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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위해 싸우는 악인들의 전쟁…영화 '아수라' 外

SBS Biz 신우섭
입력2016.09.28 18:31
수정2016.09.28 18:31

<앵커>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현장 시간입니다.

오늘은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 영화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아픔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연극 등을 준비해봤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우섭 기자, 어서오세요.

정우성, 황정민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영화 아수라가 오늘 개봉했죠?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화려한 출연진으로 개봉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영화인데요.

정우성과 황정민, 곽도원과 주지훈, 정만식 등 둘째가라면 서러운 연기파 배우들이 힘을 합쳤습니다.

영화 제목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흥미로운데요.

메가폰을 잡은 김성수 감독은 처음에 '반성'이라고 제목을 지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반응이 좋지 않았고 대본을 본 배우 황정민이 "아수라판이네"라고 말한 부분이 그대로 제목으로 채택됐다고 합니다.

<앵커>
아수라가 축생계와 인간계 사이에 있는 중생으로 싸움의 신이자 불법을 지키는 신이잖아요.

이런 아수라의 의미대로 영화도 전개되겠죠?

<기자>
네, 영화는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악인들의 전쟁이 안남시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펼쳐집니다.

강력계 형사인 한도경은 이권과 성공을 위해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악덕 시장 박성배의 뒷일을 처리해주며 그 대가로 돈을 받는데요.

형사지만 말기암 환자인 아내의 병원비를 핑계로 돈이 되는 일은 뭐든 하게 됩니다.

하지만 형사 한도경의 이러한 약점을 쥔 검사 김차인과 수사관 도창학은 그를 협박하고 이용해 악덕시장의 비리를 캐내려하고요.

각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목을 짓누르자 형사 한도경은 자신을 형처럼 따르는 후배 형사를 악덕 시장 수하로 들여보내는 등 서로 물지 않으면 물리는 지옥같은 세상이 펼쳐집니다.

감독이 말하는 영화의 기획 의도 직접 들어보시죠.

[김성수 / 감독: 생존하려고 하는 현실을 악이 난무하는 세계라고 영화적으로 설정했고요. 그렇게 서로 물고 뜯고 하는 그런 세상이 펼쳐지면 고통의 아수라장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앵커>
기존의 범죄액션 영화와는 좀 다른 부분도 있다고요?

<기자>
네, 기존에는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큰 틀에서 영화가 전개됐는데요.

하지만 아수라는 진정한 악인은 우리 도처에 널려있고, 모두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평범하고 힘없는 사람들도 절대권력이 악이 되면 악인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거고요.

이러한 악인열전에 대해 관람객들도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같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 역대 최대인 915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내부자들의 기록을 깰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배우들의 각오도 이어서 들어보시죠.

[정우성 / 한도경 역: 여러분들이 현장에서 저희가 느꼈던 감정의 깊이, 몰입감 등을 영화를 통해서 함께 공유하시길 바랍니다.]

[황정민 / 박성배 역: 올 여름 굉장히 덥고 찝찝하고 그러셨을텐데 이 영화로 시원함 느끼시길 바랍니다.]

[곽도원 / 김차인 역: 화끈하게 폭발하는 영화입니다. 와서 즐기시길 바랍니다.]

[정만식 / 도창학 역: 우리의 지금 이야기라고 생각하시고 봐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지훈 / 문선모 역: 영화를 보고 친구가 생각나거나 소주가 한잔 먹고 싶거나 아마도 저희 영화를 보시면 그런 느낌이 오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얼마나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지켜보겠습니다.

이번엔 전시회 얘기 좀 해볼까요?

김수지 작가의 개인전이 열렸다고요?

<기자>
네, 고전적인 느낌 속에서 현대미술 작품들이 왕성하게 발표되는 인사동에서 김수지 작가의 첫 개인전이 열렸습니다.

10여개의 작품이 전시되는데 공통점은 작품들의 주된 배경이 물과 관련돼 있다는 겁니다.

먼저 '깊은 물속에'라는 작품을 보면 마치 나무의 나이테가 연상되는데요.

물의 일렁거림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동양화를 전공한 김수지 작가는 30년 전 가정을 위해 미술을 그만뒀었는데요.

그때 지금이 내 미술의 끝이 아닐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작품에 반영된 듯 끝없는 일렁이는 느낌이 전해집니다.

작가가 말하는 물의 의미 직접 들어보시죠.

[김수지 / 작가: 물속에 잠수하면 굉장히 편안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윙하는 소리에 바깥소리 안나고. 그런 잠수의 느낌이 굉장히 좋아서 그 느낌을 어떻게 미술로 표현해볼까.]

<앵커>
작품에 사용된 원료가 모두 한지라고요? 한지로 만든 작품이 독특한 느낌을 전달해 주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앞서 보셨던 작품도 한지를 사용했고 지금 보시는 '깊은 물속은 붉을까?'라는 작품도 한지가 사용됐습니다.

물속에서 바라본 세상을 표현했는데요.

한지를 태우거나 해서 물속에서 바라봤을때 뭔가 일그러지는, 첩첩산중인 느낌의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에폭시라는 요소로 표현된 반달을 통해 조용하고 편안함 느낌도 전달되는데요.

[김수지 / 작가: 한지는 다른 양지와 달리 모든게 물과 관련된 종이예요. 좋은 면소재의 속옷을 입은 것 같이 몸에 착 달라붙는 내 것이다 하는 느낌이 들어 더 편안하고요.]

작가는 머릿 속에 떠돌고있는 고민들을 물 속에 담궈 씻어내듯 긴 한지띠를 한겹한겹 감으며 2년이란 시간동안 작업을 했다고 하는데요.

내년 홍콩 아트페어에도 참가하는 김수지 작가의 개인전은 다음 달 4일까지 인사동 갤러리엠에서 열립니다.

<앵커>
한국의 근현대사를 얘기하는 연극도 준비됐죠?

<기자>
네, 연극 썬샤인의 전사들이 관객들을 찾아왔습니다.

두산 초대회장인 고 연강 박두병 선생의 뜻을 기려 예술가를 지원하는 두산연강 예술상을 받은 김은성 작가의 신작인데요.

연극은 1940년대부터 7,80년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근현대사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묻혀있고 닫혀있는 이야기를 꺼내고 열어서 우리 자신을 바라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일본군위안부와 제주4.3사건, 6.25 한국전쟁과 군부독재시대 등 상처로 뒤덮인 얘기가 극 중 소설가가 쓴 소설로 진행됩니다.

<앵커>
그럼 썬샤인의 전사들이라고 하는게 극 중 소설가인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썬샤인의 전사들은 갇혀있는 아이들입니다.

제주4.3사건 당시 동굴이나 만주 위안소 쪽방에, 전장의 얼어붇은 참호 속에 갇혔던 아이들의 이야기인데요.

작가노트에 쓰인 글 중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다시 이름을 불러달라는 갇혀있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인상적으로 다가오는데요.

부새롬 연출도 역사가 그저 과거에 있었던 일이 아니라 현재를 움직이는 두터운 힘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데요.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지만 다시금 되돌아보며 역사 인식을 확장하자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우미화, 김종태 등이 출연하는 이번 연극은 다음 달 22일까지 두산아트센터에서 열립니다.

<앵커>
조금 무겁다고도 느껴지는 주제를 어떻게 표현했을 지 궁금해집니다.

중국 영화만 전용으로 상영하는 영화관도 개봉했다죠?

<기자>
네, 그동안 수입과 배급 비용에 따른 리스크 등으로 중국 영화를 한국에서 만나보는게 쉽지 않은게 현실이었는데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한국과 중국간 균형잡힌 문화교류가 양국 영화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모은 영화문화인들이 최근 중국 영화 전용관인 실크로드 씨어터를 오픈했습니다.

어제(27일) 관계자들이 모여 기념행사도 열었는데요.

한중문화센터 등이 모여 만든 한중영화교류위원회가 운영을 맡게 되고 운영위원장은 영화배우 안성기씨가 담당하게 됐습니다.

잠실 롯데시네마 12관을 찾으면 오우삼, 왕가위 감독의 특별전과 명화 등을 언제나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앵커>  
네 새롭게 개봉하는 영화들이 많은데요.

다양한 작품들을 비교해보시는 것도 또 다른 관람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신우섭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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