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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침체에도 증권사 리포트 매수 일색…'좋아요'의 진실은?

SBS Biz 김혜민
입력2016.04.08 18:35
수정2016.04.08 18:35

<앵커>
하나투어가 얼마 전 부정적 의견을 담은 분석 보고서를 낸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회사탐방을 오지 말라고 한 것을 두고 증권가가 술렁거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증권사들이 소신있는 보고서를 내지 못한 채 기업들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는데, 이런 단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입니다.

그 이면의 목소리를 김혜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매일 아침, 증권사들은 수십 건의 보고서를 쏟아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보고서는 '매수' 일색입니다.

최근 3개월 동안 국내 증권사가 내놓은 5900여건의 보고서중 '매도'리포트는 단 11건으로, 전체 보고서 중 0.2%에 불과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이 비판적 의견에 주저하는 이유는, 상장사와의 관계 때문입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 이런 식(하나투어처럼)으로 대응을 하니까 (그렇습니다). 회사에 대해 안 좋은 리포트를 쓰면 정보 공개라든지 정보를 차단해버리거나 다른 애널리스트와 차별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 조심스럽고….]

[증권사 애널리스트 : 하다 못해 탐방을 한두번 더 가다보면, (상장사 직원들과) 이야기하다보면 기업에 좋아지고, 나빠지는 것에 대해 체감으로 느끼는 것들도 있잖아요. 그런데 만약 기업과의 관계가 차단이 되면, 탐방 자체도 못 가니깐, 그 회사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기가 쉽지는 않은 거죠.]

비단, 기업들과의 관계 때문만은 아닙니다.

해당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반기지 않습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 (해당 종목을 들고 있는) 개인투자자라든지, 기관, 운용사측에서도 별로 안 좋은거 아니에요. 매도 리포트가 한번 나가게 되면 (해당 종목에 투자 중인)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애널리스트들에게 비난 전화가 엄청나게 쇄도를 해요.]

대부분의 증권사 보고서가 '장밋빛 전망'으로 도배되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증권사 보고서가 '매수'로 치우치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돌아오게 된다는 겁니다.

[박병우/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상무 : (시장, 기업에 대해) 안 좋다는 리포트가 나오는게 정상적이고 개인 투자자들은 리포트를 보고 판단할 수 있는데 시장의 자유로운 전달장치가 훼손되면 개인투자자들의 손해로 귀결되거나 시장을 떠나게 되는….]

금융투자협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상장사와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신뢰관계가 구축되지 않으면 '제2의 하나투어 사태'는 재발될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깁니다.

SBSCNBC 김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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