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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인생 422년이 푼 햄릿의 고민

SBS Biz 신우섭
입력2016.07.27 18:19
수정2016.07.27 18:19

<앵커>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현장 시간입니다.

오늘은 세계 최고의 극작가인 셰익스피어의 비극인 햄릿을 다룬 연극과 650년전 바다에 가라앉은 보물을 공개하는 전시회 등을 준비해봤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우섭 기자 어서오세요.

지금 대한민국 연극계에서 이 작품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햄릿을 위해 명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고요?

<기자>
네, 올해가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입니다.

그래서 현재 연극계에서 수많은 기념공연이 열리고 있는데요.

특히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중 가장 먼저 쓴 햄릿이 무대에 많이 올려지고 있습니다.

또 이 햄릿은 지난 1951년, 배우이자 연출가였던 故 이해랑 선생에 의해 국내에서 처음 공연이 이뤄졌었는데요.

올해가 또 대한민국 연극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해랑 선생 탄생 100주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점을 기념하기 위한 햄릿 공연에 이해랑 연극상을 받은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배우 전무송과 유인촌, 손숙, 윤석화 등 9명이 모였는데 이 배우들의 연기인생 합만 무려 422년입니다.

<앵커>
배우들의 관록이 연기하기 까다롭기로 유명한 청년 햄릿을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해집니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극은 어떻게 전개되나요?

<기자>
네, 덴마크의 왕이 갑자기 죽은 후 왕의 동생 '클로디어스'가 왕위에 오르고 선왕의 왕비인 '거트루드'와 재혼합니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에 대한 원망에 사로 잡혀 있는 햄릿 왕자는 아버지의 망령으로부터 자신이 동생에게 독살되었다는 말을 듣고 복수에 나서게 되는데요.

결국 펜싱시합에서 복수에 성공해 클로디어스를 죽인 뒤 자신도 목숨을 잃게 되는 이야기가 간결하고 숨가쁘게 진행됩니다.

햄릿이 복수를 할지 말지 고뇌하는 부분, 극중에서 직접 확인해보시죠.

[유인촌 / 햄릿 역 "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 잔인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묵묵히 참고 견딜것이냐. 이길 수 없는 싸움일 줄 알면서도 밀려오는 고해의 파도에 맞서 결연히 싸우다 쓰러질 것이냐.]

그동안 햄릿은 우유부단함으로 치부됐지만 이번 연극에서는 삶 속에 스며드는 죽음의 무게와 싸워나가는 햄릿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공연은 다음 달 7일까지 국립극장에서 열립니다.

<앵커>
원로배우들의 명품연기 기대해보겠습니다.

전시회 얘기 이어가보겠습니다.

저도 얼마전 다녀왔었는데 스트리트 아티스트인 미스터 브레인워시 작품들이 아시아 최초로 한국을 찾았다고요?

<기자>
네, 티에리 쿠에타가 본명인 미스터 브레인워시의 파격적인 작품들이 국내에 상륙했습니다.

프랑스 태생인 작가는 페인트와 붓, 스프레이 등을 갖고 대표적인 아이콘들을 그만의 방법으로 정형화 된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는데요.

장주은 앵커가 직접 다녀왔죠? 어떤 부분이 가장 눈에 띄던가요?

<앵커>
네, 먼저 대형페인트로 전시관 전체를 연결해주는 듯한 연출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화면에서 보시는 것처럼 전시관 꼭대기에서부터 페인트가 흘러내리고 있는데요.

맨 아래층, 작가의 자화상 앞 쪽에서 봐야 전체를 볼 수 있는데 전시관 전체가 마치 하나의 작품인 듯한 느낌이 듭니다.

작품들은 보면 색감이 다채롭고 밝은데다가 작가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나타내듯 life is beautiful, love 등과 같은 단어들이 작품 중간 중간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가의 마인드가 반영된 작품들을 본 관객들도 실제 마음이 힐링된다는 평가도 많았고요.

<기자>
네, 전시회에 온 관람객들은 내 방에 놀러온 손님이다라는 작가의 신념을 관객들이 느끼는게 아닐까 싶은데요.

이 외에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설치작품인 스타워즈 워커로봇과 한국 관람객과의 교감을 위한 빅뱅 등 유명인들을 표현한 작품들도 선보입니다.

무려 5톤 트럭 20대 분량, 300여 점이 넘는 작품들은 오는 9월 25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라모던아트뮤지엄에서 관객들을 맞이합니다.

<앵커>
연극 얘기 좀 더 해볼까요? 옛 추억을 생각해보면서 시리고 가슴아픈 가족 이야기가 펼쳐지는 연극이 곧 막을 올린다는데 어떤 공연인가요?

<기자>
네, 창작그룹 가족이 월곡동 산 2번지라는 연극을 준비했습니다.

현대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 테네시 월리엄스의 초기작품인 유리동물원을 원작으로 한 공연인데요.

원작은 경제공황시절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했는데 이번 연극은 1980년대 우리나라의 중, 하층 서민 가족들의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지금 구하기 힘든 골드스타 TV와 라디오 등 소품과 각 신마다 의미를 부여한 마이웨이, 나 어떡해 등 배경음이 30여 년 전 추억 속으로 관객들을 이끕니다.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분신한 전태일에 대한 이야기로 술잔을 기울이며 시위를 하는 모습에서는 당시 시대상황도 느껴볼 수 있습니다.

<앵커>
주제가 가족이잖아요.

물론 피를 나눈 사랑하는 가족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가족간의 갈등은 매한가지였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연극은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 없이 홀로 두 남매를 키우는 데 일생을 바친 어머니.

그리고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아들과 소아마비 등 장애를 가진 딸 사이의 가슴 시린 이야기가 펼쳐지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아들이 집은 뒷전이고 꿈만 향해 간다고 생각하는 어머니와 아들의 갈등이 고조됩니다.

장남으로 태어나 자신의 꿈보다는 집안과 가족들을 위해 살아온 우리 부모님 세대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앵커>
뭔가 어머니와 아들의 입장이 다 이해가 되는 느낌입니다.

그게 바로 가족간의 갈등인 것 같고요.

그럼 이러한 가족 이야기의 결말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어머니는 장애가 있는 딸에게 적당한 남편감을 찾아주는게 소원이지만 일이 틀어지자 또 다시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지게됩니다.

결국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게 되는데요.

이후에도 영혼만은 자식들 곁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 맴돌게 되는데, 어머니는 죽어서야 자식들 옆에서 인생에서 가장 흐뭇하고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30여년 전 가족이야기로 현 시대를 살아가는 가족, 즉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 그리고 극의 중심을 잡고 있는 어머니의 의미는 무엇인지, 연출과 배우의 말 연이어 들어보시죠.

[윤돈선 / '월곡동 산 2번지' 연출 : 어디에선가는 우리와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것이 가족이다. 현실에서는 자기가 가고자 하는 이상들이 서로 다르니까 싸우지만 결론은 우리는 가족이다, 이 얘기인거죠.]

[장설하 / 어머니 역 : (자식에게 희생하면서도) 속에는 소녀같은 꿈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그 꿈이라는게 우리 엄마들이 항상 하는 것처럼 내가 뭔가 이루려는 꿈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잘 되길 (바라는거죠.)]

다음 달 1일 거창 국제연극제에도 참가하는 공연은 다음 달 9일부터 15일까지 대학로 아름다운극장에서 관객들과 함께 합니다.

<앵커>
연극에서 여러 의미가 있는 라디오가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하니, 관심있게 보시면 더 흥미로운 관람이 될 것 같습니다.

특별한 전시회 소식이 또 있네요.

<기자>
네, 지난 1975년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한 어부의 그물에 도자기 6병이 걸려 올라왔었죠.

놀랍게도 수백년 전인 원나라 때 만들어진 청자였는데요.

이때부터 본격적인 발굴이 이뤄졌고 당시 최대 규모 무역선으로 추정되는 신안 해저선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바닷속 문화재는 전체의 5%에 불과했는데요.

하지만 이번에는 지금까지 발굴된 2만 4천여 점의 문화재 가운데 2만 300여 점을 모두 모아 전시하는 첫 자리가 마련된 겁니다.

<앵커>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시라면서요? 어떤 문화재들을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일본 상류층이 선호했던 복고풍의 그릇들과 도자기와 향신료는 물론 28톤 규모의 동전도 선보입니다.

항해에 나섰던 선상의 일상까지 살펴볼 수 있는데요.

당대 동아시아의 교역 상황과 수많은 수중문화재 조사의 밑바탕이 된 이번 전시는 오는 9월 4일까지 이어집니다.

<앵커>
저희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신우섭 기자와 얘기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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