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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쇼 힘] 기술의 진보가 가져올 부정적인 부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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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6.05.09 18:04
수정2016.05.18 11:37

▷ 제정임 교수 / 진행

기술의 진보가 가족 관계도 많은 변화를 일으킬거다는 얘기를 많이 해요. 특히 노동이, 기계 노동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면서 지금은 지적 노동까지 갔지만 근육을 대체하는 건 점점 더 지배적이 되는데 그래서 남자가 필요 없을 거야. 지구가 모계 사회로 바뀔 거라는 얘기도 나오는 것 같아요. 말이 되는 건지 배 작가님이 상상하는 미래 가족은 어떤지 말씀해주세요.

▶ 배명훈 / 작가  

그건 좀 엄살인 것 같고요. 그런 경향이 좀 있어요. 뭐랄까 주류가 아닌 쪽에서 어떤 목소리를 조금 내고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하면 드디어 주류였던 조금 뺏긴 쪽에서 다 뺏긴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모계 사회까지 될 것 같단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요. 남자들이 근육으로 뭔가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지배력, 사회적 권력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우리 가정 안에서 겪고 있는 변화가 있어요. 예전에는 tv나 전화기가 집에 하나 있었어요. 그래서 이거를 장악하기 위한 어떤 투쟁이 벌어지죠. 학생들이나 아이들도 네트워킹을 하려면 전화기가 필요한데 이거를 사용하려면 이제 집에 한 가운데, 도시로 따지면 광장이라고 하는 곳에 있으니까 그걸 하는 모습이 통제가 되고 그리고 전화 요금을, 요금으로 통제가 되고 그랬는데 최근에 20년 동안 어떤 변화가 일어났냐면 모두가 통신 기기를 하나씩 갖게 되면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 제정임 교수 / 진행

감시가 없는 거죠.

▶ 배명훈 / 작가

어떤 측면에서 보면 거실에서 모두 다 앉아있는 것이 당연히 바람직한 가정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보면 와해되고 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다시 분배된다는 굉장히 건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집안에 하나만 있어서 어른들만 조정권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 그런 식의 변화를 겪고 있는 것 같고 그 측면은 바람직한 것 같아요.

▷ 제정임 교수 / 진행

이것도 하나의 가정 민주화다. 아내나 남편 아이들까지도 발언권과 자원에 대한 접근권을 공평하게 갖는 민주적인 가정 쪽으로 갈 거라고 긍정적으로 보시네요.

▶ 배명훈 / 작가

지금 과정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제정임 교수 / 진행

다음으로는 우리가 약간 걱정을 좀 해봐야 할 시간인데요. 기술의 진보와 함께 다가올 우리의 미래가 풍요하고 편리한 그런 모습이 수도 있지만 지금 이제 걱정하는 양극화, 인간의 소외 같은 어두운 모습이 짙어질 수도 있다 이런 얘기도 하잖아요. 지금 두 분 마음속에 그 기술의 진보가 낳을 미래와 관련해서 내가 걱정하는 건 제일 걱정하는 부분은 이 부분이야 하는 얘기를 먼저 좀 해 주셨음 좋겠어요.

▶ 이원재 /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저희가 기술을 통해서 풍요로워지고 선진국으로 간다고 하는데 선진국으로 가고 경제수준이 높아지면 불평등이 확대 되는 건 굉장히 단순한 논리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미국 1등 부자는 한국인 1등 부자보다 몇십 배 부자죠. 그런데 미국의 거지는 한국 거지랑 똑같아요. 부자와 거지의 거리가 선진국일수록 높을 수밖에 없는 거예요.  이런 단순한 분포의 이유 때문에 GDP가 올라가고 경제가 발전되면 되면 당연히 양극화라든지 불평등의 폭이 넓어지는 거는 막아낼 수가 없어요. 그건 논리적이고 수학적 법칙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러면 지금 이 상황에서 질문할 건 뭐냐면 불평등이라든지 아까 얘기했던 남녀 평등의 문제나 억압, 정의롭지 못한 것에서 사람들이 자꾸 대응하려고 했다는 것이죠.

▶ 이원재 /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그런데 알파고 이후에 저희가 걱정이 되는 건 이런 대응하려는 노력 자체를 혹시 알파고가 대신 생각해 주면 어떻게 될까라는게 근본적인 질문이라는 거예요. 기술적인 효율성이나 기능의 측면에서 이게 훨씬 돈도 덜 들고 이거 하면 안정적이니까 이걸로 바꿔 보자라고 누군가 결정하고 빠지는 순간 우리가 생각할 생각이나 고민할 기회나 여력 자체가 애초부터 봉쇄되어 버리는 순간 더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이것이 지금 기술이 우리에게 주는 좀 더 무서운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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