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도 국가신용등급 고공행진…"방심은 금물"
SBS Biz
입력2016.08.08 16:23
수정2016.08.08 16:23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에 부여한 신용등급이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한국경제에 대한 국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기 둔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국가신용등급 평가는 부채상환 능력을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이를 한국경제의 '종합 성적표'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안 좋다 안 좋다 해도…"한국경제,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아" S&P가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은 전반적인 글로벌 경제 부진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한국은 '선방'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글로벌 수요 부진과 맞물려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2%대로 고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지만 선진국 경제는 더 좋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주요국의 신용등급은 올해 줄줄이 하향조정됐다.
S&P가 지난 6월 말 영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2계단이나 하향한 것을 비롯해 S&P, 무디스, 피치 등 신용평가사들은 호주, 일본, 핀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중국 등의 신용등급이나 전망을 잇달아 낮췄다.
그런데도 S&P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지난해 9월에 이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재차 상향 조정했다.
그 이유로 S&P는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6% 수준으로, 0.3∼1.5% 수준인 선진국보다 높다는 점을 들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2019년 한국의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사상 최장 기간인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인 수출도 S&P가 보기엔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올해 수출이 부진하고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겪고 있지만 수출은 아시아 지역 국가들보다 크게 처지는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그마저도 S&P는 미국 경제가 회복하면 대(對) 중국 수출 부진도 일부 보완할 수 있으리라 내다봤다.
S&P는 대외부문 지표 개선도 언급했다.
S&P는 특히 국내 은행이 지난해 대외순채권 상태로 전환됐고 경상계정에서 수입 대비 단기외채 규모가 감소했다는 점을 들었다.
한국의 환율과 외환시장이 충격이 발생했을 때 완충 장치로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를 보이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S&P는 한국의 가계부채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지만 금융당국이 대출의 고정금리 전환정책을 펴는 등 위험을 완화하고자 노력해왔다고 평가했다.
정부 부채도 S&P의 자체 계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GDP의 20% 수준으로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 "빚 갚는 능력 본 것…종합평가로 볼 수는 없어" 해외 신용평가사로부터 높은 등급을 받은 것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마냥 샴페인만 터뜨릴 일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S&P의 신용등급 평가는 부채상환 능력, 즉 '빚 갚는 능력'을 주로 평가하는 것인 만큼 이를 우리 경제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AA등급은 S&P의 전체 21개 등급 중 3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우리나라가 AA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P의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은 최근 2년여간 A+(긍정적), AA-(안정적), AA(안정적)으로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으로 중국(AA-)과 일본(A+)과도 격차를 더 벌리게 됐다.
무디스와 피치도 중국·일본에 비해 한국의 신용등급을 더 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S&P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대해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한국경제가 차별화되는 주요 요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외적 위험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한국경제의 대외 안정성이 크게 부각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내 금융사, 공기업 등의 신용등급 상승으로도 이어져 해외 차입 비용 이 줄어드는 등 대외 안정성을 보다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S&P는 부채상환 능력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평가한 만큼 '방심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이어진다.
경기 부진에 더해 조선·해운 구조조정까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S&P가 신용등급 상향의 근거로 제시한 경상수지 흑자 역시 사실상 수입 감소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신용등급 상향으로 개별기업의 신용등급도 좋아지겠지만, 지금처럼 기업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중국 등 글로벌 경기 활성화가 선행되지 않는 한 국가신용등급 상향이 수출에 직접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전문가들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만 방심은 금물"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라고 입을 모았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안에서는 가계부채, 정부 부채, 기업부채 문제를 얘기하는데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안정적"이라며 "다른 나라는 더 안 좋은 것이고 우리는 상대적으로 투자 여건이 좋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용등급 상향으로 외국인 자본투자, 해외직접 투자가 좋아져서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가 신용등급이 상향되면 외자 유치를 하는 개별기업의 신용도가 그만큼 올라가는 것"이라며 국가신용등급 상향이 기업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일부 외신에서 한국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보도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신용등급 상향은 이런 부정적인 외신 뉴스를 상쇄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국가신용등급 상향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이를 활용해 청년실업, 구조조정, 수출 활성화 등 당면한 현안에 계속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교수는 "비유를 하자면 돈을 못 벌어도 재산만 많이 쌓아놓고 있으면 국가신용도는 높게 나올 수 있다"라며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우리 경제의 종합적인 성적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 연구위원도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우리가 당장 밟고 뛸 수 있는 큰 희망요인이 될 수는 없다"라며 "내수·투자 등이 좋아서 된 것은 아니므로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세종=연합뉴스)
특히 중국의 경기 둔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국가신용등급 평가는 부채상환 능력을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이를 한국경제의 '종합 성적표'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안 좋다 안 좋다 해도…"한국경제,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아" S&P가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은 전반적인 글로벌 경제 부진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한국은 '선방'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글로벌 수요 부진과 맞물려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2%대로 고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지만 선진국 경제는 더 좋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주요국의 신용등급은 올해 줄줄이 하향조정됐다.
S&P가 지난 6월 말 영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2계단이나 하향한 것을 비롯해 S&P, 무디스, 피치 등 신용평가사들은 호주, 일본, 핀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중국 등의 신용등급이나 전망을 잇달아 낮췄다.
그런데도 S&P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지난해 9월에 이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재차 상향 조정했다.
그 이유로 S&P는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6% 수준으로, 0.3∼1.5% 수준인 선진국보다 높다는 점을 들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2019년 한국의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사상 최장 기간인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인 수출도 S&P가 보기엔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올해 수출이 부진하고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겪고 있지만 수출은 아시아 지역 국가들보다 크게 처지는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그마저도 S&P는 미국 경제가 회복하면 대(對) 중국 수출 부진도 일부 보완할 수 있으리라 내다봤다.
S&P는 대외부문 지표 개선도 언급했다.
S&P는 특히 국내 은행이 지난해 대외순채권 상태로 전환됐고 경상계정에서 수입 대비 단기외채 규모가 감소했다는 점을 들었다.
한국의 환율과 외환시장이 충격이 발생했을 때 완충 장치로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를 보이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S&P는 한국의 가계부채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지만 금융당국이 대출의 고정금리 전환정책을 펴는 등 위험을 완화하고자 노력해왔다고 평가했다.
정부 부채도 S&P의 자체 계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GDP의 20% 수준으로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 "빚 갚는 능력 본 것…종합평가로 볼 수는 없어" 해외 신용평가사로부터 높은 등급을 받은 것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마냥 샴페인만 터뜨릴 일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S&P의 신용등급 평가는 부채상환 능력, 즉 '빚 갚는 능력'을 주로 평가하는 것인 만큼 이를 우리 경제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AA등급은 S&P의 전체 21개 등급 중 3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우리나라가 AA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P의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은 최근 2년여간 A+(긍정적), AA-(안정적), AA(안정적)으로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으로 중국(AA-)과 일본(A+)과도 격차를 더 벌리게 됐다.
무디스와 피치도 중국·일본에 비해 한국의 신용등급을 더 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S&P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대해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한국경제가 차별화되는 주요 요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외적 위험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한국경제의 대외 안정성이 크게 부각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내 금융사, 공기업 등의 신용등급 상승으로도 이어져 해외 차입 비용 이 줄어드는 등 대외 안정성을 보다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S&P는 부채상환 능력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평가한 만큼 '방심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이어진다.
경기 부진에 더해 조선·해운 구조조정까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S&P가 신용등급 상향의 근거로 제시한 경상수지 흑자 역시 사실상 수입 감소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신용등급 상향으로 개별기업의 신용등급도 좋아지겠지만, 지금처럼 기업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중국 등 글로벌 경기 활성화가 선행되지 않는 한 국가신용등급 상향이 수출에 직접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전문가들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만 방심은 금물"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라고 입을 모았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안에서는 가계부채, 정부 부채, 기업부채 문제를 얘기하는데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안정적"이라며 "다른 나라는 더 안 좋은 것이고 우리는 상대적으로 투자 여건이 좋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용등급 상향으로 외국인 자본투자, 해외직접 투자가 좋아져서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가 신용등급이 상향되면 외자 유치를 하는 개별기업의 신용도가 그만큼 올라가는 것"이라며 국가신용등급 상향이 기업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일부 외신에서 한국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보도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신용등급 상향은 이런 부정적인 외신 뉴스를 상쇄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국가신용등급 상향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이를 활용해 청년실업, 구조조정, 수출 활성화 등 당면한 현안에 계속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교수는 "비유를 하자면 돈을 못 벌어도 재산만 많이 쌓아놓고 있으면 국가신용도는 높게 나올 수 있다"라며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우리 경제의 종합적인 성적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 연구위원도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우리가 당장 밟고 뛸 수 있는 큰 희망요인이 될 수는 없다"라며 "내수·투자 등이 좋아서 된 것은 아니므로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세종=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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