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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변화를 위한 결단] 김승연 회장, 거침없는 빅딜로 글로벌 도약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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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6.10.28 11:59
수정2016.10.28 11:59

■ 김방희의 블루베리 - CEO 랭킹쇼

◇ 2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지난 2010년에 3천억 원대 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한화 김승연 회장. 그의 실형 선고는 한화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그동안 그룹 내의 중요 투자 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해왔던 김승연 회장이 구속 수감되자, 그룹 투자와 인사가 지연되고 대형 해외수주도 불투명해지는 등 한화는 그야말로 ‘공황상태’에 빠져버린 건데요.

그러던 2014년 2월, 극적으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으며 경영 일선에 복귀한 김승연 회장. 지난 3년 여 간의 기나긴 공백이 무색할 만큼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며, 제 2의 전성기를 열고 있습니다. 2014년 말, 경영 전면에 나선 김승연 회장은 초반부터 특유의 M&A 본능을 아낌없이 발휘했습니다. 당시, 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삼성과 한화 간의 빅딜을 성사시킨 건데요. 삼성으로부터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분야 총 4개의 계열사를 1조 9천억 원에 사들인 김승연 회장. 이로써 한화그룹의 자산규모가 기존 37조원 대에서 50조원대로 늘어나 재계 순위 10위에서, 9위로 한 단계 올라섰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해, 쟁쟁한 유통기업들을 제치고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는데 성공하면서 그의 승부사 기질이 또 한 번 빛을 발했습니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최상의 시나리오로 볼 때 한화는 면세점에서만 연간 1조원 넘는 매출을 거둘 수도 있다. 이번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이 한화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과의 빅딜에 이어 업계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하는 면세점 사업 입찰까지, 손대는 사업마다 승승장구하며 화려한 재기에 성공한 김승연 회장.

그가 이번엔 그룹사 전체에 파격적인 조직개편을 선언했습니다. 최근 창립 64주년을 맞아 ‘젊은 한화’를 만들겠다 발표한 김승연 회장. 가장 먼저 사장단 인사개편에 나섰습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피인 1960년대 생 인력을 주요 계열사에 배치하고 그동안 체계적으로 경영수업을 받아온 세 아들이 태양광, 핀테크, 건설의 각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면서 ‘젊은 한화’에 걸맞은 조직개편의 발판을 마련했는데요.



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의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다양한 혁신안도 함께 추진했습니다. 직급 승진할 때마다 한 달간의 안식월을 부여하고, 개인 업무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유연 근무제’와 비즈니스 캐주얼 착용, 팀장 정시퇴근제 등을 도입하며 임직원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은 김승연 회장. 그가 파격적인 조직문화 혁신에 적극 나선 데에는 그동안 한화그룹이 해외를 기반으로 사업 규모를 키워온 만큼, 기업 문화와 임직원들의 의식 수준 역시 일류가 돼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돼 있는데요.

이처럼 대내외적인 활동을 통해 ‘글로벌 도약’이란 큰 꿈을 그리고 있는 김승연 회장. 그런 그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2014년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승연 회장은, 사실상 경영을 재개했지만, 집행유예 만료 2년 뒤인 2021년까지, 등기이사 자리에 오를 수 없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기대를 걸었던, 2015년, 2016년 광복절 특별사면에서도 모두 제외되면서, 그의 온전한 경영 복귀는 당분간 미뤄졌는데요.

집행유예 신분의 반쪽짜리 경영이긴 하지만, 지난 2년간 공격적인 M&A로 한화의 몸집 키우기에 주력하고, 방위산업을 필두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는 등 광폭 행보를 보여 온 김승연 회장. 법적인 제약 속에서 앞으로 자신이 원하는 경영을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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