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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인생 422년 내공으로 빚어낸 '햄릿'

SBS Biz 신우섭
입력2016.07.28 10:25
수정2016.07.28 10:25

■ 경제 와이드 이슈&

<앵커>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현장 시간입니다.

오늘(28일) 취재기자 신우섭 기자가 자리했습니다.

신 기자, 화제네요.

연극계에서 연극 햄릿이죠.

그야말로 우리나라 대표하는 명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기자>
네, 올해가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입니다.

그래서 현재 연극계에서 수많은 기념공연이 열리고 있는데요.

특히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가장 먼저 쓴 햄릿이 무대에 많이 올려지고 있습니다.

또 이 햄릿은 지난 1951년, 배우이자 연출가였던 故 이해랑 선생에 의해 국내에서 처음 공연이 이뤄졌었는데요.

올해가 또 대한민국 연극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해랑 선생 탄생 100주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점을 기념하기 위한 햄릿 공연에 이해랑 연극상을 받은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배우 전무송과 유인촌, 손숙, 윤석화 등 9명이 모였는데 이 배우들의 연기인생 합만 무려 422년입니다.

<앵커>
어떻게 연기할지 기대해보도록 하겠고 그러면 극은 어떻게 전개가 되는 거죠?

<기자>
많이들 워낙 유명한 공연이니까 아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설명해 드리면요.

덴마크의 왕이 갑자기 죽은 후 왕의 동생인 클로디어스가 왕위에 오르고 선왕의 왕비인 거트루드와 재혼합니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에 대한 원망에 사로잡혀 있는 햄릿 왕자는 아버지의 망령으로부터 자신이 동생에게 독살되었다는 말을 듣고 복수에 나서게 되는데요.

결국, 펜싱시합에서 복수에 성공해 클로디어스를 죽인 뒤 자신도 목숨을 잃게 되는 이야기가 간결하고 숨 가쁘게 진행됩니다.

햄릿이 복수할지 말지 고뇌하는 부분, 극 중에서 직접 확인해보시죠.

[유인촌 / 햄릿 역 :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 잔인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묵묵히 참고 견딜 것이냐. 이길 수 없는 싸움일 줄 알면서도 밀려오는 고해의 파도에 맞서 결연히 싸우다 쓰러질 것이냐.]

그동안 햄릿은 우유부단함으로 치부됐지만, 이번 연극에서는 삶 속에 스며드는 죽음의 무게와 싸워나가는 햄릿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공연은 다음 달 7일까지 국립극장에서 열립니다.

<앵커>
소재 자체도 클래식 명품인 데다가 원로 배우들도 다 명품 아닙니까.

상당히 기대되는군요.

연극 얘기 하나 더 해보죠.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연극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창작그룹 가족이 월곡동 산 2번지라는 연극을 준비했습니다.

현대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죠.

테네시 월리엄스의 초기작품인 유리동물원을 원작으로 한 공연인데요.

원작은 경제공황 시절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했는데 이번 연극은 1980년대 우리나라의 중, 하층 서민 가족들의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지금 구하기 힘든 골드 스타 TV와 라디오 등 소품과 각 신마다 의미를 부여한 마이웨이, 나 어떡해 등 배경음이 30여 년 전 추억 속으로 관객들을 이끕니다.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분신한 전태일에 대한 이야기로 술잔을 기울이며 시위를 하는 모습에서는 당시 시대상황도 느껴볼 수 있습니다.

<앵커>
주제가 가족이잖아요.

피를 나눈 사랑하는 가족이니까 사랑하는 마음은 당연히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가족 간의 갈등은 매한가지인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연극은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 없이 홀로 두 남매를 키우는 데 일생을 헌신한 어머니 그리고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아들과 소아마비 등 장애를 가진 딸 사이의 가슴 시린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들이 집은 뒷전이고 꿈만 향해 간다고 생각하는 어머니와 아들의 갈등이 고조되는데요.

장남으로 태어나 자신의 꿈보다는 집안과 가족들을 위해 살아온 우리 부모님 세대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앵커>
이런 가족들 간 갈등, 결론이 어떻게 납니까?

<기자>
네, 일단 극 중에서 어머니는 장애가 있는 딸에게 적당한 남편감을 찾아주는 게 소원인데 일이 틀어지자 또다시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지게됩니다.

결국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게 되는데요.

이후에도 영혼만은 자식들 곁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 맴돌게 되는데, 어머니는 죽어서야 자식들 옆에서 인생에서 가장 흐뭇하고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30여 년 전 가족 이야기로 현시대를 살아가는 가족, 그러니까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 그리고 극의 중심을 잡고 있는 어머니의 의미는 무엇인지, 연출과 배우의 말 직접 연달아 들어보시죠.

[윤돈선 / 월곡동 산 2번지 연출 : 어디에선가는 우리와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것이 가족이다. 현실에서는 자기가 가고자 하는 이상들이 서로 다르니까 싸우지만, 결론은 우리는 가족이다, 이 얘기인 거죠.]

[장설하 / 어머니 역 : (자식에게 희생하면서도) 속에는 소녀같은 꿈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그 꿈이라는 게 우리 엄마들이 항상 하는 것처럼 내가 뭔가 이루려는 꿈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잘되길 (바라는 거죠.)]

다음 달 1일 거창 국제연극제에도 참가하는 공연은 다음 달 9일부터 15일까지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에서 관객들과 함께합니다.

<앵커>
네, 신우섭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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