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열정으로 자본을 이긴 신문팔이 소년들

SBS Biz 신우섭
입력2016.04.21 18:41
수정2016.04.21 18:41

<앵커>
한 주간의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현장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뮤지컬과 다양한 전시전이 눈에 띄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신우섭 기자 어서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 첫 소식은 뮤지컬인데요.

이 시대의 가장 완벽한 뮤지컬이라는 호평을 받은 공연이라고 알고 있는데, 아시아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열리고 있다고 하죠? 

<기자>
네, 바로 디즈니의 뮤지컬 뉴시즈라는 공연인데요.

말씀하신대로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대성공, 그리고 우리 시대의 가장 완벽한 뮤지컬이라는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미국 전역으로 순회공연을 하고 있는데 아시아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선보입니다.

디즈니가 1992년 제작한 뉴시즈라는 영화를 무대화한 뮤지컬인데, 그동안의 디즈니 작품 가운데 무대 버전으로 각색요청이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8번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디즈니의 전설적인 작곡가 알란 맨켄이 참여했고요.

<앵커>
이렇게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하니까,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지는데요. 

뮤지컬 스토리 좀 전해주시죠.

<기자>
네, 뉴시즈는 19세기 말 미국 뉴욕시를 배경으로 거리 위의 어려운 생활 속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는 10대 소년들의 열정적인 이야기입니다.

뉴시즈는 당시 신문팔이 소년들을 일컫는 말인데요.

대부분 고아나 방랑아들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신문사에 정식으로 고용되지 못해서 대부분 배급소에서 신문을 사서 다시 고객들에게 되파는 방식으로 생계를 유지했어야 했는데요.

앵커는 퓰리처상이라고 혹시 들어보셨나요?

<앵커>
퓰리처상이라면 매년 미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보도, 문학, 음악 분야에 주어지는 상으로 유명하죠.

<기자>
네, 맞습니다.

저명한 언론인인 조셉 퓰리처의 유언에 의해 매년 수상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조셉 퓰리처가 1899년 뉴욕월드의 사장으로 있었습니다.

신문의 소비자 판매가격은 그대로두고 뉴시즈들에게 파는 신문 가격을 올리면서 갈등이 시작됐는데요.

이 실화를 바탕으로 뮤지컬이 전개됩니다. 

<앵커>
맞습니다.

그때 당시 파업이 일어나며 사회적 문제가 됐었죠?

<기자>
네, 이 가격 파동 때문에 일명 뉴스보이 파업이 뉴욕에서 일어났는데요.

기업주들은 폭력단을 고용해 파업을 막는 상황도 벌어지고요.

결과적으로는 뉴시즈의 목소리가 통해서 더 많은 돈을 벌게 됐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뉴시즈들의 열정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뉴시즈는 몇몇 캐릭터가 주인공이 아닌 모두가 주인공인 작품이기 때문에 기존 스타 시스템에서 벗어나기 위해 3개월이라는 긴 시간동안 배우 오디션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배우 온주완씨 등이 출연하는 공연은 오는 7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관객들에게 선보입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다음은 전시회 소식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전시회 소식은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다고 하죠? 

<기자>
네, 바로 올해 101세가 된 국내 최고령 화가 김병기 화백의 '백세청풍, 바람이 일어나다'라는 전시회인데요.

김병기 화백은 표현주의와 초현실주의같은 미술운동이 일어난 20세기 초에 도쿄 아방가르드양화연구소에서 서양 전통 미술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쌓았습니다.

지금은 한국 추상미술 1세대이자 우리 현대 미술의 이론적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6.25 한국전쟁 당시 종군화가단으로도 일하며 굴곡진 한국 근현대사의 중심에서 붓으로 세상과 소통한 한국 미술의 산증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린 겁니다.

<앵커>
100세 화백의 전시회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 아닐까 싶은데요.

아무래도 작품을 보면 추상적이어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할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기자>
김 화백은 자신의 그림을 추상성을 통과한 뒤에 나온 형상성이라고 말합니다.

참 어려운 얘기인데요.

추상과 형상이 동시에 공존하는 형태를 담고 있다는 것으로 작품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요.

어느 하나 완전하지 않은, 서로 대립되는 요소들이 부딪치면서 작품은 뭔가 긴장감을 자아냅니다.

<앵커>
김병기 화백은 미술비평에도 일가견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피카소와도 대립했던 일도 있었다고요?

<기자>
피카소는 공산주의자 화가였는데요.

1951년이었죠.

한국전쟁 참상의 책임을 전적으로 미국에 묻는다는 '조선에서의 학살'이라는 작품을 피카소가 발표했습니다.

김 화백은 이 작품이 선전 미술이라며 굿바이 피카소라고 말하며 피카소와 미술에 있어 결별한 적도 있습니다.

한국 근현대사와 맥을 같이 한 화백이다 보니 이외에도 수많은 역사의 흐름을 작품에서 느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전시회는 다음 달 1일까지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립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자,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볼까요.

상당히 특이하고 독특한 설치 미술이 눈에 띄는데, 어떤 내용인지 전해주시죠. 

<기자>
네,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에코시스템 질 바비에전이 열리고 있는데요.

질 바비에는 문학과 과학, 생체해부학 등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이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드로잉이나 조각, 설치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조형 예술가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질 바비에의 작품을 보면 사람 머리모양의 주물에 바나나가 박혀있는가 하면 이끼와 버섯, 담쟁이 덩굴 식물이 자라나기도 합니다.

화면에도 보이는 머리모양 주물은 작가인 질 바비에 본인의 머리를 형상화한 겁니다. 

<앵커>
말씀을 들어보니까, 작가의 작품세계가 궁금해지는데요.

어떤 것을 표현하고 싶은 건가요?

<기자>
얼핏보면 해괴하다는 느낌도 들 수 있겠지만 작가는 이를 통해 다양한 사회현상과 과학 특히 생물학의 논리를 말하고 있습니다.

질 바비에의 지난 30여년간의 작품 세계를 볼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오는 7월까지 국립현대 미술관에서 열리고요.

<앵커>
오늘 다양한 전시회 소식이 참 많은데요. 

마지막 소식은 건강과 장수를 주제로 한 전시회 소식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국내 최초의 전문박물관이자 기업박물관인 한독의약박물관에서 수복강녕전이 시작됐습니다.

전통을 상징하는 도자기에 현대 문명을 상징하는 형태를 덧붙여 재해석하는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유의정 작가의 전시회인데요.

한독의약박물관에는 조선시대 의약 유물인 백자 태항아리가 있습니다.

태항아리는 왕실에서 아기의 탯줄을 봉안하던 유물인데요.

이를 모티브로 해서 올해 새로 만든 태항아리가 나란히 전시돼있어 유물과 현대미술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전시회는 오는 7월까지 한독 의약박물관에서 열립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다양한 볼거리가 풍성한 주가 되겠는데요.

다음 주에는 또 어떤 문화계 소식이 있을지 기대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신우섭 기자였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신우섭다른기사
김상조 후보자 "4대그룹에 규제 집중해야 효과적"
법원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사망자 유족에 3억 6천여만 원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