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처럼 빠진 관객' 20만명대 무너져…부산영화제 위상 추락
SBS Biz
입력2016.10.15 14:00
수정2016.10.15 14:00
지난 20년 동안 거침없이 달려온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위상이 추락했다.
BIFF 사무국은 15일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관객은 모두 16만5천149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관객 22만7천377명에 비하면 27%가량 줄어든 것으로 1년 사이 6만2천여 명의 관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이다.
◇ '배우 없는 곳에 관객 없다'…영화제 기간 내내 맥빠진 분위기
올해 영화제의 이 같은 참담한 결과는 개최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다이빙벨' 사태로 지난 2년여 간 부산시와의 겪은 갈등을 비롯해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태풍 등 이른바 3재(災)가 겹쳤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지난 대회서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놓고 겪은 부산시와의 갈등을 꼽을 수 있다.
'다이빙벨' 사태는 2014년 9월 당연직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서병수 부산시장이 세월호 구조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의 상영을 반대하면서 영화제 측과 겪은 갈등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감사원 감사, 서 시장의 조직위원장 자진사퇴, 이용관 집행위원장 검찰고발, 국내영화계 9개 단체의 올해 영화제 보이콧, 정관개정 등 갖은 일을 겪었다.
특히 국내 영화계가 올해 영화제 참가를 보이콧하면서 관람객 감소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자율성'과 '독립성'을 명기한 영화제의 정관개정이 이뤄졌지만, 영화단체 9곳 중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전국영화산업노조는 끝내 보이콧을 거두지 않았다.
이 단체 소속 감독들이 영화제를 거부하자 배우들 또한 독단으로 부산을 찾기는 어려웠다.
'배우 없는 곳'에 관객이 몰리기는 힘들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내내 맥빠진 축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영화제 측과 부산시가 갈등을 겪는 사이 매년 영화제를 지원하는 기업들도 올해는 스폰서 협찬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지난해 현물을 포함해 53억원에 달하던 기업 협찬금은 올해 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이 줄면서 영화제 측은 마린시티 '영화의거리'에서 열린 스타로드(레드카펫) 행사를 취소했다.
김영란법 시행도 썰렁한 축제의 요인이 됐다.
영화·영상을 전공한 대학교수나 영상물등급위원회 등 공공기관 등급분류 업무 관계자 등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을 받지 못했다.
국내 대표 영화 투자배급사들도 김영란법을 의식해 매년 영화제 기간에 배우, 감독 등을 초청하는 부대행사(파티)를 올해는 대부분 취소했다.
5일 부산을 덮친 태풍 '차바' 역시 영화제에 악재로 작용했다.
감독이나 배우들이 관객과 만나는 장소로 사용하던 해운대해수욕장 비프빌리지가 태풍에 망가지는 바람에 예정했던 모든 야외행사를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으로 옮겨야 했다.
영화제 분위기를 띄우던 역할을 했던 비프빌리지가 열리지 않자 영화제 분위기는 크게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 "영화제 열린 것 자체가 기적" 내년이 문제
영화제 분위가 예년만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 영화제 측은 "영화제가 열린 것 자체가 기적"이라며 "내년부터 다시 정상을 찾도록 모두가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 2년 간의 갈등으로 영화제를 본격 준비한 것은 정관 개정 이후인 7월 말부터이다.
초청영화 수도 69개국 299편으로 마지노선인 300편에 근접했다.
2014년 79개국 314편, 지난해 75개국 304편과 비교해 보면 초청 나라와 작품 편수가 다소 줄었지만 예년 수준은 유지했다.
초청영화 상영과 함께 아시아필름마켓, 아시아영화아카데미, 아시아프로젝트마켓 등 주요 프로그램과 행사도 예년처럼 그대로 열렸다.
프로그램이 예전 수준을 유지한 것은 영화제 사무국과 프로그래머, 스태프들의 노력의 결과라는 평가다.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는 "영화제 안팎에서 많은 갈등과 대립이 있었지만, 프로그래머들과 스태프들은 흔들리지 않았다"며 "이들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도 "여러 악재에도 개최 중단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고, 이는 영화인들 덕분"이라며 "내년에는 내실 있게 준비해 올해보다 더 열린 영화제의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BIFF 사무국은 15일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관객은 모두 16만5천149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관객 22만7천377명에 비하면 27%가량 줄어든 것으로 1년 사이 6만2천여 명의 관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이다.
◇ '배우 없는 곳에 관객 없다'…영화제 기간 내내 맥빠진 분위기
올해 영화제의 이 같은 참담한 결과는 개최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다이빙벨' 사태로 지난 2년여 간 부산시와의 겪은 갈등을 비롯해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태풍 등 이른바 3재(災)가 겹쳤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지난 대회서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놓고 겪은 부산시와의 갈등을 꼽을 수 있다.
'다이빙벨' 사태는 2014년 9월 당연직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서병수 부산시장이 세월호 구조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의 상영을 반대하면서 영화제 측과 겪은 갈등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감사원 감사, 서 시장의 조직위원장 자진사퇴, 이용관 집행위원장 검찰고발, 국내영화계 9개 단체의 올해 영화제 보이콧, 정관개정 등 갖은 일을 겪었다.
특히 국내 영화계가 올해 영화제 참가를 보이콧하면서 관람객 감소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자율성'과 '독립성'을 명기한 영화제의 정관개정이 이뤄졌지만, 영화단체 9곳 중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전국영화산업노조는 끝내 보이콧을 거두지 않았다.
이 단체 소속 감독들이 영화제를 거부하자 배우들 또한 독단으로 부산을 찾기는 어려웠다.
'배우 없는 곳'에 관객이 몰리기는 힘들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내내 맥빠진 축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영화제 측과 부산시가 갈등을 겪는 사이 매년 영화제를 지원하는 기업들도 올해는 스폰서 협찬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지난해 현물을 포함해 53억원에 달하던 기업 협찬금은 올해 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이 줄면서 영화제 측은 마린시티 '영화의거리'에서 열린 스타로드(레드카펫) 행사를 취소했다.
김영란법 시행도 썰렁한 축제의 요인이 됐다.
영화·영상을 전공한 대학교수나 영상물등급위원회 등 공공기관 등급분류 업무 관계자 등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을 받지 못했다.
국내 대표 영화 투자배급사들도 김영란법을 의식해 매년 영화제 기간에 배우, 감독 등을 초청하는 부대행사(파티)를 올해는 대부분 취소했다.
5일 부산을 덮친 태풍 '차바' 역시 영화제에 악재로 작용했다.
감독이나 배우들이 관객과 만나는 장소로 사용하던 해운대해수욕장 비프빌리지가 태풍에 망가지는 바람에 예정했던 모든 야외행사를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으로 옮겨야 했다.
영화제 분위기를 띄우던 역할을 했던 비프빌리지가 열리지 않자 영화제 분위기는 크게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 "영화제 열린 것 자체가 기적" 내년이 문제
영화제 분위가 예년만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 영화제 측은 "영화제가 열린 것 자체가 기적"이라며 "내년부터 다시 정상을 찾도록 모두가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 2년 간의 갈등으로 영화제를 본격 준비한 것은 정관 개정 이후인 7월 말부터이다.
초청영화 수도 69개국 299편으로 마지노선인 300편에 근접했다.
2014년 79개국 314편, 지난해 75개국 304편과 비교해 보면 초청 나라와 작품 편수가 다소 줄었지만 예년 수준은 유지했다.
초청영화 상영과 함께 아시아필름마켓, 아시아영화아카데미, 아시아프로젝트마켓 등 주요 프로그램과 행사도 예년처럼 그대로 열렸다.
프로그램이 예전 수준을 유지한 것은 영화제 사무국과 프로그래머, 스태프들의 노력의 결과라는 평가다.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는 "영화제 안팎에서 많은 갈등과 대립이 있었지만, 프로그래머들과 스태프들은 흔들리지 않았다"며 "이들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도 "여러 악재에도 개최 중단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고, 이는 영화인들 덕분"이라며 "내년에는 내실 있게 준비해 올해보다 더 열린 영화제의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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