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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증시 "사상 최고치 경신" vs "박스권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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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6.12.25 11:44
수정2016.12.25 11:44

내년에는 한국 증시가 지긋지긋한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내년에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국내외 이벤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에선 대선 정국이 펼쳐진다.

해외 이슈로는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다.

특히 3차례 인상 가능성이 예고된 미국 기준금리 변동 속도는 한국 증시를 출렁이게 할 이벤트로서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연합뉴스가 주요 증권사 6곳의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런 요인들을 반영한 내년 코스피 하단 전망치로 1,800~1,900선, 상단 전망치로는 2,150~2,350선이 제시됐다.

가장 긍정적인 전망치를 내놓은 곳은 신한금융투자다.

1,900~2,350선을 예상했다.

상단으로 제시된 2,350선은 2011년 4월에 기록된 코스피 사상 최고치(2,231.47)를 100포인트 이상 뛰어넘는 것이다.

양기인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기업들의 이익 증가세와 신흥국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제고,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 가속화 등을 감안하면 내년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해 최고 2,350선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치러질 국내 대선은 원/달러 환율과 기업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변수"라며 "대선 이후에는 정책 불확실성 완화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신증권(1,900~2,300)과 한국투자증권(1,900~2,260), NH투자증권(1,900~2,250)도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경신을 전망했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리인상 속도 논란과 유럽의 정치적 리스크, 중국 부동산 경기 둔화 변수를 주목해야 한다"며 "그러나 정보기술(IT) 업종의 차별화된 이익 모멘텀으로 하반기 상승장과 사상 최고치 경신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 미국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글로벌 투자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센터장은 "글로벌 채권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외국인이 한국주식 순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코스피 기업 순이익이 올해 대비 10.1% 증가한 107조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 코스피도 2011년 이후 지속된 박스권 장세를 돌파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가장 보수적으로 전망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다.

코스피 하단 전망치로 1,800선, 상단 전망치로 2,150선을 제시했다.

안병국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완만한 물가 상승은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증시 상승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코스피 전망치로 1,860~2,210선을 제시한 삼성증권의 신동석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수익성 개선세로 하단 지지선은 견고해졌지만 증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재평가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박스권이 이어지는 쪽에 무게를 뒀다.

내년에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할 글로벌 주식시장은 미국일 것이라고 했다.

신 센터장은 "선거 등을 통해 '기득권층 대 소외층' 갈등이 표면화된 상황"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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