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금융상품 레이더] 금융권 수장 동참한 비과세 해외펀드…'황영기 승'

SBS Biz 이광호
입력2016.05.11 10:13
수정2016.05.11 10:13

■ 경제와이드 이슈&

<앵커>
지난 2월 말에 해외주식형 펀드에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기 시작했습니다.

3000만 원 한도로 10년 동안 펀드에 붙는 소득세는 물론이고, 환율 차익으로 돈을 벌어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비과세 해외펀드가 나올 당시 상품 흥행을 위해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과 미래에셋 CEO들이 이 펀드에 직접 가입하기도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금융 투자업계에서 내로라 하는 수장들이다 보니까 이들이 가입한 상품의 수익률도 궁금해지는데요.

그리고 이제 두 달이 조금 넘은 비과세 해외펀드도 취재기자와 함께 전반적으로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이광호 기자 나와있습니다.

2월 말에 비과세 혜택이 시작되면서 CEO들이 펀드 가입 행사를 할 때도 보도가 됐었는데요.

그 현장부터 다시 돌이켜볼까요?

<기자>
네, 비과세 해외펀드의 가입이 시작됐던 지난 2월 29일, 금융권 수장들이 각자 펀드에 가입을 진행했습니다.

지금 화면에 보이는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고, 왼쪽이 최현만 미래에셋그룹 수석부회장입니다.

그리고 가장 왼쪽에 있는 사람이 당시 미래에셋증권의 변재상 대표인데, 지금은 미래에셋생명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들이 무슨 펀드를 들었나 보면요.

황영기 협회장은 세 펀드에 1000만 원씩 나눠 투자해 한도 3000만 원을 가득 채웠습니다.

셋 다 신흥국에 투자하는 초고위험 펀드인데요.

에셋플러스운용의 차이나리치투게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베트남그로스 증권투자신탁 그리고 미래에셋운용의 인디아디스커버리 펀드입니다.

이 황영기 협회장이 평소 '신흥국이 길이다'라며 신흥국 시장 투자에 대한 강조를 상당히 많이 했는데, 그 신조와 딱 맞는 선택입니다.

두 미래에셋 CEO,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변재상 대표는 둘 다 각종 글로벌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미래에셋운용의 글로벌솔루션펀드에 가입했습니다.

<앵커>
기간이 길지는 않지만, 가장 궁금한 게 수익률일 것 같은데요.

어땠나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아직 두 달밖에 지나지 않아서 수익률을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입니다.

그래도 초반 수익률을 보면 황영기 협회장의 펀드들이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황영기 협회장이 가입한 세 펀드가 모두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요.

손실 위험이 상당한 신흥국 펀드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수익률이 좋습니다.

중국의 대형주, 텐센트나 알리바바 등에 주로 투자하는 차이나리치투게더펀드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4.34%입니다.

6개월 수익률이 -12%대인데 최근들어 수익률이 많이 올랐습니다.

인도의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 컨설팅 기업이나 화학회사 등에 투자하는 인디아디스커버리펀드는 3개월 수익률이 4%에 육박합니다.

역시 6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것과 비교하면 최근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펀드가 베트남에 투자하는 펀드인데요.

이 펀드는 지난 2월에 비과세 혜택이 시작될 때 만들어진 펀드라서, 3개월 수익률이 나오기 전인데요.

최근 한 달 수익률은 4%가 넘었습니다.

이것도 설정된 이후에는 마이너스이지만, 최근들어 수익률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남은 두 CEO 성적을 보면, 이 펀드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2월 29일에 새로 만들어진 펀드인데요.

주로 선진국 펀드들을 담는 재간접 펀드입니다.

일본이나 유럽, 미국 쪽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것도 초기 펀드여서 아직 3개월 수익률이 따로 잡히지는 않았습니다.

설정된 이후의 수익률을 1.48%로, 1.5%까지 조금 안 됩니다.

손실은 보지 않았지만, 기준금리 정도의 수익률이라고 하면 펀드수익률 치고는 좀 아쉽긴 하죠.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초반 성적만 놓고 본다면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의 투자 판단이 좀 더 좋았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래도 수장들이 가입한 펀드들의 성적표만 보기는 좀 아쉽잖아요.

전체 비과세 해외펀드 중에서 인기 끌었던 펀드 좀 소개해주시겠어요?

<기자>
네, 설정액 기준으로 상위 4개 펀드를 보겠습니다.

이 비과세 해외펀드가 시작되고 나서 보름 뒤에 초기 실적이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1위였던 펀드가 지금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피델리티운용의 글로벌배당인컴 펀드입니다.

그 뒤를 황영기 협회장이 들었다던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가 잇고 있고요.

다음으로 중국 투자 펀드 두 개가 3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요 투자국을 보면 중국이 전체 4100억여 원 중에 984억 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뒤를 세계 전반 분산투자와 베트남이 이었습니다.

투자처를 보면 신흥국들이 강세를 보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지금 이야기를 들으면 왠지 해외 신흥국에 투자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실제 전체 펀드를 봐도 그런 모습을 보였는지 궁금해지는데요.

<기자>
네, 금융투자협회가 어제 4월 펀드 시장 자료 통계를 발표했는데요.

여기서 국내 주식형 펀드 규모는 지난 달보다 약 2조 원 가량이 줄어들고, 채권형 펀드가 크게 늘었는데요.

채권형 펀드는 100조 원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늘어나나 싶지만 해외 주식형 펀드는 오히려 지난달보다 1000억 원 늘어서 14조 80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정리하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건 사실이지만 알파 수익을 추구하려는 목적으로 해외펀드, 그 중에서도 신흥국 펀드에 여유 투자자금이 몰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안전자산은 선호하는데 해외펀드가 뜬다, 약간 모순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죠.

해외 펀드는 기본적으로 채권형이나 국내 주식형 보다 위험성이 크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기본적으로 채권형 펀드 등으로 안전한 투자 수익을 노리고, 해외펀드는 부수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추가자금으로 해외펀드를 가입한다고 해도 황영기 협회장처럼 신흥국 초고위험 펀드에 올인하는 전략은 조금 좋지 않을 것 같고요.

신흥국과 선진국을 5:5 정도로 섞어서 해외펀드를 가입하는 게 괜찮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사실, 이번 비과세 혜택이 결코 적은 건 아니거든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꼭 한 번 체크할 필요가 있어보이고요.

그래도 해외펀드는 장기전 아닙니까?

오래보고 안전하게 투자하는 자세가 특히나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광호 기자, 잘 들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이광호다른기사
건기식 시장 6조원…유산균 지고 '이것' 뜬다
이 시각 주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