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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에 붙는 'A·B·C' 알쏭달쏭…그 의미는?

SBS Biz 이광호
입력2016.05.04 10:45
수정2016.05.04 10:45

■ 경제와이드 이슈&

<앵커>


저금리가 계속되다 보니까 예적금으로는 목돈 만들기가 어렵고, 그렇다고 직접 주식에 투자하자니 초보자 입장에서는 위험 부담이 큽니다.

그래서 찾는 게 바로 펀드죠.

그런데 펀드를 처음 가입하려고 하면 복잡한 펀드 이름에 헷갈리기 일쑤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상품 이름이 같다고 하더라도 끝에 붙는 알파벳이 다르면 또 다른 펀드라고 하고요.

초보 투자자분들은 알쏭달쏭하실 텐데 오늘 이 부분을 이광호 기자가 쉽게 풀어드린다고 하니까요.

자세한 내용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지금 상품 이름 뒤 알파벳이 있는 펀드가 많아요.

많은 분들이 가입하면서 보셨을 것 같은데 이게 나름 이유가 있으니까 붙는 것이겠죠? 뭔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단 펀드목록을 보면서 이야기를 해볼게요.

펀드들 목록을 쭉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뒤편에 클래스 몇, 이런 식으로 알파벳들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죠.

A·B·C처럼 뒤에 붙는 영문자가 나름의 의미가 있는 것들인데요.

펀드를 가입하면 내게 되는 수수료의 지불 방식을 나타내주는 알파벳입니다.

그러니까 고객에게 상품을 파는 증권사나 은행, 혹은 고객 돈을 운용하는 운용사가 떼어가는 수수료가 어떤 방식이냐에 따라서 뒤에 붙는 알파벳이 달라집니다.

업계에서는 이것을 클래스라고 합니다.

자, 여기서 저도 진행자분들께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펀드 상품의 경우 이 펀드의 수익률보다 수수료가 더 중요하다, 이런 얘기 혹시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앵커>
많이 들어봤어요.

<기자>
이런 말이 업계에서는 흔히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왜 이런 말이 나오냐 하면 펀드는 판매에서 운용까지 붙는 수수료의 종류나 비율 같은 게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수수료만 먼저 보면 펀드에는 총 7가지 수수료가 붙습니다.

쉽게 말해 투자자는 7가지의 수수료를 낸다는 이야기인데요.

우선 보수 명목의 수수료를 보시면, 판매보수, 운용보수, 수탁보수와 사무보수 등 네 가지 보수가 있습니다.

<앵커>
너무 많아요.

<기자>
네, 그렇죠.

이 네게 보수를 합친 보수가 총신탑보수, 흔히 총보수라고 부르는 보수가 되고요.

그 이외에 판매수수료, 매매수수료, 그리고 환매수수료가 있습니다.

일단 환매수수료는 중간에 펀드를 판매할 때 내는 수수료고 수탁보수나 사무보수는 요율이 작으니까 제외를 하고요.

나머지 수수료를 중심으로 설명을 드려보면 판매수수료는 증권사나 은행이 펀드 상품을 팔면서 받아가는 비용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일종의 가입비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것과 비슷한 판매보수는 가입할 때 떼가는 게 아니라 운용을 하면서 계속해서 조금씩 조금씩 떼어가는 것을 판매보수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팔 때 한번 받고 고객이 환매하지 않는 이상 가입 기간 동안 꾸준히 판매보수를 받아간다는 얘기인데요.

좋게 보면 어차피 받을 수수료를 한번은 판매수수료라는 이름으로, 한번은 판매보수라는 이름으로 나눠 받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 기분 나쁘게 보면 선취로 수수료를 먼저 떼간 다음에 판매보수도 야금야금 떼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운용보수는 고객의 돈을 운용하는 대가로 운용사가 가져가는 보수입니다.

<앵커>
너무 수수료가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면 수수료나 보수 부분에서 저희들 기초가 공부됐습니다.

그러면 본래 이야기로 돌아가서 지금 펀드 뒤 알파벳 의미, 이 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들어보죠.

<기자>
네,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A 클래스 펀드는요.

선취판매수수료라고 해서 펀드의 수수료 일부를 판매사에 미리 내는 것을 뜻합니다.

가입할 때 미리 내고 들어가는 거예요.

그리고 B클래의 경우는 반대로 후취수수료를 냅니다.

펀드를 들었다가 환매할 때 판매사가 수수료를 뗀다는 얘기인데, 국내에는 거의 없는 상품입니다.

그리고 C클래스는 미리 받는 수수료는 없는 펀드입니다.

대신 아까 말씀드린 총 보수, 이것을 좀 더 높게 책정해서 가져갑니다.

<앵커>
저것도 기분이 좀 나쁠 것 같아요.

<기자>
네, 그렇죠.

<앵커>
지금 보니까 알파벳이 결국 보수문제와 수수료 문제가 의미가 달라지는 것인데 그러면 펀드 자체 구조는 결국 똑같은 거예요?

<기자>
네, 결국에는 똑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어차피 똑같은 펀드니까 수수료 받는 방식만 다르다고 하면 뭘해도 상관이 크게 없는 것 아닐까요?

<기자>
보통은 그런 생각이 들기가 쉬운데요.

직접 비교를 해보면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펀드 투자를 하나 가정해 놓고 비교해보겠습니다.

판매수수료를 아까 미리 낸다고 했던 A 클래스랑 판매수수료 없이 총 수수료만 있는 C클래스를 비교해보겠습니다.

A 클래스는 총 수수료가 1.5%인데 선취방식으로 1% 수수료를 좀 더 미리 떼는 펀드고요.

C클래스는 아까 선취수수료가 없는 대신 총보수가 좀 높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보통 2% 초반대 총보수 수수료를 떼어가는데 여기에 1년동안 100만 원이 아니라 1000만 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해볼게요.

1000만 원을 투자해서 10% 수익이 났다고 가정하면 A 클래스 펀드는 선취 수수료로 1%를 떼어 갔으니까 990만 원을 들고 운용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시작이 아예 990만 원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10% 수익이 났다면 99만 원 수익금이 났겠죠.

그래서 이것을 합치면 1089만 원이 되는데 여기에 1.5% 수수료를 떼면 투자자가 받는 금액이 1,072만 6,650원입니다.

그리고 C클래스는 1000만 원을 모두 가지고 운용했기 때문에 10% 수익이면 100만 원이 났겠죠.

그래서 1100만 원에 2% 보수를 떼면 1078만 원 수익이 나는 겁니다.

C클래스가 조금 더 금액이 높죠.

<앵커>
그러네요.

<기자>
그런데 이렇게만 보면 C클래스가 더 좋은 것 같은데 같은 조건에서 2년 투자를 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1000만 원을 2년 투자해서 10% 수익이 난 상황인데요.

그러면 같은 계산 식을 밟으면 A 클래스는 1,056만 3,300원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C클래스는 1056만 원을 받게 되고요.

<앵커>
차이가 나네요.

<기자>
네, 이번에는 A 클래스가 역전을 했죠.

그래서 이게 3년, 4년으로 기간이 점점 더 길어지면 격차는 점점 더 커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론을 내리면 C클래스 펀드는 1년 미만의 단기 투자를 할 때 유리하고요.

2년 넘게 한 펀드에 돈을 묻어두려고 한다면 A 클래스 펀드가 더 유리합니다.

그런데 C 클래스 펀드에 이연판매보수제도라고 해서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보수가 낮아지는 제도도 있기는 한데요.

이 부분은 다음 기회에 자세하게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앞서 보니까 상품명에 대문자 뒤에 소문자까지 붙어있던 것도 있던데요.

C-e처럼 된 것도 있던 이것은 또 뭔가요?

<기자>
네, 소문자들도 다 각자 의미가 있는데요.

이건 워낙 많다 보니까 표로 정리를 해봤습니다.

e는 일단 온라인 전용펀드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h는 장기주택마련펀드를 뜻하고요.

p는 퇴직연금펀드, 그리고 s는 펀드슈퍼마켓에서만 판매되는 전용 펀드를 표시하는 알파벳입니다.

펀드 종류에 따라서 우리 펀드가 온라인 펀드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을 때는 저 e를 A나 C클래스 자리에 대문자로 쓰기도 해요.

s를 그렇게 쓰는 경우도 많고요.

그런 펀드의 경우에는 실제 이 펀드가 A 클래스냐 C클래스냐, 그러니까 수수료 방식이 어떻게 되느냐, 이것을 좀 더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네, H 들어간 펀드도 있던데 H는 또 뭐에요?

<기자>
네, 해외펀드에만 있는 내용인데요.

해외 펀드를 살펴보신 분들은 가끔 H나 혹은 UH가 포함된 펀드를 보신 적 있을 겁니다.

이게 무심코 넘길 수도 있겠지만, 꼭 확인해야 하는 알파벳입니다.

왜냐하면, H는 환 헤지를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막는 작업을 따로 한다는 이야기인데, 미리 판매할 때 그 시점의 환율을 고정시켜놓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 따로 추가로 거래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도 당연히 추가됩니다.

반대로 UH가 붙은 상품은 이런 작업을 안 한다는 뜻입니다.

환 헤지를 안 한다는 뜻인데요.

이것을 환 노출이라고 부르는데 비용을 아낄 수는 있겠지만, 환율 변동의 여파를 맞아야 된다는 점이 있죠.

이게 꼭 단점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게 오히려 이득을 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 중국 펀드에 투자했다가 2년 뒤에 찾았는데 펀드를 찾았는데 2년 뒤 환율이 지금보다 많이 떨어졌다고 하면 환율로 오히려 볼 수도 있죠.

<앵커>
그럴 수도 있죠.

선택적으로 잘 상담을 받고 가입하실 필요가 있겠네요.

사실 저는 펀드 가입할 때 수익률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는데 오늘 이광호 기자 얘기를 들어보니까 수익률만 보고 들어갔다가 굉장히 작은 정보들을 놓칠 것 같아요.

수수료 부분도 꼼꼼하게 챙겨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이광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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