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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더 화려해졌다

SBS Biz 신우섭
입력2016.07.21 10:12
수정2016.07.21 10:12

■ 경제와이드 이슈&

<앵커>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현장 시간입니다.

오늘은 과학자들의 철학적 갈등과 고뇌를 펼쳐낸 연극과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등을 준비해봤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어려운 물리학을 배경으로 한 연극, 코펜하겐이 무대에 올랐다고요?

<기자>
네, 아무래도 연극의 소재로는 흔치 않다보니 어렵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우선 왜 제목이 코펜하겐이냐면, 연극의 배경은 1941년입니다.

당시 덴마크의 수도인 코펜하겐은 양자 물리학의 메카였습니다.

여기서 세기를 뒤흔든 당시 최고의 물리학자였던 '닐스 보어'와 '하이젠베르그'가 과학적 양심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던 실화를 무대에 올렸는데요.

이 코펜하겐은 연극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토니상에서 최우수연극상 등을 수상하는 등 세계에서 인정받은 작품입니다.

특히 연극을 국내에 소개한 단체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교 연극반 출신들이 만든 극단 '실극'이었고요.

<앵커>
어려울 것 같으면서도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되나요?

<기자>
네, 우선 앞서 말씀드린 닐스 보어와 하이젠베르그의 관계를 이해해야 하는데요.

닐스 보어는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20세기 가장 영향력있는 물리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고요.

하이젠베르그는 독일의 물리학자로 양자역학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웠습니다.

닐스보어가 강의에서 하이젠베르그의 재능을 알아보는 등 이 둘은 오랜기간 동안 연구 동료이자 절친한 사제지간이었는데요.

하지만 세계 2차 대전이 일어나고 두 사람은 서로 적국으로 갈라서게 됩니다.

하이젠베르그가 독일 핵무기 연구의 대표가 되었는데 닐스보어는 반유대인으로 힘들게 살아가게 되는데요.

하이젠베르그는 개인적인 시간을 내서 1941년 9월경 보어를 찾아갔는데 핵의 도덕성에 대해 이야기하러 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핵을 둘러싼 과학자의 양심을 건 두 사람의 갈등, 극중에서 잠시 확인해 보시죠.

[하이젠베르그 : 미국에서 이미 원자탄을 개발중이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닐스 보어 : 이제야 본론이 나오는구만. 이제야 모든 것을 알겠어. 자네 연합국의 핵개발 계획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은거지?]

[하이젠베르그 : 있는지 없는지만 좀 알고 싶었습니다. 저는 지금 조국을 배반하고 목숨을 걸고 독일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는데.]

<앵커>
근대 물리학의 전환기이자 핵무기 개발 정점에서 이 만남이 어떤 역할을 했을지 궁금해집니다.

결과는 연극을 봐야겠죠?

<기자>
네, 연극을 지휘한 윤우영 연출은 관객들이 공연을 보면서 억지로 과학이론을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는데요.

앵커가 말씀하신대로 오히려, 왜 하이젠베르크가 위험을 무릅쓰고 독일의 반대세력 국가 사람인 '닐스 보어'에게 불확실한 목적을 갖고 찾아갔는지 등 천재 물리학자들이 말하는 인생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동안 느껴볼 수 없었던 진지한 감동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인데요.

어렵고 난해한 과학이 아니라 생명과학, 로봇공학 등 우리 사회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과학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배우 남명렬 등이 출연하는 연극은 오는 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에서 열리고요.

<앵커>
브로드웨이에서 5000번 이상 공연이 펼쳐진 역대급 뮤지컬도 마련됐죠?

<기자>
네, 뮤지컬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공연, '브로드웨이 42번가'가 관객들을 찾아왔습니다.

콘텐츠, 또 뮤지컬의 백미인 일사분란한 탭댄스와 압도적인 무대까지 흥행 3박자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데요.

이번에 한국 상륙 20주년이 됐는데, 우리나라가 라이선스를 사서 무대에 올린 뮤지컬 중 처음으로 20년을 넘긴 뮤지컬입니다.

쇼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가장 완벽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요.

<앵커>
성공과 사랑에 대한 두 가지 큰 주제로 공연이 전개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관객들의 시선이 여주인공은 물론, 남자 조연배우에게 쏠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댄서가 되는게 꿈인 시골 출신 '페기'가 연출가인 '줄리안'에게 발탁돼 내리막을 걷는 배우 '도로시'를 대신해 공연에 나서 일약 스타가 되는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페기에게 관심이 많이 쏠리는데, 앞서 말씀드린 연출가 줄리안역에 뮤지컬에 배우 송일국과 이종혁이 캐스팅되며 관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두 배우의 각오 직접 들어보시죠.

[송일국 / 줄리안 마쉬 역 : 쇼뮤지컬의 명성과 품격을 갖춘 브로드웨이 42번가와 함께 새롭고 멋진 모습으로 다가가겠습니다.]

[이종혁 / 줄리안 마쉬 역 : 20주년을 맞은 새로운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많은 기대 부탁드리겠습니다.]

또 그동안 국내 공연에서 볼 수 없었던 30여 명이 합을 맞춰 현란한 스템을 펼치는 계단 신이 최초로 공개되고요.

뮤지컬 1세대 히로인 김선경과 최정원까지 출연하는 이번 뮤지컬은 다음 달 28일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열립니다.

<앵커>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전시를 만나볼 수 있는 부산비엔날레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죠?

<기자>
네, 부산비엔날레는 다양한 종교와 인종, 국적의 예술인과 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미술뿐만 아니라 건축디자인, 공연, 세미나까지 이뤄지는 자리입니다.

말 그대로 이질적인 언어와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하고 충돌하는 장인데요.

그래서 주제도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이라고 지어졌고요.

그리고 원래는 부산 청년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힘을 모아 탄생했는데 올해가 10주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해입니다.

비엔날레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아방가르드, 즉 1차 세계대전 이후의 전세계적 위기상황에서 비롯된 20세기 초의 혁신적인 예술경향을 다루는 프로젝트1 등 총 3가지 프로젝트로 구성돼 진행됩니다.

<앵커>
한중일의 아방가르드 미술이 한 자리에 전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요?

미술사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들었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중국은 문화대혁명이 끝난 이후 천안문사태 등이 있었던 1996년까지, 일본은 그라운드제로라고 하는 히로시마 원폭 이후부터 1980년대 말까지의 전위예술 등을 다룰 예정이고요.

우리나라는 7,80년대 군부독재 등으로 조망받지 못했던 영역에 대해 그 흐름과 배경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번 부산비엔날레의 전시감독을 맡은 윤재갑 감독이 말하는 한중일 3국의 아방가르드 미술 전시의 의미, 직접 들어보시죠.

[윤재갑 / 2016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 : 한중일의 7,80년대 아방가르드는 전세계미술사에서 빠져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비엔날레를 통해서 한중일의 잊혀진 미술사와 작가들, (예전) 우리의 전통과 몸부림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앵커>
고려제강이라는 기업의 전폭적인 지원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와이어 등 철강 제품을 만드는 고려제강의 폐공장이 된 부산 수영공장 부지 3000평 전체가 전시장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그동안에는 특별전 개최지에서 일부만 사용됐었지만 이번에는 이를 통해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지게 됐습니다.

오카모토 타로 작가의 '숲의 규칙', 선능경 작가의 '8면의 신문' 등 23개국 120명 작가의 작품 330점이 선보입니다.

학술프로그램과 세미나 등도 이뤄지는 2016부산비엔날레는 오는 9월 3일부터 11월까지 부산시립미술관과 고려제강 수영공장에서 열립니다.

<앵커>
네, 알찬 문화계 소식 잘 들어봤습니다.

신우섭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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