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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서 작가의 '민모션증후군을 가진 남자'…현대인의 감정장애를 위로하다

SBS Biz 온라인 뉴스팀
입력2016.07.19 10:31
수정2016.07.19 10:31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이 이해해주리라는 믿음 없이는 온전히 타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없다. 채워지지 않는 욕망은 때로 예술이라는 형태로 발현된다. 예술가는 예술을 통해 욕망의 추구를 정교화하려는 자들이다.

소설 ‘민모션증후군을 가진 남자’(박하)에서 욕망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데 실패한 그림 그리는 남자, ‘서윤’은 유년 시절의 불운한 과거로 인해 감정 장애를 앓는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 보았자 배신당하고 말 거라는 심리적 억압 때문에 자기 표현이 불가능한 서윤은 그림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일에도 실패한다. 그런 서윤에게 자신의 감정을 읽어내 그림에 제목을 달아주는 ‘유안’은 구원과도 같은 존재다.

올해로 18살인 소녀 작가 안현서는 일찍이 인터뷰를 통해 ‘지독하게 질긴 연으로 이어져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라고 예고한 대로 서로에게 구원과도 같았던 만남이 섬뜩한 악연이 되어 돌아오는 인연의 과정을 어느 조각 하나 뺄 것 없는 촘촘한 구도로 전개한다.

서울대 교수이자 문학평론가 방민호는 추천사를 통해 소설 ‘민모션증후군을 가진 남자’를 이렇게 평한다.

“이 소설이 말하는 민모션증후군이란 울고 싶어도 소리 내지 못하는 병, 슬픔을 슬픔으로 완전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병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모든 일에 확신을 잃어버린 이 시대 사람들의 정신적 병리를 엿볼 수 있다. 안현서는 소설의 표면에 사회를 등장시키지 않고도 이 시대 사람들의 유행병을 날카롭게 포착해 보인다. 순수하다는 것은 근본적인 것, 완전한 것에 가까움을 의미한다. 그것은 어린 것, 미숙한 것으로 설명될 수 없다. 순수하기에 근원에 가 닿는 시선을 여기서 발견한다.”

작가는 16세의 나이로 첫 소설 ‘A씨에 관하여’(박하)를 출간해 한국 문단을 흔들어놓은 바 있다. ‘A씨에 관하여’에 대해 이순원 소설가는 “전혀 16세의 학생이 쓴 것 같지 않다는 의구심이 들고 16세의 학생이 이렇게 잘 써도 되나, 하는 당혹감이 밀려 들었다. 여러 편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내는 솜씨가 놀랍고 작가가 소설 속의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듯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인상적이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현대인의 감정 장애를 위로하는 소설 ‘민모션증후군을 가진 남자’는 우리에게 말한다. 자신에 대한 사랑을 회복한 사람만이 진정으로 남을 사랑할 수 있으며, 내면의 상처를 온전히 치유할 수 있다고. 그리고 지독한 악연의 끝은 반드시 용서여야만 한다고.

소설을 접한 독자들은 “감정적 결핍을 겪고 있는 주인공을 통해 무거운 사회적 주제를 살펴볼 수 있었다”, “마지막 장을 덮어도 여운이 가시지를 않는다”, “소설 속 주인공의 모습이 마치 나처럼 느껴졌다” 등의 공감의 목소리를 쏟아 냈다.

지독한 생의 아이러니 속에서도 끝내 인간의 선한 의지를 회복하는 가슴 먹먹한 사람 이야기를 담아낸 ‘민모션증후군을 가진 남자’는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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