부 고위층 등 큰손 유치에 공을 들였습니다. 분양을 위해 롯데는 지난해 중국현지에서 주요인사를 초청해 투자 설명회도 개최했습니다. 당시 투자설명회때만 하더라도 중국부호들이 크게 관심을 가졌지만 최근들어 문의마저도 끊어진 실정입니다. 지난해 중국에서 투자 설명회를 할 때만 해도 중국 고객들이 큰 관심을 가졌다"며 "하지만 사드배치결정 이후 중국쪽 상황이 좋지 않아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Q. 그간 중국인들의 투자가 많았던 제주도부동산이 가장 큰 타격일 것 같은데요?

제주도는 최근 들어 중국인들의 투자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아무래도 사드 영향으로 중국 관광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이 더 심해질 것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소유한 제주 토지 면적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853만㎡로 2015년 말의 914만㎡에 비해 6.7% 줄었습니다.

Q. 이러한 분위기 때문인지 제주 분양시장에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올 들어 공급된 6개 단지 모두 대규모 미달사태를 빚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 분양가 거품 우려 등의 영향으로 최근 2~3년간 지속된 과열이 진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결제원과 분양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주에서 분양된 단지 3곳의 청약 성적은 참담합니다. 올해 제주의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0.08 대 1에 그쳤습니다. 제주 서귀포시에서 나온 ‘서귀포시 표선 대진유토피아’(284가구)는 1순위에서 청약을 2명밖에 받지 못했습니다. 제주 삼양1동과 이호이동에서 나온 ‘제주 라오체 블랙비치’(36가구)와 ‘제주 이호 엘리시아’(38가구)에도 각각 2명과 3명밖에 청약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실수요층을 겨냥한 전용면적 84㎡ 이하 중소형 주택이었습니다.

지난달 제주 애월읍에서 분양된 ‘애월 미코노스마을’도 111가구 모집에 3명만 청약했습니다. 작년 말 청약시장 분위기와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작년 11월 제주 도남동에서 분양된 ‘제주시 도남 해모르 리치힐’은 163가구 모집에 1순위 통장만 2만1197개가 몰려 평균 13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전체적으로는 평균 1순위 경쟁률이 68.53 대 1이었습니다.

여전히 제주 노형동이나 화북 등 중심지는 분양을 시작하자마자 금방 팔려 분양열기가 완전히 꺼졌다고 보기 힘들지만 조금만 시 외곽으로 나가거나 소규모인 단지, 대형 주택은 잘 팔리지 않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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