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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에 다시 뜨는 '무한리필'…상관관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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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6.10.11 09:55
수정2016.10.11 09:55

■ 경제 와이드 이슈& -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소장

몇 년 전부터 우후주순 늘어난 각종 무한리필 음식점. 이제는 무한리필의 대표주자 격인 무한리필 고깃집 뿐만 아니라 연어나 곱창 심지어 랍스터까지 다양한 메뉴의 무한리필 음식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경기에 주머니 사정을 고려할 때 양껏 먹어도 크게 부담이 없어 좋긴 하지만 음식점의 무한리필 전략 과연 문제는 없는지 궁금해진다.



◇ 무한리필 음식점·저가 음식점 많이 생겨…이유는?

요즘 상권에 나가보면 자주 눈에 띄는 단어가 있다. ‘무한리필’이다. 경기불황 코드가 무한리필 음식점을 많이 생겨나게 한 경향이 크다. 하지만 무한리필의 역사는 결코 짧지 않다. 90년대 초반 이른바 상권호황기라고 했던 시기에도, 97년 말 IMF시기에도, 밀레니엄시대라고 외쳤던 2002년 한일월드컵 시기에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빚어진 금융위기 시대에도 무한리필 음식점은 계속 존재해 왔다. 어쩌면 무한리필 음식점은 메뉴 및 아이템만 달라지고 있을뿐 상권 속에서 끊임없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면서 존재해왔다. 경기불황코드가 지배하는 한국외식시장이다.

◇ 한국인 좋아하는 '삼겹살' 무한리필 늘어나는 이유는?

최근 상권에서 부쩍 많이 목격되고 있는 무한리필 음식점이 있다. 다름아닌 ‘삼겹살 무한리필 9,900원’


음식점이다. 외국계 자본이 투자된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진행하는 삼겹살 무한리필 음식점이 시장을 주도하는 분위기다. 주요 상권은 젊은층 소비자들이 많이 운집해 있는 신세대상권, 대형 대학가상권 등에서 줄서는 무한리필 삼겹살집을 특히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무한리필 고깃집을 이용하는 신세대 소바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반응은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도 마음껏 먹을 수 있고, 값이 싸고, 맛있다는 의견도 들을 수 있다. 아이스크림 디저트가 있어서 좋다는 의견,
게다가 주인과 직원분들도 친절하기까지 하다고 극찬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소비자들 입장에게는 어쩌면 착한 고깃집임에 틀림없다.

◇ 무한리필 음식점 운영 시, 수익성은?

무한리필 고깃집의 식재료 원가는 50% 육박한다. 그렇다면 음식점 사장님들의 반응은 과연 어떨까? 최근 한 고기유통업체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대형 고깃집 무한리필 집들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무한리필 고깃집의 위기라고 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고깃집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기 원재료값이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무한리필 고깃집에서 공급받는 1kg의 삼겹살 원가가 예전엔 6000원 이하였으나 최근엔 8,500-9500원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무한리필 삼겹살집에서 고객 1인당 평균 고기소비량은 얼마나 될까? 1인당 평균 400g정도를 소비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나머지 식재료비용까지 합한다면 매출액 대비 식재료 원가는 50%에 육박하는 셈이다.

판관비를 제외하고 무한리필 가게 주인이 가져가는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10%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평균 한달 매출액 5,000만-6,000만원 정도를 담보한다고 하더라도 주인의 손에 쥐는 것은 500만원 벌이가 안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 무한리필 음식점, 대부분 프랜차이즈…이유는?

시장전문가 입장에서 보는 또다른 견해도 있다. 무한리필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지금 장사잘되는 가맹점의 매출액이 억대에 이른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호황의 싸이클이 과연 언제까지 갈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무한리필 고깃집의 대부분은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음식점이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무한리필 음식점의 핵심 비즈니스모델은 유통사업이기 때문이다. 한때 유행업종으로 대대적인 확장세를 보였던 저가 치킨집 프랜차이즈 역시 닭유통업체들이 조류독감의 위기를 넘기려는 일환으로 저가판매망 구축과 동시에 대량 물량소비의 발판으로 삼았던 전례가 있다. 하지만 시장의 눈높이로 본다면 저가 아이템은 곧 유행업종으로 치달을 수 있고, 유행업종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시장의 법칙이 존재한다.

무한리필 고깃집의 가장 큰 첫 번째 소비가치는 역시 가격경쟁력이다. 저렴하다는 얘기다. 양껏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당연지사 호주머니가 얇은 서민층 상권, 20대 이하 신세대 상권에서는 새로운 스타일의 무한리필 고깃집이 생기면 개점초기 고객접근성은 높아진다. 맛의 품질 역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애초 기대치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무한리필 고깃집들은 남학생이 많은 상권, 호주머니가 얇은 서민층 상권에서는 얼마든지 개점초기 이슈가 될 수 있다. 관건은 롱런의 문제다. 특히 경쟁업체들까지 난립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금방 싫증을 느끼게되고, 단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시장의 정설이다.

◇ 무한리필 음식점의 지속 가능성은?

무한리필 외식 아이템이 시장에서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 이러한 근거는 한국 외식시장에서 무한리필 매뉴의 족적을 뒤져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작년까지 시장에서 많이 생겨났던 외식아이템은 무한리필 연어전문점이었다. 연어전문점 역시 수입산 연어의 가격경쟁력으로 초기엔 무한리필이 가능했다. 하지만 유통물량을 떠나서 소비자들의 구매가치, 구매패턴 입장 즉 한번 구매한 고객의 반복구매 빈도를 체크해보면 무한리필 연어의 지속가능성을 어렵지않게 예감할 수 있었다. 예상대로 무한리필 연어가게는 시장에서 하나둘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90년대 중반부터 한국 외식시장에서는 무한리필 저가 참치전문점이 전국적으로 성행한 적도 있다. 하지만 저가 참치전문점 역시 무한리필 코드로 소비자들의 환심을 사기는 했지만, 참치 유통시장 환경의 변수로 인해서 시장에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데는 실패했다. 한때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는 간장게장 무한리필 아이템도 성행한 적이 있다. 100% 유통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한 사업이었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저가 꽃게물량 확보가 선행되어야 가능한 아이템이었다. 결국 원가 상승으로 시장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 한 때 인기끌던 '한식뷔페 전문점'…현 상황은?

무한리필 키워드는 아니지만 맘껏 먹으라고 하는 대표적인 외식아이템은 뷔페식당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까지만 해도 대기업들은 너나없이 한식뷔페사업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계절밥상, 자연별곡 같은 대형 기업체들의 한식뷔페 뿐만아니라 그전에는 결혼식장이나 돌잔치를 할 때 만나는 저가 뷔페시장 또한 지금까지 시장에서 명맥을 잇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편의성이 우선할 뿐이지, 뷔페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그닥 높지는 않다. 이런 분위기에서 대기업들의 한식뷔페시장은 출현했다. 그전까지의 패밀리레스토랑의 샐러드뷔페 컨셉을 강화한 모델이었다. 오픈초기 대기업 뷔페들은 소비자들의 발길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1인당 1만 2,900원, 1만 3,900원에 무한리필 컨셉은 대형화로 편의성이라는 경쟁력을 엎고 선전했다.

하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한번 이용해본 소비자들의 반복구매 빈도가 그다지 높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요즘처럼 다이어트와 웰빙트렌드가 강한 시장에서 맘껏 배불리 먹는다는 트렌드가 소비자들에게 감동으로 다가가지도 못했다. 단지 새로 생긴 대형식당이니까 한번은 이용해본다는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작용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 日 사례에서 살펴본 무한리필 음식점 전망은?

지금도 일본에서는 저가아이템이 외식시장에서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단품메뉴를 저렴하게 팔기는 하지만 무한리필 음식점이 많은 것은 아니다. 일본인들의 콤펙트 문화가 무한리필과는 상치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외식시장에서의 무한리필 아이템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생겨날 수 있다고 본다. 단지 메뉴와 칼라, 운영시스템, 브랜드칼라만 새로움의 옷을 입고 지속적으로 출현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무한리필 음식점의 수명은 결코 길수가 없다는 얘기다. 원재료 유통시스템에 수익모델이 맞춰져 있는만큼 프랜차이즈 형태로 출점할 수 밖에 없다. 무한리필 음식점은 얄팍한 프랜차이즈가 아닌 제대로된 상품경쟁력을 가지고 런칭하는 음식점도 간혹 상권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무한리필 브랜드들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막대한 자금력 앞에서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무한리필을 내세운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난립하게 되면 브랜드간 경쟁이 심화되기 마련이다. 경쟁은 또다른 경쟁을 잉태하기 마련이다. 무한리필 음식점 한곳이 줄을 서면 더 좋은 입지에 같은 기간 내에 여러개의 무한리필 음식점이 생긴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무한리필 음식점의 단명을 초래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무한리필 음식점은 불황기의 거부할 수 없는 외식시장의 현상으로 보여진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무한리필 음식점이 내가게 옆에 출점했을 때의 상관관계를 늘 눈여겨봐야 한다. 한국시장에서의 외식경영은 참 어려운 일이다.

◇ 무한리필 음식점 창업자, 유의할 점은?

우선 프랜차이즈 브랜드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 또 무한리필 음식점 컨셉은 철저하게 박리다매 아이템이기 때문에 투자금액 대비 수익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출점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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